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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詩語) 갑시다

순수와 시

홍세민

안녕하세요?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이제 2일 후면 새해 2014년 갑오년이 오네요. 민초 가족 여러분들께서는 올 한 해 마무리 잘 하고 계시죠? 우리 모두 가는 해 정리 잘 하고 오는 해 힘차게 시작합시다. 오늘은 ‘시(詩)어갑시다’ 두 번째 주제 ‘순수’로 찾아 왔습니다. ‘순수’라는 단어의 뜻을 아십니까? 네이버 국어사전에 의하면 순수란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음’입니다. 시인들은 순수를 찬양하고 순수에 대한 시를 많이 씁니다. 저는 오늘 그 중에서 영국 낭만주의 대표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 (William Wordsworth) (1770-1850)의 ‘무지개’(The rainbow)‘와 우리나라 순수서정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시인 ‘김영랑’(1903-1950)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을 소개하려합니다. 우선 윌리엄 워즈워스의 무지개 원문과 해석을 올립니다. 저는 영어로 쓰인 시는 원문그대로 읽어야 시인의 의도와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읽어보시죠.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저 하늘 무지개를 보면A rainbow in the sky: 내 가슴은 뛰노라So was it when my life began;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So is it now I am a man; 어른인 지금도 그러하고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늙어서도 그러하리Or let me die!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죽는게 나으리!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내 하루하루가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자연의 숭고함 속에 있기를 시의 화자는 무지개를 바라보며 자연을 경탄하며 순수를 노래합니다. 시의 화자는 어린 시절 품었던 순수를 잃지 않고 어른 시절을 지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시의 화자는 앞으로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순수의 지속을 다짐합니다. 화자는 순수의 상실을 죽음과 빗대어 표현하며 굳건하게 순수를 소망합니다. 이 시의 하이라이트는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입니다. 이는 아이가 어른의 아버지라는 역설적인 표현입니다. 역설적인 표현은 말 그대로는 이치에 맞지 않지만 나름의 진리가 담겨져 있는 표현입니다. 여기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표현에 담긴 시인의 이도는 무엇일까요? 다음으로 수능 언어 공부뿐만 아니라 교과서에서 다들 한번쯤은 보셨을 시인 김영랑의 돌담의 속삭이는 햇발 원문을 올립니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르는 부끄럼같이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시의 화자는 봄 하늘을 동경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시 무지개의 화자는 무지개를 비롯한 자연을 경탄합니다. 봄 하늘과 무지개 그리고 이 둘을 포괄하는 자연의 순수와 숭고함을 노래한다는 점에서 두 시는 일맥상통합니다. 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은 눈으로 읽는 것 보다는 소리를 내서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1,2행과 5,6행의 마무리인 ‘?같이’와 1연과 2연의 마지막 행 ‘?싶다’는 각운을 형성하여 소리 내어 읽을 때 멋진 리듬을 형성합니다. 또한 혀를 부드럽게 굴리는 시어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샘물, 물결, 보드레, 에메랄드 등이 있습니다. 비록 지금 계절이 차가운 겨울이지만 이 시를 소리 내어 읽다보면 금세 봄이 찾아 올 것 같지 않나요?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무지개와 시인 김영랑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을 순수하게 읽어보셨나요? 시의 심상을 한층 더 고조 시켜줄 음악을 한 곡 추천해드리겠습니다. 민초 가족 여러분들도 많이 아실 곡인데요 바로 일본 유명 피아니스트인 유키 쿠라모토의 ‘Lake Louise’입니다. 마치 자연이 직접 연주하는 것 같은 선율로 듣는 이의 마음을 감동시킵니다. 눈을 감고 Lake Louise를 듣고 있으면 눈 덮인 깊은 산속에 있는 어느 호숫가가 마음속에 떠오릅니다. 여러분도 Lake Louise 음악을 틀어놓고 가만히 앉아 오늘의 시 두 편을 마음속으로 되뇌어 보세요. 2013년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지난 일 년을 돌아보며 우리 마음속의 순수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Mon Dec 30 2013 06:09: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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