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해피법(法)스데이

chap 13. 나의 고시 이야기

관리자

들어가며 바로 엊그제 있었던 제52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을 끝으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혹은 그 주변의 많은 분들이 한 고비를 마쳤을 것입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 아찔한 순간들을 겪어 온 여러분들이 너무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문득 이번 달의 원고를 쓰려고 노트북을 켰다가 두 가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하나는 엊그제 사시 1차가 끝났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내가 이 나라에서 쓰는 마지막 원고라는 것... 그래서 다른 어떤 법 얘기보다는 제 고시준비 얘기를 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합격수기만 생각하는 더러운 필자!' '필자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냐!'라고 버럭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지면은 제 자랑이 아닌 제 아픈 시간들을 공유하는 장으로 더 없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더 나아가서 이 웹진이 많은 우리 장학생들의 '합격비기의 보고'가 되어준다면 더 좋겠구요. 자~! 그럼 특별한 반대는 없다고 맘대로 찍고! 제 얘기를 시작해보렵니다. 정히 마음에 안 드시다고 항의하시고 싶으신 분은 제 직통메일로 '익명'으로 항의해주세요. 아주 기쁜 마음으로 아이피 추적에 들어가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hap 13. 나의 고시 이야기 제가 고시 준비를 하는데 걸린 시간은 1차가 5년, 2차가 1년 정도입니다. 남들이 보면 의아할지도 모르지만 이상하게 찍는덴 소질이 별로 없었나봅니다. 법대에 들어왔던 것이 '그냥' '어쩔 수 없이' '붙었길레' 들어왔던 것이었던 것처럼, 고시를 시작하게 된 것은 정말로 별 의도 없이 시작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냥 법대생이고, 다들 하길레 따라했던 것이 그 시작이었죠. 한 가지 확실했던 것은 우리학교 고시반에 입반할 때까지만 해도 제가 꼴찌였답니다. 1차시험은 제가 1학년 때이던 2004년 중엽부터 2009년 2월까지 준비했습니다. (뭐 이 글을 읽는 우리 장학생 대부분이 그 여정을 잘 알리라 믿고 구구절절한 설명일랑 접어두죠.) 솔까말 저한테는 1차가 제일 어려웠어요. 뭐 고시반에서 시키는대로 따라가긴 했지만 어디 국가고시가 그리 마음과 뜻대로 됩니까. 저보다 더 잘하시는 많은 선배님들도 아직 준비중인데 언제 붙을지 차마 엄두를 못 냈죠.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했던 짓이지만 그냥 남 하는만큼만 하자고 했던게 그 때의 생각의 전부였답니다. (아.... 시간이 꽤 지나니까 별 감흥이 남은게 없네요...^^;;) 2차 시험은.... 제 지근거리에 있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재앙의 연속이었어요. 수술이나 소송만 해도 몇 건이었는지 어떤 친구는 '니네 집이 사법연수원!'이라 할 정도로^^* 솔직히 매일매일의 진도를 나가는게 '충격과 공포'였던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몇 십 몇 백 페이지를 그러고 봤는지 인스턴트 고시생 내지는 속성 법조인의 온상이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지금에 와서 가장 소중하게 남아 있는 것들을 보면 제 주변의 많은 분들의 사랑과, 근거 없는 자신감이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이 세상에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나의 합격을 기도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봤으니까요. 생각해보면 그런 좋은 것들만 많이 보고 지내서였는지 공부하다 죽어도 크게 억울하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 뭐... 3차는...^^;; 넘어가죠? 별거 없었어요. 그냥 일산의 날씨는 더럽게 춥다는 정도 ㅋㅋㅋㅋㅋㅋㅋ 마치며 꽤나 시간이 지난 옛날 시험을, 이제와서 주저리주저리 하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는게 가장 큰 의도였습니다. 당신들이 어렵고 힘들어하는 만큼 당신 곁의 모두가 그랬다는 것, 그래도 언제나 당신의 곁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 그런 것들을 기억해준다면 조금은 힘이 나지 않을까 싶어서요. 저도 1차를 1점 차이로 떨어졌을 때도, 그보다 더 안 좋았던 때도 그런 기억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듯이 말이예요. 약간을 쓸데 없었던 졸작을 마치며 제 비공개 수기의 마지막 문구들로 이번 회는 줄입니다. 혹시 제 수기가 어쩔 수 없이(?) 필요하신 분은 메일을 주세요-. " 이 글을 쓰면서 이제 겨우 하나 붙은 놈이 뭔 오버인가 골백번은 생각한 것 같습니다. 며칠을 고민고민하다가 이렇게 남겨둔다면, 행여 단 한 사람이라도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어느덧 마무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재수가 안드로메다로 이민가셨음'을 지적하겠지만, 수백개의 비난이 있어도 단 한 분의 성공에, 단 한 분이라도 제 글줄기에 용기를 얻을 수 있으시다면 제가 쓴 이 글들은 그 가치를 충분히 다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이 글에 나타난 외에도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제 싸이월드(http://www.cyworld.com/islandian1)의 방명록이나 전자우편주소에 메일을 보내는 방법(godaez5@hanmail.net)으로 문의해주세요. 이 글을 읽어주신 사랑하는 여러분. 꼭 붙어주세요. 제가 이 글에 들인 공과 이 글에 담은 제가 알지 못하는 여러분들게 보낸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꼭 합격해주세요. 언제라도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는거지!?’하고 번뇌하게 된다면, 이 말을 잊지 마세요. “당신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흘리는 피와 눈물과 땀은, 평생 동안 여러분이 다른 불쌍한 민초들이 흘릴 피와 눈물과 땀을 대신하기 위해서 아주 잠깐 동안만 어린 여러분들에게 대신 흘리게 한거라고… 당신의 눈이 책을 보느라 고통스럽다면, 그 두 눈을 부릅뜨고 이 나라의 불쌍한 사람들을 찾아보고, 그들의 눈이 되어주고, 그들 대신에 눈물 흘려달라고 고통스러운 거라고… 당신의 손이 펜일 잡느라 고통스럽다면, 한 줄기의 도움도 구하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손길을 내밀기 위해, 그 어느 누구보다도 따뜻한 손이 되어달라고 지금 담금질 하는 거라고….” 모든 분들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제가 보낼 수 있는 존경과 사랑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한양대 민초 5기자 l JO JIN YONG godaez5@hanmail.net

Sat Apr 24 2010 18:38: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