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economicus

세계화, IMF, 그리고 경제정책

김주수

안녕하세요~ 민초 가족 여러분! 저는 10기 장학생 김주수입니다. 아직도 저는 미국 LA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이제 한국은 벌써 봄 기운을 넘어서 여름 기운도 느껴질 만큼 날씨가 변화하고 있다고 하는데 다들 어떻게들 지내고 계신가요? 향긋한 5월을 만끽하시길 바라며 이번 5월 호 기사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세계화와 IMF, 그리고 경제정책이라는 주제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한국인치고 IMF라는 국제기관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 같은데요, 그 이유는 1997년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을 때 IMF가 주도적으로 설계한 협정을 한국에 강제한 결과 대기업이 부도나고 실업률이 10%를 넘는 등 전례가 없었을 정도로 큰 규모의 경제 침체를 겪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IMF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기관일까요? IMF는 사실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에게 많은 돈을 빌려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IMF가 외화 지원의 전제조건으로서 국가와 체결하는 협정이 맺어질 때에만 세계은행과 선진국이 돈을 빌려주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IMF와의 협정은 곧 더 큰 외화를 조달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는 것이죠. 문제는 이 IMF와의 협정이 단순히 외환위기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정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 국가의 경제정책 대부분을 포괄한다는 것입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대변되는 거시경제정책의 자율성은 한 국가의 경제 자율성과 다름없습니다. 이자율, 지급준비율, 세입, 세출 등이 자유롭게 결정될 때에만 국가 경제의 상황에 맞게 필요한 정책을 골라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IMF와의 협정을 맺게 됨으로써 협정국가는 역사적으로 볼 때 모든 경우에 경제정책의 자율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특히나 IMF협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통화주의자들의 강력한 이론적 주장에 의해서 반영되게 된 저(低) 인플레이션 정책입니다. 전통적으로 통화정책의 운영과 관련하여 준칙을 중시하는 통화주의자들은 통화정책의 핵심은 인플레이션 통제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들은 경제성장과 안정성을 위해서는 1% ~ 3%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이러한 이론적 배경을 반영한 IMF협정은 협정 대상국의 인플레이션에 관한 규정을 항상 포함하고 있으며, 이 내용은 보통 1% ~ 5%의 인플레이션 달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IMF의 이러한 요구가 외환위기를 타파하는데 기여하는지의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저 인플레이션 정책의 보편적 타당성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경제성장에 나쁘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보아서 당연합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Hyper 인플레이션을 겪은 독일의 경우만 보아도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그 메커니즘을 알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몇 개만 예를 들자면, 명목이자율의 상승, 가격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 위축, 소비자들의 실질임금 감소로 인한 소비 위축, 화폐보유에 대한 기회비용 증가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적 증거들은 모든 종류의 인플레이션이 경제 성장에 나쁘다는 결론을 바로 도출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1960년대와 1970년대 브라질의 인플레이션은 평균 42%를 기록했지만, 이 기간 동안 연평균 일인당 소득이 4.5% 증가함으로써 세계에서 빠른 경제성장을 기록한 나라 중에 하나로 지목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1996년과 2005년 사이에 브라질은 통화주의자의 이론적 가르침을 받아들여 저 인플레이션 정책을 추진했는데요, 이때는 일인당 소득이 연평균 1.3% 증가에 그쳤습니다. 브라질 이외에도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이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 국가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한국도 그 중에 하나였습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즉, 100%를 넘는 인플레이션은 경제성장에 해롭지만, 40%에 못 미치는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IMF 협정에서 문제가 되는 규정은 재정건전성에 관한 규정입니다. IMF는 역사적으로 외환위기를 겪은 국가들에게 협정상의 규정으로 재정흑자를 유지하라고 강요하였습니다. 실제로 한국이 IMF와 협정을 맺었을 때 다음 해인 1998년에 GDP 대비 1%의 재정흑자를 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IMF의 처분이 한국 경제 상황, 혹은 일반적으로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의 경제 상황에 적절한 것이었을까요? 직관적으로만 생각해도 그렇지 않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인간이 삶을 살아갈 때 공부하거나 가족을 부양할 때 소득이 낮다면 돈을 빌려서 이를 충당하고, 나중에 소득이 늘었을 때 이 빚을 갚아 나가는 것은 누구나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국가가 경제 성장을 도모하거나 혹은 경제가 위축될 위기에 있다면 돈을 빌려서 부정적인 충격을 흡수한 뒤, 나중에 경제상황이 안정화된 이후에 이 적자를 해소해 나가는 것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더 합리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특히나 외환위기 결과 많은 외화 자본이 유출되는 상황에서 상당한 규모의 경제위축이 예상이 된다면, 재정지출을 늘려서 경제전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것이 오히려 더 건전한 정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직관적으로도 명백한 결론에도 불구하고 IMF는 한국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기타 외환위기를 겪은 모든 아시아 국가들에게 재정흑자를 요구했습니다. 여태까지 살펴본 것을 정리하자면 IMF는 협정국가에게 저 인플레이션과 재정흑자를 요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점은 IMF에 대부분의 기금을 출연하고, 또 그리하여 IMF의 이사회를 통제하고 있는 선진국의 경제정책은 역사적으로 볼 때 IMF가 요구했던 정책과는 정반대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선진국은 경제위기에 처해있을 때 확장적 통화정책을 실시함으로써, 즉 통화를 많이 찍어냄으로써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그 결과 경제성장을 달성해 왔으며, 재정흑자가 아닌 재정적자를 유지함으로써 경제전반에 퍼져있는 부정적인 요소들을 확장적인 재정지출로서 흡수하려는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 선진국들은 케인즈주의를 추구하는 동시에 후진국 혹은 개도국들에게는 통화주의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IMF를 필두로 선진국들은 개도국의 경제성장을 해치는 거시경제정책을 강요해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것입니다.

Tue May 01 2012 03:41: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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