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economicus

자녀의 수 선택 문제 - 출산율에 관하여

김주수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저는 10기 장학생 김주수입니다. 저번 학기까지는 재학생 인터뷰를 담당했었는데요, 이번 학기에 제 전공인 경제학을 살려 여러분께 생생한 경제 이야기를 전달해 드리고자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맡게 되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경제학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여러분들 모두의 문제이자 근 10년 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왔던 저출산 현상과 자녀 수의 결정 문제를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1. 자녀 수의 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저출산 현상은 비단 미국, 일본 그리고 유럽으로 대변되는 선진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문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비록 전 세계의 출산율은 한 가구당 2.4명으로 인구 대체율(replacement rate)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이는 저개발국과 인도, 중국 등의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국가들에 기인한 것이며, G20국가들의 출산율을 보면 1.6 정도로서 이미 인구 대체율을 한참 밑돌고 있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문제점은 사회 전체에서 나타나게 되는데요,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 부양비율의 증가와 이로 인한 청장년층에 대한 세금 부담 증가, 노령화 가속, 경제성장 저하 등이 그 양상입니다. 저출산 현상은 이러한 거시적인 문제를 야기하는데요, 그렇다면 저출산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저출산은 기본적으로 가구들의 미시적인 자녀 수와 질에 대한 선택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입니다.본격적으로 가구의 미시적인 자녀 수의 선택에 대해서 살펴보기 전에, 경제학의 전제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경제학은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이라는 조건을 바탕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과 그 대상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 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할 때 (즉, 모든 재화의 가격과 다른 재화에 대한 수요 등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외의 모든 변수가 동일할 때), 쌀의 가격이 1포대 5만원에서 8만원으로 오를 경우에 쌀에 대한 수요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분석하는 것이 경제학의 연구 중 한 종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경제학 하면 P-Q 2평면 그래프를 많이 떠올리실 것 같은데요, 이를 응용한 것이 X-A 2평면 그래프입니다. A는 분석 대상이 대는 재화를 의미하며, X는 A를 제외한 모든 재화를 의미합니다. 즉, 이 Y축에는 X를 놓고, X축에는 A를 놓아서 A의 가격이 변화할 때 A와 X의 수요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에서 중요한 개념은 예산 제약식과 효용 극대화입니다. 예산 제약식은 자신의 소득으로 살 수 있는 재화의 소비 조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사과(X)가 10원이고 배(Y)가 20원이고 소득이 100원이라면, 10X+20Y=100이 바로 예산제약식이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예산제약에 직면하는 개인들은 각자 자신만의 효용함수를 바탕으로 효용을 극대화하게 됩니다. 경제학에서는 효용이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효용이란 어떠한 재화를 소비함으로써 얻는 만족감을 숫자로 표현한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사과 하나를 먹으면 10이라는 효용을 얻는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효용함수란 U=U(X) 형태로 나타나는데, X 재화의 소비와 그로 인해 얻는 효용 간의 관계를 나타낸 함수입니다. 위의 X-A 2평면 그래프를 떠올린다면, 각 개인은 효용함수 U=U(A, X)를 극대화하려고 할 것입니다. 경제학은 이러한 간단한 분석도구를 바탕으로 모델을 상정하고, 그 모델의 결과가 얼마나 현실을 잘 설명하는지를 분석합니다.2. Fertility Model (자녀에 대한 수요)Fertility 모델은 자녀는 부부가 생산하는 공동 생산품이자 하나의 소비재라고 정의합니다. 자녀를 소비재라고 정의한다는 것은, 자녀를 생산하고(출산하고) 소비함으로써 그로 인한 효용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자녀를 낳음으로써 만족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이러한 가정은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델은 개인의 효용함수를 U=(X, Q, N)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여기서 Q는 자녀의 질(이를테면 얼마나 공부를 잘 하는지, 얼마나 똑똑한지 등), N은 자녀의 수, 그리고 X는 자녀가 아닌 모든 재화들을 의미합니다. 즉, 개인은 자녀의 질과 수에 따라서 효용이 달라진다고 상정하고 있습니다. 에산식은 어떻게 정의가 될까요? 모델은 예산제약식을 W(T-Nh)+I=PX+CN로 정의합니다. W는 시간 당 임금, T는 개인에게 주어진 총 시간, N은 자녀의 수, h는 한 자녀 당 사용하게 되는 시간(밥을 차려주고, 교육을 위해 힘쓰는 데 쓰는 시간), 그리고 I는 비근로 소득을 의미합니다. P는 재화의 가격 벡터, X는 재화의 소비 벡터이며, C는 한 자녀 당 들어가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결국 예산 제약식의 좌측은 소득, 우측은 소비를 의미하며, 소득과 소비가 같아야만 한다는 예산 제약식의 개념과 부합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산 제약식을 바탕으로 효용함수를 극대화 하는 분석을 해보면, 소비재로서의 자녀 N의 가격 R은 Wh+C로 주어집니다. 또한 자녀의 질 Q는 Wh+C/C'으로 주어집니다. (C'는 C의 q에 대한 편도함수인데요, 논의에서 중요하지 않으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R=Wh+C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여러분들은 모두 수요의 법칙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수요의 법칙이란 한 재화의 가격이 올라간다면 그 재화에 대한 수요는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가 부모의 소비재라면,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의 가격이 올라갈수록 자녀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입니다. 따라서 W, h, 그리고 C가 클수록 자녀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우선 W에 대해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W는 시간당 임금이라고 정의를 했는데요, 과연 아버지의 임금일까요 아니면 어머니의 임금일까요? W는 자녀를 기르는 사람의 임금을 가리킵니다. 만약 아버지가 자녀를 기른다면 W는 아버지가 시장에서 받을 수 있었던 시간 당 임금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자녀를 기르는 사람이 시장에서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이 오를수록 자녀에 대한 수요는 줄어듭니다. h는 자녀를 기르는 데 투자해야 하는 시간인데요, 이것이 증가할수록 자녀에 대한 수요는 역시 줄어듭니다. 그리고 C는 자녀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인데요, 여기서 C=C(q, h)로 정의가 됩니다. 즉, h라는 특정한 시간을 요구하며 q라는 특정한 질을 가지고 있는 자녀 한 명을 키우는 비용이 C입니다.3. 모델의 중요한 함의여태까지 Fertility 모델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요, 이러한 분석 결과를 한국사회의 현실과 결부시켜서 분석해보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W와 자녀에 대한 수요의 관계입니다. 실증 회귀분석에 의하면 아버지의 임금과 자녀의 수는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반면에, 어머니의 임금과 자녀의 수는 음의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수요법칙과 위의 분석에 의하면 자녀를 기르는 사람의 시장임금이 높을수록 자녀의 수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결국 어머니가 자녀를 기르고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임금과 자녀의 수의 양의 상관관계는 소득효과에 의한 결과인데요, 소득효과란 소득이 증가할 때 재화에 대한 수요는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머니가 자녀를 기르는 현상은 여러 가지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가장 설득력이 있는 이론은 전통적으로 남자에 비해 여자의 임금이 낮았고 여성이 집안일에 비교우위가 있기에 가정 내의 소득을 극대화하고비교우위를 살린다는 이론입니다.두 번째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요, 부모가 자녀에 투자하는 시간, 즉 h가 얼마나 탄력적인가라는 부분입니다. h는 사실 원칙적으로는 고정된 값이 아닙니다.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이 있다면 유치원, 보육원, 보모 등의 수단을 활용해서 h를 줄일 수가 있습니다. 즉, 어머니가 자녀를 기른다고 가정을 할 때, 아버지의 소득의 증가는 이러한 수단의 활용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h를 낮출 수가 있고, 이는 결국 자녀의 가격을 낮추게 되어 자녀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가 있습니다. 혹은 어머니가 자녀를 기른다고 가정을 할 때에도, 어머니의 임금의 증가는 W의 증가를 의미하여 일차적으로는 자녀의 가격을 올리지만, 이를 통해 증가한 소득으로 h를 감소시킨다면 자녀의 가격은 오히려 떨어질 수가 있어 자녀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과연 h가 낮춰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사회의 교육시스템이 워킹맘을 차별하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어릴 때 중요한 것은 발육이겠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자녀의 교육이 자녀의 양육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한국사회의 교육시스템은 소위 말하는 '치맛바람'을 강요합니다. 집에서 자녀의 교육을 지켜보면서 '딴짓'을 하지 않도록 감독하기도 하며, 학원가와 학부모 모임을 누비며 입시 정보를 수집하고는 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어머니가 아닌 다른 주체가 할 수 없는 활동이며, 따라서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결국 이러한 대체불가능성은 h의 비탄력성으로 이어집니다. h가 비탄력적일수록, 혹은 극단적으로 특정값으로 고정되어있다면, 어머니의 임금상승은 고스란히 자녀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소득 증가로 인한 h의 감소라는 루트가 사라지기 때문이죠.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한국 사회의 선진국보다도 유달리 낮은 출산율은 h의 경직성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마지막으로, 자녀의 질에 대한 선택 문제입니다. 가정의 효용극대화 결과 q=Wh+C/C'로 정해진다고 위에서 살펴보았는데요, 분자인 Wh+C는 자녀의 가격인 R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자녀의 가격이 상승할수록 자녀의 질은 역시 증가하게 됩니다. 앞의 분석과 종합을 해보면, 자녀의 가격이 상승할수록 자녀의 수는 줄어들고 질은 올라가게 됩니다. 이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나타나는 '엘리트 한 자녀' 현상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석은 역시 한국사회에서 h가 비탄력적이라는 점에 기인합니다. 어머니의 임금이 올라갈 때 h가 줄어들 수 있다면 자녀의 가격은 올라가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자녀의 질이 올라가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여태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Fertility Model은 h의 비탄력성과 이와 관련된 W와 q의 선택 문제에 대한 직관과 통찰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모델을 보면서 어떠한 생각을 하셨나요? 모델이 한국사회의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들의 생각을 마음껏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 문제에 대해 같이 생각을 나눠봄으로써 이 모델이 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Mon Oct 31 2011 17:33: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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