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economicus

백채원

Observing Unobservables

Mon Apr 29 2013 00:11: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요즘 계약 경제학 수업시간에 정보 비대칭 문제 중 하나인, 감춰진 행동(Hidden Action) 혹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문제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또, 경제학 연습 시간에는 실증 분석에 있어서의 ‘식별(identification)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예전에 읽었던 논문 중 이 두 가지를 결합한 재미난 논문이 있어서 소개하려 합니다. 우선, 제목부터 매우 흥미롭습니다. “관측 불가능한 것을 관측하다(Observing Unobservables).” Dean Karlan과 Jonathan Zinman이 쓴 이 논문은 신용 시장에서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 문제(역 선택 문제, 도덕적 해이 문제)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식별해 낸 실증분석 논문입니다. 그 전에 먼저 ‘신용 할당(Credit Rationing)’ 문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합시다. 신용할당(Credit Rationing)신용할당이란 대출시장의 불완전성에 기인하여 나타나는 현상으로 시장에 형성된 이자율이 자금의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지 못해 현행 대출 이자율 하에서 단지 일부 차입자들만이 필요한 만큼의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는 역선택 문제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고 도덕적 해이 문제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먼저 역선택 문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1. 역선택 문제(Adverse Selection) 먼저 시장에 안전한 유형과 위험한 유형의 두 유형의 잠재적 채무자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각 유형의 채무자들은 투자를 하기 위해서 L 크기의 채무를 져야 한다고 가정합시다. 또 채무자는 각 투자에서 수익 흐름이 발생한 경우에만 채무 상환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때 안전한 유형의 채무자들은 투자를 할 경우 R>L 크기의 수익을 항상 얻을 수 있다고 가정합시다. 한편 위험한 유형의 채무자들은 투자를 할 경우 p의 확률로 R’>R의 수익을 얻을 수 있고 1-p의 확률로 0의 수익을 얻는다고 가정합시다. 이제 마지막으로 대부자는 채무자의 유형을 관측할 수 없고 딱 한 명에게만 대출을 해줄 수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대부자는 이자율을 어떻게 책정해야할까요? 먼저, 대부자가 안전한 유형에게 대출을 해 줄 경우 책정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이자율을 생각해 봅시다. 안전한 유형의 경우 1의 확률로 R-(1+i)L만큼의 수익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대부자가 책정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이자율은 i(1) =R/L-1이 됩니다. 그렇다면 위험한 유형에게 대출을 해 줄 경우 책정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이자율은 얼마일까요? 위험한 유형의 경우 평균 수익은 p[R’-(1+i)L]+(1-p)[0]이므로 이 경우 대부자가 책정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이자율은 i(2) = R’/L ? 1이 됩니다. 앞에서 우리는 R’>R을 가정했기 때문에 i(2)>i(1)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즉, 위험한 유형의 잠재적 채무자의 지불용의 이자율이 안전한 유형의 잠재적 채무자 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제 대부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봅시다. 먼저, 대부자가 i(1)의 이자율을 책정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러면 두 유형의 잠재적 채무자 모두 대출을 신청하겠죠. 이 때 대부자는 잠재적 채무자의 유형을 관측할 수 없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대부자의 입장에서는 1/2의 확률로 대출 신청을 한 사람이 안전한 유형이라고 생각하고 1/2의 확류로 위험한 유형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한편, 만약 대부자가 i(1)보다 더 높은 이자율을 책정한다면 오직 위험한 유형만 대출을 신청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안전한 유형의 잠재적 채무자의 최대 지불용의 이자율은 i(1)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부자가 i(2)의 이자율을 책정할 경우, 그의 기대 이윤은 profit(1) = p(1+i(2))L-L이 되고 이자율 i(1)을 책정할 경우, 그의 이윤은 profit(2) = 1/2i(1)L+1/2[p(1+i(2))L-L]이 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pprofit(2)이 되어 대부자는 낮은 이자율 i(1)을 책정하려 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위험한 유형의 잠재적 채무자가 충분히 위험을 선호하여(수익이 날 확률이 충분히 낮아서) 따라서 윗 그래프와 같이 신용할당 문제가 일어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1-2)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문제 이제 다른 문제인 도덕적 해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이를 위해 앞의 경우와는 달리 다음을 가정해 봅시다. 이번에는 잠재적 채무자가 한 명이고, 이 채무자는 L만큼을 대출하면 f(L)의 수익을 내고, 0만큼을 대출하면 A의 수익을 낸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이 채무자가 대출할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f(L)-L(1+i) >= A. 따라서 대부자는 이자율 i가 위 조건을 만족하도록 책정하려 할 것입니다. 이제 N기간 문제로 확대하고, 채무자가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다고 가정합시다. 만약 채무자가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다면 채무자는 다시는 대출을 할 수 없다고 가정합시다. 만약 채무자가 첫 기에 디폴트를 선언하면 채무자가 얻을 수 있는 이윤은 f(L)+(N-1)A가 되고, 채무자가 디폴트를 선언하지 않는다면 그의 총이윤은 N[f(L)-L(1+i)]이 됩니다. 따라서 채무자로 하여금 디폴트를 선언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N[f(L)-L(1+i)] >= f(L)+(N-1)A의 식이 만족이 되어야 하고 이를 다시 표현하면 f(L)-N/(1-N)*L(1+i) >= A가 됩니다. 이를 위에서 구한 f(L)-L(1+i) >= A의 식과 비교해 보면, 다음의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대출 크기가 줄어들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부등식 제약을 비교함으로써 디폴트 위험이 있을 때는 이자율도 더 낮아질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채무자가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다면, 즉, 도덕적 해이 문제가 있다면 주어진 이자율에서 대출 공급량에 비해 대출 수요량이 초과하는 신용 할당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기 논의를 통해 우리는 역 선택 문제와 도덕적 해이 문제 모두 신용할당 문제를 발생시킬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디폴트할 확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최대 지불용의 이자율이 높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채무자가 채무 불이행을 했을 때, 그것이 역선택으로 인해 초래된 것인지(즉, 안전하고 수익률 낮은 프로젝트를 선택함으로써 초래된 것인지) 도덕적 해이(전략적으로 채무자가 채무불이행을 한 것인지)에 의해 초래된 것인지 구별할 수 없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두 문제를 구별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각 문제의 정책적 처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먼저 신용 할당이 역 선택에 의해서 발생한 부분이 더 크다면, 이 문제를 채무자 유형의 “선별(screening)”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하고, 도덕적 해이에 의해 발생한 부분이 더 크다면 이 문제를 전략적 채무 불이행을 막는 관점에서 접근해야하기 때문입니다. 2. 관측 불가능한 것을 관측하는 것(Observing unobservables) 그렇다면 우리는 이 두 문제를 어떻게 식별해낼 수 있을까요? Karlan과 Zinman(2009, Econometrica)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창의적인 실험을 생각해 냅니다. 그들은 임의적(randomly)으로 선발한 남아공의 잠재적 채무자들에게 각각 임의적인(random) 이자율로 대출을 해주겠다는 메일을 보냅니다. 처음에 제시 받은 이자율로 대출을 신청한 사람들(표본 57533명) 중 임의적으로 절반에게는 실제로 계약을 할 때는 매우 낮은 이자율을 제시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똑같이 높은 이자율을 제시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상기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의 식별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똑같이 낮은 이자율로 대출 계약을 맺은 사람들 중 높은 이자율을 제시 받고 대출 받으러 온 그룹 과 낮은 이자율을 제시 받고 대출 받으러 온 그룹의 대출 상환률을 비교함으로써 역 선택 문제를 식별해 낼 수 있을 것이란 거죠. 또한, 처음에 높은 이자율을 제시한 메일을 받고 대출 신청을 하러 온 잠재적 채무자들 중 실제 체결한 계약의 이자율이 낮은 그룹과 실제 체결한 계약의 이자율이 똑같이 높은 그룹의 채무 상환률을 비교함으로써 도덕적 해이 문제 여부를 식별해 낼 수 있습니다. 이 두 그룹의 채무자들은 모두 같은 이자율을 제시받고 대출을 신청했으나 실제 대출 신청을 할 때 임의적으로(randomly) 다른 이자율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 두 그룹의 채무 상환율 차이를 도덕적 해이로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똑같은 이자율을 제시받고 똑같은 이자율로 계약을 체결한 잠재적 채무자들에게 임의적으로(randomly) 동태적인(Dynamic) 대출계약(즉, 미래의 이자율이 이번 기의 상환 여부에 의존하는 계약) 체결 여부에 따라 또 그룹을 나누었을 때 두 그룹의 채무 상환률을 비교함으로써도 도덕적 해이 문제를 식별(identify)해낼 수 있습니다. 이를 표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정보 비대칭 문제를 식별해 낼 수 있는 것은 처음에 제시한 이자율(offer interest rate)과 실제 체결한 계약의 이자율(contract interest rate)을 다르게 설정한 것과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방법에 있습니다. 여기서 실험한 남아공의 경우에는 역 선택 문제보다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더 유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겠죠? 3. 마무리 지금까지 우리는 신용할당(Credit Rationing)문제와 이 문제에 있어서 역선택 문제와 도덕적 해이 문제를 식별해내는 창의적인 실험 디자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는 보통의 경우 관측할 수 없었던 문제를 창의적인 방법(게다가 전혀 어렵지 않은!!!)으로 관측하려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의 문제점은 식별의 비용이 크다는 점, 그리고 일반화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남아공에서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더 유의미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겠죠. 그러면 우리나라의 경우 역선택 문제가 더 심한지, 아니면 도덕적 해이 문제가 더 심한지 알기 위해서는 비슷한 RCT를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비용이 만만치 않겠죠. 그러나 최소한 이 두 문제를 구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접근인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RCT에 의존하지 않고도 이 두 문제를 구별하는 분석을 어떻게 시행할 수 있을지, 혹은 또 다른 불완전한 시장에서 이 두 문제를 구별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일 것 같습니다. 4. 참고문헌Dean Karlan, Jonathan Zinman(2009), "Observing Unobservables: Identifying Information Asymmetries With a Consumer Credit Field Experiment", Econometrica, 77(6), pp.1993-2008Econ 174, Global Poverty and Impact Evaluation, 2011, Lectur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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