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생해외통신

여러분, 안녕하세요? 8기 우소영, 매미 소리와 함께 인사드립니다.

김찬송

여러분, 안녕하세요? 8기 우소영, 매미 소리와 함께 인사드립니다. 위의 사진은 5월 초에 놀러갔던 가마쿠라의 바다에요. 서핑은 물론이요, 바다에서 물놀이하는 사람, 본격적으로 선탠을 즐기는 사람 등으로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날 꽤 날씨가 더워서 갈아입을 옷을 챙겨갔다면 저도 이른 물놀이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4월까지 추위에 웅크리다 5월에 급 나시 등장. 올 해는 봄을 건너 뛴 채 여름이 시작된 것 같네요. 5월은 28도까지 올라 ‘이른 여름이구나.’싶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비바람이 불면 초겨울 옷을 입기도 했으니, 겨울과 여름의 혼재. 음, 봄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세상이 시끌시끌 요동치니 날씨도 영향을 받는 것 같네요.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세상이 시끄러운 걸까 싶기도 하고요. 어쨌든 전 잘 생존해 있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했을 때보다 신경 쓸 부분이 많다보니 더 현실적이 된 것 같아요. 어떤 때는 지치기도 하지만 이런 게 또 살아가는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제가 사는 국제학생기숙사[大山寮(오오야마료)]는 유학생들이 많은데 대세가 ‘절약’이다보니 이런저런 정보에 민감해지고 금전 관리 등에 철저해지는 것 같습니다. 오오야마료는 국립대 소속 건물이라 굉장히 저렴하지만 식사제공을 해주는 식당이 없고 각자가 식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보식실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친구들, 절약을 위해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잘 만들어 먹더군요. 전공은 식품영양학과지만 외식과 가공식품을 사랑했던 저도 대세에 합류, 가장 간편했던 카레에 빠졌다가 요즘에는 일본 요리에 조금씩 도전중입니다. 카레... 가장 매운맛으로 일본의 모든 회사를 정복하겠다고 다짐, 지금도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면 눈을 부라리고 있습니다. 세 번째 사진은 히야시멘이에요. 여름의 먹는 차가운 면 요리인데 중화풍이라 일식이라고는 말하기 곤란할지도요. 요즘은 간단히 식사를 때울 수 있는 방법으로 두부를 선택했는데요, 가장 오른쪽 사진은 -상점가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등장하겠지만- 지금은 회사로 성장한 3대째 두부가게를 운영하는 茂?(시게조)의 홋카이도산 콩으로 만든 두부와 생강 타레입니다. 두부 가게였는데 지금은 두부로 만든 음식-두부를 이용한 면이나 두부 함바그, 두부쿠키 등-과 두부요리에 필요한 상품까지 판매할 정도로 성장했네요. 어, 일상생활의 이야기가 거의 99.9999...% 먹는 것에 관한 내용인데요, 읽으면서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지만, 네, 저 ‘먹는 여자’입니다. 일본에 와서는 더욱 ‘잘’+‘먹는 여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식(食)에 집중하는 일본 사회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전공도 이쪽이다 보니 제가 있을 장소가 존재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달까요^^? 그럼, 제가 ‘잘’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사랑스러운 상점가, 해피로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상점가가 모인 거리도 지차체의 보조하에 현대화, 체계화되어가고 있지만 역시 대형마트와는 공존할 수 없다는 경계심과 우려를 가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생각해요. 해피로드는 재미있는 점이 대형마트와 개인 상점의 공존, 현대와 전통의 공존입니다. 해피로드가 ‘상점가’로 자리를 잡은 지는 꽤 오래되었는데요, 전에 해피로드 상점가의 정보를 전하는 방송을 보니 우리나라는 6.25 끝나고 끙끙대고 있던 54년, 이미 지역사회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었더라구요. 일본에서는 ‘가업을 잇는다’는 것이 큰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라고 생각하지만, 위의 사진 왼쪽의 茂?는 3대째, 야채가게 大? 80년째, 찻잎파는 가게도 2대째, 맨 오른쪽 고기집은 쇼와11년 창업입니다. 쇼와 11년이면... 1936년이네요. 으으... 날짜 계산하다보면 역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겹쳐서 인상을 찌푸리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각자 자기만의 역사를 지니고 있고 그 세월은 자부심과 각 가게만의 개성으로 이어져 지금까지 지역 주민의 신뢰 속에 소비가 이어지고 있네요. 그렇지만 세월이 흐르면 변화가 있기 마련, 지금의 해피로드 상점가에는 각종 대형슈퍼, 대형마트, 대형약국, 100엔샵, 편의점, 맥도날드와 서구식 레스토랑 등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소형가게에 비해서는 가격비교도 쉽고 종류도 다양하며 포인트 적립 등의 서비스도 훌륭한 대형체인점에 익숙한 저나 유학생들은 개인상점에 가기보다 마트를 격하게 아끼는 분위기였는데요, 일본인 친구들과 사귀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듣고는 요즘은 대형마트끼리 가격을 비교하기보다 야채는 어디가 신선하고 저렴하다, 쌀은 어디 가게가 맛있다 등 소규모 가게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 회사가 식품업계로 뛰어들면서 생긴 마트 등도 있겠지만 80년 야채가게 주인에게 들었는데 ‘자기 가게는 가게이자 회사다.’는 것이었습니다. 위의 사진 오른쪽의 이이다를 보시면 옛날에 개인 식료품점을 운영하던 주인이 성장해서 주식회사 형태로 변했다고 합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잊지 않고 주변 소규모 상점들을 배려한 것인지, 지역사회의 압력인지 모르겠지만 바로 앞에 해피로드 상점가를 일일이 소개하고 각종 할인이나 상품 정보를 알리는 방송이 계속 틀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트 입구 공간에서는 차나 쌀, 꽃 등 이이다에서 취급하는 물품이지만 전혀 상관없는 판매처에 공간을 대여해주더라구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경계의 마음이 있거나 한숨을 쉴지 모르겠지만 공존하는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으세요? 물론, 상점가 자체도 여러모로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이라는 국가가 가족 중심, 지역사회 중심, 국가 중심 등 일체감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더 체계적으로 자리 잡고 계속 이어올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해피로드 상점가는 해피로드 카드가 있어 개인상점을 이용함에도 포인트 적립을 할 수 있고 3/13/23일은 그 포인트도 3배라 행복~! 그리고 상점가에서 주최하는 마츠리나 추첨행사 등으로 지역주민들을 즐겁게 해 주기도 합니다. 사쿠라 마츠리 때 상점가의 부흥을 위해 50엔 내고 대접받은 사쿠라모찌와 오챠, 감동이었어요. 그리고 상점가 안쪽에는 옛 상점가 사진 등이 나열되어-몇 점 안되지만- 그 위에‘一生づきあいします’라고 적혀 있는데 그 밑에는 상점가를 소개하는 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어 해피로드가 낯선 사람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상점가를 알게 됩니다. 조금 조사해봤더니 홈페이지 관리도 하고, 그 속에 적힌 역사는... 에도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군요. 음... 해피로드가 좀 특이한 케이스라 관리가 되는 것일까요. 하지만 츠키지 시장은 참치 해체쇼로 유명하고, 상점가를 테마로 다룬 만화도 등장하는 것을 보면 아직 지역단위 시장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게 아닐까요. 확실히 각 지역만의 개성이 뚜렷하고 그 개성을 어필해 많은 관광객을 부르는 일본을 잘 살펴보면 ‘지역사회’의 파워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밤도 깊었고, 상점들도 하나, 둘 문을 닫습니다. 7시를 넘으면 제가 아끼는 두부가게나 야채가게는 아슬아슬하게 살 수 있거나 닫힌 문 앞에서 좌절할 수도 있는데, 대체로 상점가의 가게들은 이른 시간 정리에 들어간답니다. 배도 고프고, 과제도 있고. 기숙사로 돌아가려고 자전거를 돌리자 골목에 장어 냄새가 진동을 하네요. 굉장히 조그만 가게인데 항상 사람들로 가득한 것을 보면 전 잘 모르고 있지만 현지 사람만 아는 맛 집, 이런 걸까요? 함께 교환 온 친구들끼리 나중에 꼭 가보자고 점찍어 둔 가게, 나중에 맛 평가 올리겠습니다. 아, 다음 호는 가을에 올라가겠지만 유카타와 하나비를 테마로 다루고자 합니다. 뜨거운 여름, 모두들 건강한 모습으로 더위를 잘 이겨내시고 멋진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럼, また^^!

Mon Jul 05 2010 01:41: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