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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通

농촌일하기 2탄

송호춘

농촌일하 기 2탄 저번 호에서는 농촌일하기 1탄으로 고추따는 법을 나누어 보았다. 사실 도시청년이 소개하는 농촌일인지라, 농촌 분들께 실례가 되지 않을까 조마조마 했다. 그래도 필자와 같은 순도시청년들이 내 글을 읽고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약간의 위안을 삼고 이번 호에는 농촌일하기 2탄으로 과수원일하기를 이어간다. 이번 호 역시 도시청년인필자가 농촌현장에서 직접 일을 배우면서 겪었던 경험들을 토대로 글을 써 보겠다. 농사일은 시기에 따라 그 하는 일이 다른데 여기에서는 여름과 가을을 중심으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사과 줍기 필자는 매년 여름이면 경상남도 지역의 농촌마을을 찾아간다. 올해는 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을 찾아갔다. 우리가 처음 과수원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떨어진 사과를 줍는 일이었다. 지난며칠 동안 태풍이 몰아쳐서 상당수의 사과가 아직 익지도 않았는데 떨어진 것이다. 이 떨어진 사과를 모아서 어느 기관에 제출을 하면 그 만큼의 보험금을 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먼저 사과를 줍는 일을 했다. 가지치기 여름에는 장마의 영향으로 날씨가 흐린 날이 많다. 올해의 경우에도 맑은 날이 거의 없다 싶을 정도로 흐린 날이 많았다. 날씨가 계속 흐릴 경우, 사과가 태양 빛을 잘 보지 못해서 충분한 양분을 공급받지 못한다고 한다. 이럴 경우, 사과가 최대한 햇빛에 노출될 수 있도록, 사과 주변의 가지들을 미리 쳐주어야 한다. 가지 치는 도구는 조그만 작업용 가위이다. 가지들 때문에 사과에 그늘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는 작업인데, 주변 가지들을 치다가 자칫 잘못하면 사과가 긁히는 경우가 있으니 매우 조심해야 한다. 사과 가지 치는 작업은 섬세함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그래서 집중력이 요구되고 시간도 꽤 많이 걸린다. 사과 수확하기 사과는 주로 가을쯤에 수확을 한다. 사과의 품종을 달리하기 위해서 아예 일찍 수확하기도 하고, 일부러 늦게 수확하기도 한다. 사과를 딸 때 가장 첫 번째 관문은 잘익은 사과를 고르는 일이다. 처음 사과를 딸 때는 무엇이 잘 익은 사과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전체적으로 사과에 세로줄 무늬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사과는 잘 익은 사과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잘 익은 사과를 골랐다면 사과를 따야 하는데, 사과를 따는 요령은 지난호에 언급했던 고추를 따는 요령과 매우 비슷하다. 아래로 내리면서 사과를 따면 잘 따지지도 않을뿐더러 가지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꼭지 반대방향으로 들어 올려서 따면 가볍게 딸 수가 있다. 사과 분류하기 사과는 그 품질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게 매겨지므로, 처음 수확을 할 때부터 사과를 분류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효율적이다. 사과를 분류하기에 앞서서 사과를 담을 노란상자에 완충재를 깔아주어 사과가 멍드는 것을 미리 방지한다. 그리고 우리의 경우에는, 벌레가 먹은 것과 먹지 않은 것 이렇게 두 부류로 분리를 했다. 이렇게 해서, 사과의 수확을 준비하는 일과 실제로 사과를 수확하는 일을 마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과수원일이 번거로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보람된 일이다. 우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일들이 재배되는 과정들을 겪어보면, 땀흘려 수확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음은 물론이고 농촌에 대한 이해도 더 키울 수 있다. 논점에서 어긋난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농촌 체험을 통해서 도시와 농촌사이의 균형 잡힌 생각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부디 필자 자신을 포함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도농 사이에 균형감각을 갖추기 위해서 농촌에 대한 관심을 더가지면 좋겠다.

Sat Dec 31 2011 08:42: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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