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김민정

캄보디아 프놈펜에서의 KSP이야기

Mon Jul 02 2012 12:01: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이번 달 호에서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바로 책 속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국제 개발 협력 활동이 아니라 제가 직접 몸으로 배우고 느낀 국제 개발 협력 현장에 대해서 전해보려고 합니다. 한국 개발 연구원 KDI와 기획 재정부에서는 2004년부터 KSP 사업(Knowledge Sharing Program)을 실시해 왔는데요, 이 사업은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 경제개발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한국식 원조모델의 컨설팅 사업을 말합니다. 우즈베키스탄과 베트남을 대상으로 시작된 이래 현재는 17개국을 대상으로 KSP 정책 컨설팅이 진행되는 중입니다. KDI에서는 2012년 들어 처음으로 KSP사업에 참여할 대학(원)생 참가자 Young KSPians를 선발했습니다. 저는 이 기회를 통해 YKSPian 1기의 일원으로서 캄보디아 팀에 배정되어 연구진들의 현지 정책 수요 조사에 동행할 수 있었고 국제 개발 협력의 현장을 일선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다녀 온 캄보디아는 세계 최빈국에 속하는 나라로서 너무나도 슬픈 역사를 가진 국가입니다. 1970년대 중반 들어섰던 급진 공산주의 크메르 루즈 폴 포트 정권은 캄보디아에 극단주의적 형태의 공산화로 개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지식인과 노인, 어린이 등 캄보디아 인구의 3분의 1이 학살되는 피의 역사가 쓰여집니다. 당시 폴 포트 정권은 안경을 쓴 자, 손이 고운 자, 영어를 할 수 있는 자, 신문을 거꾸로 들지 않는 자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캄보디아 내의 지식인을 처단했고, 이러한 지식인 대량 학살의 역사는 현재까지 캄보디아가 최빈국 상태에 머무르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경제는 농산물 산업과 의류 산업에 주로 의존하고 있으며,자동차는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역사적 상흔으로 인해 전 국민의 교육 수준은 상당히 낮은 편이기 때문에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력 수급에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국가 재정이 어려워 해외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해외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의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정책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 KSP 사업입니다. 올해 KDI와 캄보디아 재정경제부간에 진행된 KSP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이 큰 다섯 개의 틀로 나누어졌습니다. 첫 째는 산업 기술 배양, 둘 째는 기술 수요 분석을 통한 국가 고용청의 노동 시장 매칭 역량 배양, 셋째는 농산물 가공 산업 연구 개발 단지 설립을 위한 체계 자문, 넷 째는 산업 클러스터 개발, 다섯 번째는 Cam-Ko 전기산업단지조성 관련 연구 이하 다섯 개의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캄보디아 방문은 정책 수요 조사의 성격으로서 위와 같은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캄보디아가 어떤 정책을 필요로 하는 지 각 기관의 공무원과 전문가를 만나 토론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이번 캄보디아 방문으로 얻은 아이디어를 통해 각 교수님들은 귀국 후에 각각 연구와 조사를 거쳐 캄보디아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 컨설팅 모듈을 짜게 됩니다. 그리고 8월에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의 한국 시찰, 9월에 캄보디아에서의 추가 세부 실태 조사와 2013년에 최종 보고회를 거쳐 1년간의 KSP 프로그램이 마무리 됩니다. 이번 캄보디아 출장에 대해 기사를 쓰게 된 이유는 기존 원조 중심의 ODA와는 다른 KSP 사업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또 그 사업의 의미를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느낀 KSP 사업은 공여국과 수혜국 사이의 상호 신뢰와 열정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상생의 산물이었습니다. 연구진들이 관련 기관의 구체적인 상황과 의견을 수렴하고 그에 대해 또 새로운 의견과 그림을 제시하며 토론한 끝에 어떤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일정 초반 캄보디아 측의 정책 수요 사항이 한 없이 막연하게만 느껴졌을 때는 이 사업이 과연 구체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을 지에 대한 걱정과 회의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매일 일정을 수행하면서 한 걸음씩 구체화되는 KSP 사업의 밑그림을 보며 KSP가 이뤄지는 과정과 그 의미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막연하게 멀리서 볼 때는 국가간의 이러한 국제 협력 사업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국익 추구의 일환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협력 사업의 일원이 되어 직접 사업에 참가하게 되니 이런 사업은 두 국가간의 긴밀한 협조와 상호 신뢰, 상생을 전제로 해 한 걸음씩 이루어지는 믿음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정 초반까지 만해도 막연하게만 보였던 정책 수요의 그림을 조금씩 구체화시키던 교수님들의 열정과 전문적인 진단을 보고 앞으로 국제 개발 협력 분야에 몸 담고자 하는 차세대 전문가들이 어떤 자질을 키워나가야 할지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캄보디아에서의 한 주는 국제 개발 협력 사업에 기여하기 위해 꼭 갖춰야 한다고 강조되었던 전문성과 언어 능력, 그리고 상대국에 대한 배려심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기 전 마지막 날 저녁, 소중한 시간을 함께 했던 연구원님, YKSPian 동기와 함께 프놈펜의 한 강가를 걸으며, 멀지 않은 미래에 몰라보게 바뀔 그 강가의 모습을 상상했던 게 기억납니다. 한국의 젊은 인재들이 그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이번 호 기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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