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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詩語) 갑시다

사랑과 시

홍세민

안녕하세요?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31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수 이용씨의 노래 ‘잊혀진 계절’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하고 있네요. 민초 가족 여러분도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노래를 듣고 계신가요?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앨트웰민초장학재단 13기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2학년 홍세민입니다. ‘북한산 오르미’코너 연재를 잠시 중단하고 이번에는 '시(詩)어갑시다’ 코너로 돌아왔습니다. '시(詩)어갑시다‘ 코너는 제가 여러분께 멋진 시와 그에 걸 맞는 음악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앞으로 특정 주제에 맞게 시와 음악을 엄선하여 기사에 싣겠습니다.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그럼 오늘은 '시(詩)어갑시다’의 첫 번째 기사의 주제는 바로 ‘사랑’입니다. 단언컨대 사랑은 시인을 비롯한 예술가의 단골 메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날, 민초 가족 여러분은 지금 사랑을 하고 계시나요? 여러분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영원을 기원하며 바로 시 추천 들어가겠습니다. 제가 추천해드리는 시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sonnet) 116번’입니다. 영문학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시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16번’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중에서도 단연 뛰어납니다. 저는 이 시를 저번학기 영어변천사 시간에 배웠습니다. 지금 저는 책꽂이에 꽂혀있던 영어변천사 프린트를 꺼내보며 그 당시 저를 가르쳐주셨던 교수님의 멋진 해석을 이 기사에 적어봅니다. 저번학기에 퇴임하신 노교수님의 해석이라 다소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영문과 교수님의 해석인 만큼 시중에 돌아다니는 허접한 해석과는 다릅니다. 우선 영어로 한번 읽으시고 교수님의 해석을 읽어보세요. Let me not to the marriage of true mindsAdmit impediments; love is not loveWhich alters when it alteration finds,Or bends with the remover to remove.Oh, no. It is an ever-fixed mark,That looks on tempests and is never shaken;It is the star to every wand’ring bark,Whose worth’s unknown, although his height be taken.Love’s not Time’s fool, though rosy lips and cheeksWithin his bending sickle’s compass come;Love alters not with his brief hours and weeks,But bears it out even to the edge of Doom. If this be error and upon me proved, I never writ, nor no man ever loved. 해석) 진실된 마음과 마음이 결합하는 일에 어찌 장애물 따위가 있을손가. 변해야 할 이유 대며 변하는 사랑, 방황하는 사람 따라 방황하는 사랑, 그런 건 사랑이 아니니, 진짜 사랑은 폭풍에 맞서 흔들림 없는 불변의 항로표지. 사랑은 표류하는 모든 배를 인도하는 별. 높이일랑 가늠되어도 그 가치는 무한한 것. 사랑은 시간의 노리개가 아니니, 비록 장밋빛 입술과 뺨이 그 손아귀에 있다 해도 사랑은 덧없는 세월 따라 변하지 아니하고 최후의 심판날까지 견디어 내리라. 만약 이 말이 틀렸음이 나로 인해 입증된다면 내 글은 허사요, 연인 운운 또한 헛말이리라. 한번 쭉 읽어보셨나요? 민초 가족 여러분은 이 시를 읽고 머릿속에 무엇이 떠올랐나요? 지금 민초 가족 여러분이 하고 계신 ‘사랑’은 이 시의 ‘사랑’과 비슷한가요? 저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순수한, 진정한, 그 자체로서의 사랑을 꿈꿉니다. 저는 얼마 전에 첫 연애를 마쳤습니다. 사랑이라는 게 말처럼 쉽게, 제 마음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군요. 그래도 저는 이 시를 읽으면서 힘을 내봅니다. 혹시 저와 같이 이별의 상처를 안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시를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우리, 보다 사랑다운 사랑을 한번 다시 꿈꿔봅시다. 이 시와 어울리는 음악을 추천하겠습니다. 원래 클래식을 추천하려 하였지만 갑자기 떠오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가수 마로니에가 부르고 가수 서영은과 김연우가 듀엣으로 리메이크한 노래 ‘칵테일 사랑’입니다. 칵테일 사랑의 가사를 잠시 들여다보면 ‘나는 아직 순수함을 느끼고 싶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제가 추천해드린 시의 핵심인 순수한 사랑과 위의 가사 한 줄이 일맥상통하지 않나요? 추천 시와 추천 노래를 곁들이며 이번 가을을 순수하게 보내세요~ 사실 새 코너를 고민하면서 시에 대한 해석을 올려볼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민초 가족 여러분이 직접 시를 읽어보면서 그 진가를 알아가셨으면 해서 자칫 고정관념이 될 수 있는 시의 해석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대신 추천 시에 얽힌 저의 경험이나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민초 가족 여러분, 앞으로 새 코너 '시(詩)어갑시다’ 많이 읽어주시고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Tue Nov 12 2013 01:23: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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