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economicus

김주수

불확실성과 비대칭적 정보 하에서의 경제적 의사 결정

Wed Feb 29 2012 02:15: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안녕하세요~ 10기 장학생 김주수입니다. 유달리 추웠던 이번 겨울 다들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는 현재 UCLA에 교환학생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LA날씨는 정말 따뜻하고 좋지만 한국에 한파가 몰아닥쳤다는 걸 보면 마냥 좋아하고만 있을 수는 없네요. ^^; 다들 겨울에 희망하셨던 일들 모두 성공적으로 끝마치셨기를 바라면서 이번 호 기사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번 호에는 제목에 쓴 그대로 불확실성과 비대칭적 정보 하에서의 경제적 의사 결정을 다뤄보려고 합니다.간단하게 중고차 시장과 관련된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아래 예시는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 시장 이론을 세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George Akerlof의 유명한 논문인 "The Market for Lemons: Quality Uncertainty and the Market Mechanism"에 실려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들어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중고 자동차의 품질을 나타내는 q라는 변수를 가정하고, 이 변수가 [0, 1]의 구간에서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다고 가정을 하죠.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말은 q가 0에서 1사이의 특정한 값을 가질 확률이 모두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즉, 1/4이 되거나 3/4가 되거나 할 확률이 같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평균적인 중고 자동차의 품질은 1/2일 것입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가정이 들어가게 되는데요, 중고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q 품질의 중고차에 대하여 1.5*q만큼을 지불할 용의가 있으며 중고차를 판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q 품질의 중고차에 대하여 q만큼을 받으면 팔 용의가 있다는 가정입니다. 만약 이 품질이 외부적으로 관측이 가능하다면 중고차의 가격은 q와 1.5*q 사이의 어느 값에 정해지기 마련이겠죠. 그렇게 된다면 구매자나 판매자나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구매자는 자신이 지불할 용의보다 적게 지불했으므로 만족할 것이고, 판매자는 자신이 팔고자 했단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게 되었기 때문에 역시 만족할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문제는 중고차의 품질이 판매자에게는 관측이 가능하지만 구매자에게는 관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비대칭적 정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구매자와 판매자 중에 어느 일방이 상품에 대한 우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나머지 일방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시장 참가자들이 비대칭적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이러한 비대칭적 정보 하에서 구매자는 중고차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중고차들의 평균적인 품질을 활용해서 자신이 사려고 하는 중고차의 품질을 예측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구매자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정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예측을 하는 구매자로서는 어느 중고차에 대해서든 평균적인 품질인 1/2에 1.5를 곱한 값인 3/4만큼만을 지불하려고 할 것입니다.여기까지는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입니다. 만약 중고차 시장에서의 균형 가격을 p라고 한다면 판매자 입장에서 자신의 차가 p보다 높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면 차를 판매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중고차 시장에 나온 차들의 질이 다 다른데 어떻게 하나의 균형 가격이 존재할 수 있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금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배경이 불확실성과 비대칭적 정보라는 점을 상기하시면 되겠습니다. 즉, 비록 실제로는 품질의 차이가 있지만 구매자의 입장으로서는 그 품질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구매자에게는 모두 동일한 제품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q의 분포는 [0, 1]이 아니라 [0, p]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평균품질은 1/2이 아니라 p/2가 될 것이고 구매자들은 이 평균품질에 1.5를 곱한 가격인 3p/4를 지불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에서 상정한 균형가격 p에서는 단 한 명의 구매자도 중고차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p가격에서는 어떠한 차도 판매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격이 구매자들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인 3p/4로 내려가면 어떨까요? 그렇게 되면 중고차를 위한 시장이 형성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격이 3p/4로 내려가는 순간 [3p/4, p]에 해당하는 중고차를 가지고 있는 판매자들은 시장에서 탈출할 것이며, 그렇다면 q의 분포는 다시금 수정되어 [0, p]가 아니라 [0, 3p/4]가 될 것이며 평균 품질은 따라서 3p/8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위에서 적은 논리가 똑같이 반복되어 적용됨으로써 가격이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높은 품질을 보유하고 있는 판매자들이 시장으로부터 탈출함으로써 평균품질이 내려가고, 이에 따라 구매자들의 지불용의도 내려가며, 이는 결국 시장 가격을 낮추게 됩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악순환이 지속되어 중고차를 위한 시장은 붕괴하고 말 것입니다.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로는 역선택을 줄이기 위해 보증서(warrant)를 발행하여 상품의 질을 보장하는 방법입니다.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란 비대칭적 정보 하에서는 열등한 특성을 가진 참가자가 우수한 특성을 가진 참가자에 비해 더 쉽게 선택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은행에서 5%의 이자율로 대출을 받을 때 안전한 투자기회 (6% 수익)를 가진 사람과 위험한 투자기회 (10% 수익)를 가진 사람 중 누가 더 대출을 받고 싶어할까요? 물론 당연히 후자일 것입니다. 하지만 은행으로서는 어차피 5%의 이자율로 대출을 해 줄 것이므로 안전한 투자기회를 가진 사람을 선호할 것이지만, 대출을 강력하게 원하는 사람이 위험한 투자기회를 가진 사람이므로 이들에게 대출을 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보를 제대로 가지고 있지 못한 은행의 입장으로서는 두 종류를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품질 보증서는 기본적으로 signaling 중의 하나의 유형인데요, signaling은 정보를 가진 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력서, 자기소개서, 졸업장, 성적표 등 흔히 우리가 스펙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다 signaling에 해당하는 것이죠. signaling과는 반대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 측이 정보를 가진 측을 판단하고 선별하는 행위를 screening이라고 하는데요, 선발 시험, 기량 테스트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중고차 구매자가 테스트 드라이브를 해 본다면 이 역시 screening의 한 예가 될 수 있겠죠.두 번째 방법은 평판(reputation)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개념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일회성 게임과 반복 게임의 차이점을 숙지해야 합니다. 즉, 중고차 판매자가 중고차의 판매를 단 한 번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반복적으로 하는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판매자가 단 한번만 중고차를 판매한다면 자신이 판매하고 있는 차의 품질에 대해서 거짓말을 할 유인이 존재합니다. 속된 말로 '먹고 튀자'를 하는 것이지요. 하지반 반대로 판매자가 반복적으로 혹은 전문적으로 중고차를 오랜 기간 동안 판매한다면 판매자는 자신의 평판을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만약 시장에서 품질에 대해서 거짓말을 한다고 낙인이 찍히게 된다면 영업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중고차 시장이 전문적인 중고차 딜러에 의해서 운영이 된다면 구매자들은 이 전문가들은 자신의 평판에 지대한 신경을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구매자들은 이들이 말하는 품질을 믿고 구매할 수 있을 것입니다.마지막 방법은 법적인 규제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품질에 대해서 거짓된 정보를 제공한 판매자를 처벌하는 직설적인 방법인데요, 실제로 Akerlof의 논문이 발표된지 5년이 지난후 미국은 흔히 '레몬법'이라 알려진Magnuson-Moss Warranty Act를 제정하여 소비자를 보호하고 또 그럼으로써 시장의 붕괴를 막고자 하였습니다. 이 레몬법에 의해서 소비자에게 부여된 권리는 구매 계약에서 명시된 워런티의 범위를 초과하고는 했습니다. 법의 한 조문을 보면 중고차가 같은 결함에 의해 4번 이상 고장이 난다면 레몬으로 간주가 되어 판매자로 하여금 보상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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