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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인터뷰

민초 4기, 문경연 선배님!

이지후

“사람과 세상을 향하다, 민초 4기문경연 선배님”  4월의 어느 날 교내의 한 카페. 부랴부랴 수업을 마치고 카페에 앉아 있는 제게 “혹시 지후씨?”하고 말을 건네시는 분, 바로 문경연 선배님이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시고 현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대학원에서 공부 중이신데요. ‘인류학’이라고 하면 뭔지 모를, ‘거대한 흐름 속의 인간’을 떠올리곤 했던 제게, ‘사람과 세상을 보듬는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차분하지만, 또 힘 있는 어조로 문경연 선배님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문경연 선배는?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민초 4기 문경연입니다. 2007년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지금은 서울대 인류학과 대학원에서 공부 중이예요. 박사 3학기 째니, 어느덧 5년도 넘었네요. 정치외교학에서 인류학으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 『현대 중국의 여성』 학창 시절의 꿈은 언론인이었어요. 대학교 학보사 기자로도 활동했었고 특히 다큐멘터리 PD가 되고 싶었었죠. 그래서 이것저것 준비를 하면서 책을 많이 읽게 되었어요. 그때 읽은 책들 중에 『현대 중국의 여성』이라는 책이 있었는데요, 원래 중국에 관심이 많았던 데다 그 저자의 인류학적 방법론까지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이 책을 읽으니, 공부를 더 하게 된다면 인류학 쪽으로 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문경연 선배가 말하는 ‘인류학’ 인류학의 방법론이 다큐멘터리를 찍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인류학은 질적 방법론에 입각해 연구하기 때문에, ‘참여관찰법’이라고, 사람과 직접 만나게 되거든요. 마치 한 손에 카메라를 든 것처럼, 오랜 시간 동안 사람과 그 주변 환경에 밀착해 관찰하는 거죠. 사실 그 점이 굉장히 신기했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있는 그대로의 사람을 만난다는 것. 인류학이라고 하면, 인간과 문화에 대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야기한 것처럼 인간 개개인을 만나기 때문에 방법론 자체는 미시적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를 통해 다루는 주제는 여러 분야와 연결되어 있어요. 저는 석사논문으로 한국에 살고 있는 중국 한족 여성들의 이혼 문제를 다뤘는데요, 이것만 해도 법적, 정치적 그리고 종교적 문제까지 아우르게 되요. 해보니 좀 피곤한 학문인 것도 같아요. (웃음)  ‘다문화 교육’에 뛰어들다 이주 여성들을 위해 한글 교육 봉사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인연이 닿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다문화 강사가 되어 어린이들, 어른들을 대상으로 다문화 강의도 하게 되었죠. 제게도 우리나라의 다문화 상황에 대해서 여러모로 공부하고 이해해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에요. 어린이들에게는 다양한 영상물을 보여주고 세계 여러 나라의 옷을 입어보게 하는 등, 한국 사회가 어떻게 다문화, 다민족, 다종족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해 재밌게 알려주려고 했어요.  다문화 교육, 힘들지만 보람찬 아무래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만은 않아서, 그들에게 다가가기가 그만큼 어려워요. 우리가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알게 모르게 낙인을 찍는 경우가 많거든요. 한 번은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서로의 별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한 아이가 “저는 ‘한국인’이에요.”라고 하며 태극기를 그려 보이는 거예요. 참 뭉클했는데, 쉬는 시간이 되자 다른 아이들이 “야, 필리핀!”하고 그 아이를 부르는 게 아니겠어요. 우리가 다문화, 다문화하며 오히려 다문화 가정을 타자화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게 되었어요. 이렇다보니 다문화 가정의 사람들도 쉽게 마음의 벽을 허물려고 하지 않아요. 반대로 알고 지내게 된 사람들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면 참 보람 있고 즐거워요. 여섯 살 꼬마가 초등학생이 되어, 친구들과 선생님이라는 새로운 세계 속에서 자라나는 모습이라니요!  앞으로의 꿈, 꿈, 꿈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영상 기술도 활용해서요.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기도 한데, 이건 평생을 가져가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또 후에 민초 재단처럼 훌륭한 재단을 설립해 보는 것도 꿈이라면 꿈이에요. 사회로부터 많은 걸 받은 만큼, 저도 많은 걸 되돌려드리고 싶어요. 민초 장학생들에게 민초 장학생이 된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인 것 같아요. 다양한 분야에서, 꼭 같은 방식이 아니더라도, 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노력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요즈음 평균 수명이 많이 늘어났다고들 하죠. 한 길만을 고집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조금만―15도 만큼이라도― 바깥으로 눈을 돌리면, 전혀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거예요. 두 번째, 세 번째 인생도 생각하며 넓고 깊게 보고, 늘 행복했으면 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문경연 선배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Thu May 10 2012 03:16: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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