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다이어리

송호춘

인간존엄성이라는 집을 짓다

Tue Jan 13 2015 08:24: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필자는 로스쿨에 들어오기 전부터 헌법에 흥미를 느꼈다. 로스쿨에 들어와서는 더욱 헌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한 때는 헌법연구관이 되고 싶어서 헌법연구관을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헌법만을 주력으로 삼는 변호사가 거의 없다는 점,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연구관을 1년에 1명 정도 뽑는다는 점, 선발과정에서 외국어실력이 중요하다는 점 등의 이유로 헌법연구관의 꿈은 잠시 접어두었다. 헌법연구관의 꿈은 잠시 접어두었지만, 변호사로서 꼭 헌법소송을 맡아보고 싶다. 주변 변호사님들께 헌법소송을 몇 건이나 해보셨냐고 물었더니 한번도 해본 적이 없으시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셨다. 변호사가 되면 헌법소송을 할 기회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러나 필자는 변호사가 되면 꼭 헌법소송을 해보리라 소망을 가져본다. 로스쿨에서도 헌법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크지 않다. 필자가 다니는 로스쿨의 경우 헌법(1), 헌법(2), 헌법소송법, 공법종합이 전부이다. 게다가 변호사시험이 행정법과 연관해서 나오다 보니 헌법 중에서도 행정법과의 관련성 있는 부분으로 공부범위도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로스쿨에서 헌법 공부할 기회가 많지 않다보니, 필자는 요즈음 헌법(2) 과목을 다시 청강하고 있다. 사실 2학년 과목들을 소화하는 것도 바쁜 일이지만, 헌법 공부하는 것이 즐겁고 헌법 교수님 만나는 재미에 학교를 가고 있다. 오늘 헌법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헌법교과서를 추천하려 한다. 중앙대 로스쿨 한교수님께서 쓰신 ‘헌법학’이라는 책이다. 헌법재판소에서 오랫동안 헌법연구관으로 일하신 실무경험과, 독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시고, 독일 국가사법시험을 합격한 독일 변호사로의 학문적 배경을 살리시어 집필하셔서 그런지 헌법을 풀어 가시는 내용이 정말 깊이 있다. 오늘은 헌법의 최고 가치이자, 헌법해석의 출발점인 ‘인간존엄성’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 해보려 한다. ‘인간존엄성’ 이라는 집을 짓다헌법을 공부한다는 것은 '인간 존엄성'이라는 집을 짓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인간존엄성이라는 집을 짓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재료들이 있는데 다음 네 가지다.자유권평등권사회적기본권참정권위 재료를 설명하려 한다면 엄청난 분량으로 글을 써야 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 네 가지 재료가 인간존엄이라는 집을 짓기 위해 왜 필요한지. 인간존엄성 실현이라는 헌법의 최고가치 앞에 자유권, 평등권, 사회적 기본권, 참정권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간단히 생각해보려 한다.자유권과 인간존엄성자유권이란, 각 생활영역에서 인간이 스스로 규율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을 의미한다. 인간은 자기결정권을 통해서 자유로운 인격 발현의 가능성을 가지게 되고, 자유로운 인격발현의 가능성이야 말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결한 전제조건이 된다. 평등권과 인간존엄성모든 인간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닌 인격체로서 자유를 행사할 능력이 있고 인격을 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을 지니는 모든 인간은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평등원칙은 인간존엄성에서 나오는 당연한 결과이다. 모든 인간에게 그의 존엄성을 근거로 자유가 귀속된다면, 이는 또한 동등한 자유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인간은 자유와 함께 또한 평등도 생래적으로 부여 받았다. 평등권이 자유행사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라면, 자유권과 함께 ‘자유의 평등’을 보장하는 평등권이 인간의 존엄성 실현의 기본조건으로서 헌법에 보장되는 것이다. 사회적 기본권과 인간존엄성인간은 법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할 뿐만 아니라, 자유행사의 실질적 조건을 갖춘 경우에만 사실상 자유롭다. 헌법이 자유권을 보장한다는 것의 의미는 결국 사실상의 불평등을 보장하는 것과 같다. 모든 국민은 환경과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자유롭게 경쟁할 경우 불평등한 결과가 초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헌법은 사회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평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은 사회적 기본권의 보장을 통하여 국민 누구나가 자력으로 자신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는 실질적 조건을 형성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참정권과 인간존엄성인간의 존엄성은 민주적 참여의 자유의 보장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우리 헌법은 정치적 지배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전제로 개인의 자유와 정치적 지배를 조화시키려는 시도를 한다. 그런데 만약 참정권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면 인간은 자신의 공동체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할 수 없게 되는 것이고, 인간은 국가 권력행사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전락하게 된다. 따라서 참정권을 보장함으로써 인간은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할 수 있고, 이로써 공동체의 결정에 스스로를 구속하게 되고, 정치적 지배는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위의 내용을 통해서 우리는 인간존엄성이라는 집을 짓기 위해 각 각의 기본권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를 살펴보았다. 위의 설명을 온전히 필자만의 언어로 담고 싶었지만, 책의 문장을 그대로 따온 부분도 있어 이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문장은 아무나 만드는 게 아니다. 헌법을 해석하는 저자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야 그 의미내용이 정확하게 전달 될 수 있을 것 같아 불가피하게 상당 부분을 그대로 옮겨 왔다. 필자도 언젠가는 지식의 안개를 걷어내는 명확한 문장으로 법을 해석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헌법을 공부하는 것은 ‘인간존엄성’이라는 집을 짓는 것과 같다. 인간존엄성이라는 집을 짓다보면 인간과 국가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다. 인간과 국가에 대한 철학을 가진 법조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항상 자유, 평등, 복지, 정치에 대해 고민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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