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economicus

월급 말고 주급을 달라?!

이동진

안녕하세요? 어느새 2010년도 7월이 되었습니다. 한 해의 허리쯤에 와있는 이 시점에서 연초에 계획하신 바를 잘 이행하고 계신지요? 저 스스로는 부끄럽게도 큰 계획 없이 6개월을 살아왔는데요, 오늘 또 한번 부끄러운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글에서 약속했던 도시 브랜딩에 관한 글은 잠시 뒤로 미루고 오늘은 다른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__)(--)(__).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저에게 돌을 던져 주십시오. ㅜㅜ….(편의상 본문은 편안한 어투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점 또한 양해바랍니다.)1. 월급이냐, 주급이냐. 그것이 문제로다.알고 계신가요? 우체국의 마스코트 우정이는 지식경제부 소속 공무원입니다!교내우체국에서 근로 장학생 이란 이름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자주하곤 했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해보니깐 말이야, 하루는 퇴근시간을 바라보며 견디고 일주일은 주말을 바라보며 견디고 한 달은 월급날을 바라보며 견디는 것 같아.”하고 싶은 일을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했던 시간들이었지만 참~! 미스터리 하게도 월급이란 보상은 그 시간을 감내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런데 왜 그러한 보상은 꼭 한 달에 한 번만 일어나는 걸까? 보상이 자주 주어진다면 사람들은 조금 더 즐거운 마음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이 빠른 시간 내에 주어질수록 의욕이 더 샘솟기 때문이다.우리나라와 달리 몇몇 국가들은 주급을 받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있다고 한다. 같은 금액이라면 월말에 몰아 받는 것 보다는 여러 차례로 나누어 받는 것이 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더 힘이 나지 않을까? 주급과 월급의 차이는 구체적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2. 주/월급의 차이- 시간개인에게 지급되는 돈의 총 액수는 동일하고 월급은 매달 말, 주급은 매주 말에 지급된다고 하자. 나라마다 세세한 제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양자간의 차이는 돈이 지급되는 횟수이다. 통상적으로 한 달은 약 4주로 구성되므로 주급의 경우 월 4회 지급된다. 결과적으로 주급은 월급에 비해 돈의 지급 시점에서 앞서는 경우(1~3주차)가 있으므로 엄밀히 말해 양자간의 차이는 시간에 따른 돈의 가치문제로 귀결된다.간단하게 말하자면 고등학교 수학1 에서 귀가 닳도록 들은 연금의 현가(Present Value)를 구하는 문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서로 다른 시간상에 둔 채로 돈의 가치를 비교할 수 없으니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통일한 뒤에 비교하는 것이다.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구했던 연금의 현가...ㅋㅋ월급은 300만원으로 월 1회, 주급은 75만원으로 월 4회(주 1회) 받는다고 하자. 그리고 각 경제주체가 사회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일반적 수익률이 0.1%/주 (약 4.8%/년)이라고 하면 현재가치는 월급의 경우 약290만8030원, 주급의 경우 약299만2515원 이고 미래가치는 월급의 경우 300만원, 주급의 경우 약300만4503원 이다. 두 경우, 모두에서 주급의 경우가 약 4,500원 정도 가치가 더 높다.3. 현재/미래가치법에 따른 차이가 의미하는 것- 기회비용사실, 양자의 가치산정 법에 따른 결과로 도출되는 약 4,500원의 차이는 실생활에서 체감하기 어렵다. 평소에 우리는 돈 액수의 크기만을 상관하지 시간의 흐름까지 고려한 사고를 하는 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든 경제주체가 자신의 돈을 매 순간 올바른 투자처에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또한 아니며, 오히려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 멍하니 서서 돈을 묵혀두는 행동에 더 익숙하다.이론이 꼭 현실과 부합할 수는 없겠지만, 어떤 면에서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위의 차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그것은 바로 기회비용이다. 기회비용의 정의란 무엇인가? 경제주체가 특정 행동을 취함으로 인해 포기할 수 밖 에 없는 다른 가능성의 가치이다. 이 정의에 맞추어 생각해보면, 우리는 월급을 받음으로써 혹은 돈을 올바른 투자처에 사용하지 않는 행동을 함으로써 그 반대의 경우(주급을 받거나 혹은 돈을 올바른 투자처에 사용했을 시)에 얻을 수 있었던 약 4,500원이라는 가치를 포기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자한 미소를 짓고 계신 세종대왕 할아버지이 기회비용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손해’를 뜻하지 않는다. 우리는 실제로 잃은 것이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추가적 이익의 기회를 잃은 것은 분명하다. 삶에서는 어떤 행동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보다는 어떤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손해가 더 간과하기 싶고 그래서 더 뼈아픈 법이다. 각 경제주체 수준에서 볼 때 4,500원의 가치가 그리 크지 않아 보이지만, 전 사회적 차원으로 보면 그 가치는 어마어마하다.4.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변화1) 넓어지는 선택의 폭위에서 언급된 4,500원의 차이는 월급을 받을 때는 없었던 기회를 선사함으로써 우리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준다. 이 점을 제쳐두고서라도 월급이 주어지는 시점보다 이른 시점에서 주급이 주어짐으로써 이전에는 살 수 없었던 재화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즉, 특정시점에서 경제주체의 예산선 에 변화가 생겨 구입할 수 있는 재화의 조합이 늘어난다는 것이다.이 점은 설명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한데, 일반적으로 현금흐름이 균일하면 그렇지 않을 때에 비하여 소비하기에 더 용이한 재정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돈이 가끔 있는 것 보단 항상 있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 예를 들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린 경우 되도록 빨리 원금을 상환할수록 이자비용을 덜 물게 되고, 결과적으로 이 또한 위에서 언급한 기회비용과 일맥상통 한다고 할 수 있다.2) 소비촉진과 저축감소라는 동전의 양면거시경제론에서 배운 바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소득이 올라갈수록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한다. 이 말은 많이 벌수록 번 돈에 비해서 쓰는 돈이 줄어듦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한 달에 300만원 버는 사람보다 한 달에 75만원 버는 사람이 소득 대비 지출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적 분배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논리가 된다. 한 사람이 300만원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네 사람이 75만원씩 가지고 있을 때 사회적으로 경기부양의 효과가 더 나타나는 것이다.바로 다음에 논의하게 될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 와도 관련이 있는 얘기인데, 이 논리를 ‘월급에서 주급으로의 변화’에 대입해보면 다음과 같다. 월급에서 주급으로 변하게 되면 경제주체들이 수입/지출을 인식하는 단위가 한 달이 아닌 한 주로 변한다. 더 자주 벌게 되고 더 자주 쓰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300만원을 쓰는 것이 아니라, 네 사람이 매주 돌아가면서 75만원씩 쓴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이로 인해 소득대비 지출의 비율이 높아져 소비가 촉진되는 결과가 나온다. 자신의 예산에 알맞은 소비는 경기부양의 효과뿐 만 아니라 경기부양의 질 또한 보장한다. 다만, 소비가 늘어나면 자연히 저축의 비율은 줄어들게 된다.3)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의 변화 회계는 마음속에 있는 거~죠?!행동경제학에는 틀 효과(frame effect)라는 것이 있다. 각 경제주체는 주류경제학에서 상정하는 일관성을 바탕으로 선택하기 보다는 어떤 틀(frame)에 처하는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주류경제학에서 동일한 조건이라면 경제주체는 그에 대해 일관적인 선택을 해야 하지만, 현실세계에선 동일한 조건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선택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는 물이 반쯤 차있는 컵을 보고 누구는 “컵에 물이 반이나 차있다”고 인식하는 것과 누구는 “컵에 물이 반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인식하는 사실과 비슷하다.이 틀 효과 중에 심적 회계가 있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뜻한다. 경제주체는 마음속에 여러 개의 계정(accounts)들을 설정해놓고 있다. 그리고 소비할 때 마다 마음속으로 각 계정의 흑자/적자를 계산하는 것이다.월급에서 주급으로의 변화는 심적 회계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바로 각 항목이 흑자/적자인지 평가하는 시간간격을 변화시킨다. 앞서 언급한 ‘월급에서 주급으로 변하게 되면 경제주체들이 수입/지출을 인식하는 단위가 한 달이 아닌 한 주로 변한다.’는 말의 의미가 바로 심적 회계를 뜻하는 것이다.심적 회계 방식의 변화로 좀 더 자주 자신의 회계장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습관화 되면 본인의 현금흐름을 잘 통제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계획성 있는 소비가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이다.4) 한 번에 몰아 받는 것 보다 나눠 받는 것이 더 좋다-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 마성의 소녀시대도 너무 자주 보면 가끔 보는 것만 못하다.방안에 캄캄할 때 촛불을 하나 킨다. 그 불빛은 어느 때 보다 밝아 보인다. 하지만 이미 100개의 촛불이 켜진 방안에서 촛불을 하나 더 킨다. 그 때의 불빛의 변화를 잘 감지 할 수 있을까? 인간의 몸에는 다양한 자극을 수용할 수 있는 감각 수용체가 유한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자극은 느끼기 힘들다. 이는 우리의 마음도 예외가 아니다.위의 그림에서 보듯 자극의 크기가 커질수록 곡선의 기울기가 낮아진다. 경제주체들은 금액의 크기가 커질수록 덤덤해지는 것이다. 즉 300만원을 한꺼번에 받는 것보다 75만원을 네 번에 걸쳐 받는 것이 더 큰 만족감을 준다.5) 고용 불안의 위험노동의 대가가 월급의 형태로 주어진다는 것의 의미는 일단 기본적으로 한 달을 단위로 노동을 고용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주급으로 바뀔 경우 고용의 단위가 좀 더 짧아질 가능성이 있다. 맘에 들지 않는 종업원을 두고 한 달을 더 참을 고용주가 있을까? 바로 다음 주에 해고 할 수 있는데 말이다.물론 통상적으로 고용관계가 맺어질 때는 고용기간을 사전에 합의한다고 하지만, 기본 단위의 변화는 분명히 고용의 유연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종업원 입장에서 언제 해고될 지 모르는 불안을 안겨다 줄 수 있다.5. 그래서 뭐?!지금까지 ‘월급에서 주급으로의 변화가 일어난다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 까?’ 에 대해서 나름 대로 이야기 해보았다. 이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 수반되는 세세한 법/제도 상의 문제와 그에 수반 되는 비용에 관해서 엄밀한 논의는 하지 못했지만, 분명 동일한 금액의 돈을 여러 번에 걸쳐 (월급에 비해)미리 주는 제도상의 변화만으로 여러 경제적인 효과가 일어남을 보았다.자기 능력에 맞는 계획적 소비 그리고 그에 따른 경기부양의 효과도 있었고 그 이면에는 저축의 감소와 고용 불안의 가능성도 있었다. 어떤 제도를 도입할 때는 단순한 숫자상의 셈법 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때가 많다. 모든 사회에는 단순히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소중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하다.민초 8기 이동진

Sun Jul 04 2010 16:01: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06143)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322, 9층  TEL. 02-508-2168 FAX. 02-3452-2439 

COPYRIGHT 2019 ALTWELL MINCHO SCHOLARSHIP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