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通

농촌 봉사활동의 첫 걸음.

송호춘

? ‘공부 좀 하고 오라’ 한미 FTA 비준을 놓고 나라 전체가 떠들썩하다. 한미 FTA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지식은 공부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올해 봄 한미 FTA 비준안을 놓고 ‘공부 좀 하세요’라는 말이 유행처럼 퍼진 적이 있다. 한미 FTA 협상의 핵심 공무원이 강기갑 의원에게 ‘공부 좀 하고 오세요!라는 말을 훈계조로 해 버린 것이다. 누가 잘못했는지 여부는 별개의 논의로 하더라도, 어쨌든 이 말은 상당수의 국회의원들을 격노케 했던 것이 사실이다. 적어도 사제관계가 아닌 한 ‘공부 좀 하라’라는 말은 사람들을 기분 나쁘게 만들고, 충격에 빠지게 만든다. 나도 ‘공부 좀 하고 오라’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다. 2010년 8월경 경상남도 함양군 어느 마을에 사시는 40대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나에게 하신 말이다. 내 입장에서는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친구들과 함께 마음에 굳은 결심을 하고 농촌으로 내려갔으나 충격적인 말을 들은 것이다. ‘학생들이 농촌에 대해서 얼마나 아느냐. 농촌에 대해서 얼마나 공부를 하고 왔느냐. 제발 공부 좀 하고 오라’ 라는 말을 거침없이 쏟아 놓으셨다. 우리는 할 말을 잃고 그냥 땅만 바라보았다. 도시 청년의 농촌일 배우기사실 나는 도시에서만 살아와서 농촌일을 해본적이 거의 없다. 이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앞으로 내가 기술하는 내용들이 농촌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유치한 이야기일수도 있겠다. 이것은 마치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지하철을 타는 방법을 설명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교통카드를 어떻게 발급받고, 어떻게 충전하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이야기일수도 있겠다.하지만 혹시 나 같이 고추따는 것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참고라도 해보라고 글을 쓴다. 읽어보면 무슨 대단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은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봉사정신 뿐 아니라 봉사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봉사할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 봉사내용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만약 봉사능력에 대해 관심 없이 봉사만 하겠다고 들이대는 것은 피해만 입히고 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나는 농촌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농촌에 대한 공부가 따로 필요했다. 그래서 지난 몇 년간 1년에 2주일정도 농촌을 찾아다니며 이에 대한 지식을 쌓아보려고 노력했다. 농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르신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농번기를 이해하고 이 시기에 맞추어서 시골에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농번기는 농한기의 반대말로 농촌에서 가장 일이 많은 시기를 말하는데, 주로 6월 중순에서 7월 중순 그리고 10월 초순에서 11월 초순이라고 한다. 이 농번기에는 일손이 워낙 부족하여 우리 같은 청년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농촌을 찾았던 8월에는 농사일이 거의 끝난 상태였다. 어르신들은 8월의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그 전에 농사일을 최대한 마무리 한다고 하신다. 고추 세우기 그런데 8월에는 거의 매년 태풍이 농촌을 휩쓸고 가서, 오히려 청년들의 일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벼나 고추 등이 많이 쓰러지기도 하고, 과수원의 경우에는 익지도 않은 과일들이 땅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친구들과 어르신들의 고추밭을 일으켜 세워주는 일을 주로 많이 했다. 고추밭이 큰 규모인 경우에는 어르신 혼자서는 고추밭을 세울 수가 없다. 왜냐하면 꽤 긴 고추밭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 번에 일으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고추밭을 세우는 일은 쇠막대에 간단한 망치질만 할 수 있으면 크게 어렵지 않다. 고추 따기 그리고 비록 농번기는 지났지만, 고추를 따고 말리는 일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먼저 어르신의 일을 돕기 위해서는 어르신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됐다 날씨도 덥다 더버, 집에 가면 귀한 자식들이 멀 할라고 해싸.’ 라고 구수한 말씀을 하신다. 그런데 이 때 이것을 거절의 의사표시로 받아들이면 절대 안 된다. 어르신들께 잘 말씀을 드리면 기꺼이 함께 일할도록 우리를 불러 주신다. 이제 고추를 따게 되었다면, 고추를 따는 기술도 잘 배워야 한다. 처음 고추를 딸 때에는 일단 무슨 고추를 따야 할 지도 고민이다. 어르신이 빨간놈을 따라고 말씀하시긴 했지만, 막상 고추를 따려고 보면 빨간 정도가 제 각각이라 순간 고민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어르신께 그 때마다 이 정도 빨개야 딸 수 있는 것인지 여쭈어 보기도 번거롭다.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야 한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빨간 고추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빨간 고춧가루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고추를 딸 때는 한 손으로 고추의 윗부분을 잡아야 한다. 두 손으로 따는 방법도 좋지만, 오히려 두 손으로 따게 되면 고추 가지를 부러뜨려 버리는 경우가 많다. 사실 나도 고추 가지를 많이 부러뜨린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차마 어르신께 말씀을 드리지도 못하고, 저 멀리 몰래 던져 버렸던 기억이 있다. 어르신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다. 그리고 고추따는 핵심은 마지막에 있는 것 같다. 바로 ‘위로 꺽기’이다. 고추를 아래로 내려서 따면 고추가지에 충격을 주어서 가지가 끊어질 우려가 크다. 그리고 고추를 위로 꺾으면 신기하게도 ‘똑’ 하는 소리와 함께 가볍게 고추가 따진다. 이렇게 딴 고추를 푸대에 넣은 다음 적절한 장소로 이동하여 고추를 말린다. 고추 말리기8에서 10일 정도면 고추가 다 마르는데 이 때 하루정도는 그늘에서 습기를 말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고추를 말릴 때에는 건조용 망을 깐 후에 고추를 얇게 펴주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옥상이나 시멘트 바닥 등에서 햇빛에 직접 말릴 경우 고추가 곯거나 변질되는 등 희나리 발생 비율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하루에 2-3번정도는 고추를 뒤집어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밤에는 밤이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비닐을 덮어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가능한한 작은 비닐하우스에서 말리는 것이 여러모로 효과적이라고 한다. 원래 농촌일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위의 내용이 아주 우스워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농촌일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농촌 봉사활동에 열정을 쏟고 싶으신 분들께는 조금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그동안의 농촌 봉사활동 을 한 경험을 토대로 위 내용을 작성해 보았다.다음호에서는 농촌일 2탄을 이어가겠다.

Sat Nov 05 2011 14:38: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