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생각이 머물다 가는 그네

이병준

지하철에서 배우는 삶

Mon Oct 29 2012 07:44: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안녕하세요, 점점 쌀쌀해져 가는 날씨에 옷은 따뜻하게 잘 입고 다니시나 모르겠네요. 이번 기사에서는 최근에 제가 지하철에서 들었던 생각, 그리고 지하철에서 배우는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2천만 수도권 시민의 발이라고도 불리는 지하철, 누구에게는 단순히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하나의 교통수단이겠지만, 누구에게는 생계가 걸린 공간, 누구에게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 주는 공간, 누군가에게는 사연이 많은 삶의 공간일 겁니다. 사람들은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하러, 다양한 곳으로 가기 위해,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그 사람 바글바글한 곳에 몸을 싣습니다. 사실 지하철을 타고 가다보면 ‘지하철을 탈 일이 없을 정도로 부유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정말 이 사회의 모든 사람들의 군상을 다 보여준다고 할 정도로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신문을 펼쳐들고 읽느라 분주한 아저씨, 바삐 나오느라 미처 제대로 하지 못한 화장을 고치는 아가씨, 자투리시간도 아깝다는 듯 공부에 여념이 없는 고등학생, 피로에 찌든 얼굴을 하고 꾸벅꾸벅 조는 회사원, 어젯밤 술이 덜 깨 대자로 드러누워 자는 만취자, 목청껏 소리를 높여가며 값싼 생활용품 등을 파는 상인, 천국과 구도의 길을 외치는 사람들,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도움을 청하는 몸이 불편하신 분들, 신문을 모으러 다니는 할아버지들까지... 글쓰는 저도 군대도 다녀오고 이제 슬슬 나이도 나이인지라, 열심히 학교도 다니고 제 할 일을 찾아 돌아다니기 위해 지하철을 타게 되는 날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스스로가 삶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더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이른 아침 학교를 가려고 지하철을 타게 되고, 역시 바삐 지하철에 몸을 싣는 아저씨들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분들 중 누군가는 나와 같은 자식이 있을 한 집안의 가장일 테고, 누군가는 이름만 들어도 부러워할 쟁쟁한 회사에 다니거나, 직급이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일 것이며, 누군가는 어떤 외국어가 유창하거나, 누군가는 어떤 학문 분야에서 상당한 성취를 이루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자기 분야에서 뛰어나다고 인정을 받고, 있을 것이다. 다들 나보다 훨씬 어려운 일을 하고, 복잡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면서도 어김없이 이 시간이면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자신의 할 일과 목표를 가지고 삶의 여정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을텐데 저들을 보고서도 내가 멍하니 제자리에 멈춰있는 건, 내 삶의 가치를 스스로 폄훼하는 것이 아닐까? 마치 죄악과도 같다는 생각이...’ 언젠가, TV에서 방영한 신도림역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본 기억이 납니다. 전 지하철 역을 통틀어 가장 유동인구가 많기로 소문난 신도림역의 3일간의 모습,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역시, 자신만의 다양한 꿈을 가지고,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환승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꿈 아닙니까? 꿈 없는 사람 있겠습니까? 다 꿈은 가지고 있겠죠. 다 환승을 꿈꾸고 있다는 거죠. 나이 드신 분들도 보면, 뭔가 꿈이 있으니까 이렇게 새벽 같이 나와 가지고, 직장에 가는 거고 그러는 거죠“ - 이범규 씨 (신도림역 새벽 첫 차에서) “꽃이 피기 바로 직전이라고 할까요? 마치 가장 바쁜 시간이 여기 역에서 계단을 올라오고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지나고 저녁이 되고, 밤에 별들이 하나둘씩 떠오를 때 쯤이면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나잖아요, 그때가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니까... 신도림역은 그 전에 모든 걸 준비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변수연 씨 (대학생, 신도림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며) 요즘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참 깨닫는게 많은 것 같습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 그들의 모습을 보며 그 가장 평범한 모습 속에서 사람들이 무언가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 환승역을 거쳐가듯 자신만의 꿈에 도착하기 위한 환승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도요. 저 역시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혼란도 많았고, 생각도 많았지만 제 나름의 꿈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고, 꿈을 위해 오늘도 ‘잘 될 거라고’ 믿으며 힘차게 달려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하루도 자신의 꿈을 위해 지하철에 몸을 싣고,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며, 제 스스로도 느끼고 배웁니다.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 크게 전화하는 사람들 외박하고 가는 사람들 모두 같이 가네 지하철을 타고 오늘 만난 모든 사람들 다들 꿈을 갖고 살겠지 오늘 보단 나을 거라는 꿈을 갖고 가네 지하철 타고 - WAX, 지하철을 타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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