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봉사활동편

정재훈

눈 깜짝할 사이에 2013년도 다 지나가고 2014년이 찾아왔습니다. 갑오년 새해, 다들 어떻게 보내실 계획이신가요? 마침 반갑게도 이번 해는 90년생 ‘말띠’의 해라 왠지 기분이 좋네요. 비록 흔히 말하는 반오십, ‘25살’을 찍었지만 2013년 한 해 동안 많은 경험을 겪었기 때문일까요? 우연한 기회에 facebook 나의 2013년 돌아보기라는 서비스를 이용해봤는데, 어지간히도 돌아다닌 제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건강하게 살고 싶어 수영을 배우기 시작하고, 색다른 것을 하고 싶어 얼굴에 화장을 하고 난타 공연을 해보고, 우리나라를 한번 쭉 걷고 싶어 국토대장정도 해보고, 2학기 내내 진로와 인생에 대한 고민도 해봤습니다. 집에서 첫째로 태어나 항상 모범이 되어야한다는 부담감이 많았는데 아마 이번에 지나간 2013년은 제 인생에서 그러한 부담감을 떨쳐내고자 노력했던 온전한 첫 1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번에는 봉사활동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항상 마음만 가지고 살았습니다. 남들을 도와야지, 사회의 약자를 도와야지. 하지만 제 마음에는 큰 전제가 앞서있다는 것을 올해 말이 되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성공하면!’이라는 쉽게 채워질 수 없는 아주 커다란 전제가 제 눈을 가로막고 있더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당장 눈앞의 성공에, 학점에, 돈을 놓치지 못해 더 큰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한번 즈음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여러분 혹시 그것 아시나요? 연탄 한 장이면 4시간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고작 그 작은 연탄 한 장으로 한 가족이 4시간동안 추위를 피해 푹 잘 수 있다는 것에 놀란 하루가 있었습니다. 2013년 12월 초, 저는 천안에서 연탄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온몸에 연탄가루가 날리고, 날씨는 춥고, 배는 무지 고팠지요. 한 사람 당 900장정도 날랐을까, 이제 모든 봉사가 끝났다고 주최 측에서 연락을 주더군요. 정말 많은 사람이 참가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많은 집이 따뜻해졌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했던 달동네의 한 할머니가 자신이 농사일을 할 때 먹는 박하사탕을 주시는데 어찌나 마음이 ‘찡’하던지 정말 감사하더군요. 우리는 그냥 조금의 노동력만 제공했을 뿐인데 이 노동력으로 그 분을은 이번 겨울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친척, 그리고 누군가의 엄마, 아빠일 그런 분들이 이 사회에는 아직도 많이 있다는 것을 저는 요즘 깨닫고 있습니다. 한편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일주일 전, 저는 몰래산타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선물도 자비로, 분장도 자비로, 공연도 자비로 수행해야하는 이 봉사활동은 12월 한 달 동안 제 금전적 여유를 빼앗아간 주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나고 난 후의 소감은 단순했습니다. ‘아, 더 주고 싶다.’ 노량진에서 살고 있는 서로 다른 세 기초수급가정을 방문했는데 어떤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집이 너무 추워 잠을 자지 못해 다크 서클이 있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들은 어머니가 여러 명인 공동 주택에서 살고 있더군요. 하지만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한 지체 장애 아이를 방문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분명히 어머니께 금방 들어간다고 전화를 드렸는데 집에 도착하니 부모님은 아이만 덩그러니 남겨놓으시고 집에서 나가셨더군요. 나중에 전화를 다시 드리니 우시면서 ‘죄송합니다.’ 한마디를 남겨주시는데, ‘아 세상은 정말 안타깝다.’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유기견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그 나라의 수준을 알기 위해서는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지 살펴보라. 버려진 동물들, 어떤 강아지는 사람을 더 이상 믿지 못해 사람을 보기만 해도 덤비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강아지는 너무 맞아서 정상적인 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만 보면 좋아서 살랑살랑 거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강아지들과 산책을 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분명 이 세상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는 폭력의 대상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무책임의 결과로 이 유기견 센터까지 오게 된 불쌍한 존재들. 성공이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공을 위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역설적이죠? 끊임없이 달리는 오늘의 세상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이 세상을 바꿔 나가야할까요. 우리는 과연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저는 우리 엘트웰 친구들이 한번 쯤 나 자신을, 내 가족을, 내 동네를, 내 나라를 그리고 우리 인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갑오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Mon Dec 30 2013 06:49: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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