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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김민정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요즘 연예인 션, 정혜영 부부, 차인표, 신애라 부부 등으로부터 시작된 나눔 열풍이 지속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차인표씨의 힐링캠프 방영 이후 각종 기부 단체의 기부관련 문의 전화가 열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단순한 기부 문화뿐 만이 아닙니다. 반기문 총장님과 한비야씨의 영향 때문일까요? 학생들 사이에 국제기구, 국제 구호 단체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면서 국제 개발 전문가, 국제 구호 전문가 등이 최근 대학생들의 핫한 진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읽고 계신 민초 가족들도 한 번쯤은 생각해보셨을 법한 분야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트렌드처럼 떠오르고 있는 봉사, 나눔, 국제적인 연대에 대한 관심이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그러한 관심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국제적인 빈곤, 모든 사람들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이렇게 새로운 코너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김박 이사장님의 ‘나눔’으로 하나가 된 우리 민초 장학생들이라면 더더욱 봉사와 세계 빈곤 문제에 대해서 한 번쯤은 생각하고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코너에서는 세계 빈곤, 세계 인권 문제와 관련한 각종 도서들 중에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골라 소개하는 방식으로 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코너의 시작과 함께 할 첫 번째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빈곤 문제에 대해 비교적 널리 알려진 책이기도 한데요. 저자와 아들이 대화하는 형식을 띠고 있는 이 책은 아이의 시각에서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선명하게 빈곤 문제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인 장 지글러는 인도적인 관점에서 빈곤과 사회구조의 관계에 대한 글을 의욕적으로 발표하는 저명한 기아문제 연구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2000년부터 2008년 4월까지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했고, 2008년 5월부터는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의원으로 일하고 있는 빈곤 개발 분야의 구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인간의 권리 중에서도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 ‘먹을 권리’를 박탈당한 세계의 절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왜 세계의 절반에서는 풍족하다 못해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는 데 비해 왜 나머지 절반의 세계에서는 아이들이 기아에 스러져갈까요? 장 지글러는 이러한 기아 문제의 비참한 현실을 짚어나가며 구조적 모순을 그 주요 원인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연대 의식 속에서의 희망을 말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세계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는데"전세계에서 수확되는 옥수수의 4분의 1을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먹고""선진국에서는 고기를 너무 많이 먹거나 해서 영양과잉 질병으로 사망하"고,"부유한 나라들은 식량을 대량으로 폐기처분하"고"가격보장을 위해 40만 마리의 건강한 소를 도살하여 불태우"는충격적인 현실에 대해 말합니다. 가장 먼저 책에서 말하는 기아의 종류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째는 돌발적이고 급격한 일과성의 경제적 위기로 발생하는 경제적 기아입니다. 가뭄, 가뭄, 허리케인, 전쟁 등이 주요 원인이고 대표적 발생지는 에티오피아입니다. 이 때 빠른 국제적 도움이 없으면 많은 사람들이 기아로 목숨을 잃게 됩니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기아 문제는 장기간에 걸쳐 식량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하는 구조적 기아입니다. 더딘 경제발전으로 인한 생산력 저하, 사회 인프라의 미정비, 국민 다수의 극빈 등이 주요 원인으로 비타민, 단백질 등의 결핍으로 인해 영양실조 등의 다양한 질병을 앓으며 서서히 죽어갑니다. 책에 소개된 2005년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이러한 기아의 실태는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한 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고, 3분에 한 명이 비타민 A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인구의 7분의 1, 약 8억 5000만 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전 인구의 36%가 굶주림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어 있고, 아시아에는 5억 5000만 명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우리와 같은 민족이 살고 있는 북한에도 2300만 인구 다수가 단백질 비타민, 지방 등의 만성적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 지글러에 따르면 기아의 원인은 대체로 자본주의적인 구조적 모순에 기인합니다. 아프리카 53개국 중 37개국이 순수 농업국가이지만 유럽국가들의 덤핑 정책으로 그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조직적으로 파괴되어 제대로 된 수입을 얻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동유럽 국가들과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의 노인, 여자, 어린이 등의 사회적 약자들 역시 잔인한 자본주의에 무방비 상태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곡물 수출국가인 브라질에서도 금융과두제의 물품독점으로 영양실조가 만연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전쟁, 기후 변화, 사막화 역시 기아 문제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부패한 정권, 테러, 다국적 기업의 전횡 역시 기아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원인이 됩니다. 책에서 굶어죽는 자국 어린이를 위해 무상 분유공급을 실시하려고 했던 칠레의 아옌데 대통령의 정책이 다국적 기업 네슬레의 반대로 인해 결국 좌절됐던 사례와 그 아옌데 대통령이 결국 외세의 도움을 받은 자국군사에게 살해되었다는 역사가 제시되는 데, 이는 빈곤 해결을 위한 노력이 좌절될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 구조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분유의 무상 공급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국가의 돈으로 일괄적으로 분유를 구매하겠다고 밝힌 아옌데 대통령의 의지와 자국민의 기아 해결을 위한 노력이 좌절되는 것을 보며 빈곤 문제에 대한 해결에 여러 국가, 기업들의 자본주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실에 과연 희망이 있을까요? 토마스 맬서스는 자신의 논문에서 기아는 자연이 고안해 낸 지혜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했습니다. 숙명적인 기아가 지구의 과잉 인구를 조절해서, 지구의 인구밀도를 적당히 만들어 준다는 의미입니다. 이 사상은 우리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양심의 가책을 최소화하고 불합리한 세계에 대한 분노를 몰아내기 위해 은근하게 악용되어 왔습니다. 사람들은 너무도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기가 두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외면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공의식은 서서히 변화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참한 기아의 주범은 숙명이 아니라 살인적이고 불합리한 세계 경제의 질서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서서히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지구 위에 살고 있는 모두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식량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먹을 권리’, ‘살 권리’ 를 보장받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바로 이런 의식의 변화에서 희망을 찾고 있습니다. 타인의 아픔을 내 자신의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 바로 우리들의 의식과 노력에 전 인류의 희망이 있음을 말입니다.

Thu May 10 2012 12:39: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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