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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通

민초와 통하는 음악

송호춘

화려한 조명이 아닌 땡볕 아래에서 2010년 8월 둘째주 금요일 경상남도 함양군수동면 수동초등학교 강당에서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음악이 울려퍼진다. 올해도 통오케스트라(지휘;이영애)는 어김없이 시골 어르신들께 연주를 들려 드리기 위해 시골을 찾아 내려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덥다는 8월 중순, 그들은 그들의 소중한 악기를 화려한 조명 아래가 아닌 뜨거운 땡볕 아래 내어 놓는다. 필자는 수동면 어느 마을에서 통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마을로 흩어져 각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일손을 돕고 있다고 했다. 필자가 한 마을에 찾아갔을 때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2명의 꼬마아이를 놓고 천상의 멜로디를 연주하고 있었다. 이들은 초록색 티셔츠를 입고, 아이들에게 재밌는 노래와 율동을 가르쳐주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이 멋진 무대위에서나 연주하던 선율을 이곳에 있는 아이들에게 들려준다. 도시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 중에서도 일부만이 음악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들의 헌신과 봉사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위 사진에서 장구를 치고 있는 사람은 송길화씨(23)이다. 송길화씨는 중앙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하고 전국 춘향국악대전 일반부 대상을 수상하고, 전주 대사습놀이에서 차상을 수상했던 바있다. 그런 그녀에게는 화려한 무대보다도더의미있는 무대가 있는데, 그 무대는 바로민초들을 위한 '마당바닥'이다. 그녀는 "단 2명의 꼬맹이 앞에 서는 이 무대야 말로, 저의 가장 존재감있는 무대"라고 말하며 '자신의 재능을 우리사회의 민초들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라고 말을 이었다. 위 사진 맨 앞자리에서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는 사람은 강향경씨(29)이다. 강향경씨는 한양대학교 국악과에서 가야금 석사를 수료했다. 지금은 출산을 앞두고 있는 아이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음악을 통해서 시골과 도시, 민초와 귀족들을 소통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음악으로 사람과 사람이통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싶다"라며 그녀의 포부를 밝혔다. 연주가 아닌 망치질 필자가 다른 마을에 찾아갔을 때 다른 단원들은 어르신의 일손을 돕고 있었다. 태풍 뎐무(DIANMU)의 영향으로 어르신의 고추밭의 고추가 모두 쓰러져 있었다. 이들은 악기를 연주하는 손으로 고추밭을 세우기 위해서 망치질을 하고 있었다. 인제대학교 음악과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하고 현재 통오케스트라 단원인조가진씨(24)는 "어르신들께 음악을 들려드리는 것 뿐 아니라, 이렇게 직접 일손을 도울 수 있어서 너무 즐겁다. 연주 뿐만 아니라궂은 일도 도울수있어 보람되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렇게 통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은 8월의 땡볕아래서 소외된 어르신들과 꼬맹이들에게 음악을 선물하고 또 허리를 숙여 봉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땀냄새 나는 음악 통오케스트라는 2007년 창단 이래로 매년 8월이면 우리사회의 민초들을 찾아가 음악을 선물해왔다. 또한 그들의 온몸을 던져, 민초들을 위로해왔다. 오는 12월 통오케스트라는 지난 8월에 만났던 시골 꼬맹이들을 위한 자선콘서트(다해사랑콘서트)를 연다. 이 콘서트를 통해서 얻은 수익금은, 그 곳의꼬맹이들을 위해서 사용된다. 이들은 매년 겨울, 시골에서 만났던 꼬맹이들을 서울로 초대하여 그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통오케스트라의 음악에는 땀냄새가 난다. 화려한 무대와 민초들의 안마당을 오고가는 이들의 땀냄새에는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의 몸부림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도시와 시골이, 민초와 귀족이, 사람과 사람이 통하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아름다운 꿈이 들어 있었다. 그들의 음악이 진정으로 세상을 통하게 할 그 날을 기대해본다.

Thu Oct 28 2010 04:13: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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