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생해외통신

신동민

[민초인의 영국이야기 3] 영국의 소프트파워(soft power), 그리고 그 이면

Wed Dec 29 2010 01:20: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연말연시를 맞아 런던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런던의 대표적 쇼핑가인 옥스퍼드 서커스, 리젠트 스트리트 등에는 박싱데이 대세일 기간을 맞아서 평소 사고 싶었던 물건을 ‘득템’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공연가도 마찬가지다. 코벤트 가든의 수많은 뮤지컬, 오페라 극장 그리고 로열 알버트홀 등에는 연말 가족, 연인 그리고 친구들과 가는 2010년을 아쉬어 하고 오는 2011년을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흥미로운 점은, 이 축제 속에서 한발치 물러나 런던을 바라보면, 런던이 런던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때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여기 탬즈강가의 도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보면, 외려 앵글로 색슨 족으로 대표되는 우리 머릿속의 전형적인 영국인들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다수를 이루고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민자이든, 유학생이든, 관광객이든 혹은 대영제국의 후예들인 인도·파키스탄계들이든, 이 길고긴 런던의 역사를 최초 시작하지는 않은, 여러 뿌리의 수많은 사람들이 대영제국의 전통과 분위기가 살포시 녹아들어가 있는 런던의 문화와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모두가 뛰어나오는 연말 런던은, 마치 하나의 작은 용광로(melting pot)을 떠올리게 한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 잠깐 딴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정부부처에서 최근 언급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조금 유행이 지난 듯 보이기는 하지만, 국제정치학계에서 회자된 개념 중 하나는 바로 ‘소프트 파워(soft power)'다. 우리말로 연성권력, 또는 매력으로 바뀌어져 사용되고 있는 이 용어는,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것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소위 한 국가의 힘의 원천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에서다. 그간 전쟁과 충돌로 점쳘되어온 근대 국제정치 세계에서는 완력(군사력), 돈의 힘(경제력)만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권력의 의미를 결국 거칠게 말해서 ‘다른 사람이 내말을 따르게 하는 능력’이라고 표현한다면, 돈과 힘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어진다. 왜냐하면, 결국 권력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태도와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인데, 이는 강제에 의해 ‘만들어질 수도 있지만’ 한용운 선생님의 시구처럼 내가 너무 좋아서 상대방이 ‘나는 복종이 좋아요’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이면에서, 비교적 보편적 사랑을 받고 있는 영국 문화는 분명 한국이 주목해야할 지점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는 바로, 영국이 이제는 더 이상 물리적 능력 측면에서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일류국가는 아니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즉 일류국가가 아님에도, 그 문화와 가치의 힘으로, 세계무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영국은,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과 번영방향을 끊임없이 모색해온 한국에 그 의의를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외려 우리와는 사이즈가 비교가 되지않는 미국과 중국 등의 학문과 세계관, 그리고 가치를 연구해서 이를 한국에 적용해보려는 것은, 그 탐구대상 자체가 본질적으로 다르기에 해답을 내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반해 중견국가(middle power)를 지향하고 있는 한국에게 있어서, 영국은 그 전체적인 국력의 크기상 한국에게 유의미한 대안을 제시해줄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다. 천안함 사태, 연평도 북한 기습 등을 통해서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강대국 국제정치의 그늘을 확인한 한국이, 그 근대성 극복이라는 국제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영국과 그 영국의 활발한 연성권력 생성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둘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졸업생 신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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