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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생해외통신

[민초인의 영국유학기1] 영국 대학의 외국인, Are they 'Cash Cow'?

김찬송

필자는 2010.8월부터 영국 King's College London(KCL) War Studies Department에서수학하고 있습니다. 관련해 영국 유학기간동안 영국대학, 영국 사회 그리고 그 안의 영국 사람과 우리에대한 이야기를 연재해보려 합니다. 영국 대학의 외국인, Are they 'Cash Cow'? 직장 상사와 동료의 눈치를 보며 일하는 도중 틈틈이 준비해야 했던 대학 지원과 영어시험, 까다로웠던 영국비자 발급 과정, 다소 갑갑하게 느껴질 정도로 원칙을 고수했던 학교 당국과의 쉽지 않았던 협의 과정, 그리고 인사발령이 나기까지의 맘 졸였던 정리 기간, 그리고 약 반 하루 정도의 길고긴 비행시간을 넘어, 인천 공항에 비하면 다소 촌스러운 히드로 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 무엇인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뿌듯함과 함께, 그동안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출근해 어영청 뜬 달을 보며 퇴근했던 지난 6개월여의 고생이 일순간 잊혀지면서 새로운 다짐을 한다. “그래 이역만리까지 왔는데 성과를 거두고 가야되지 않겠어?” 유학을 결심하고, 준비하고, 떠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느끼는 상기 감정과 카타르시스(?)는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부분 유학생들이 타국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까지 공통적으로 겪는 심리 싸이클일 것이다. 특히 외교 현상을 현실에서 목도하고 여기에 29세 청춘 상반기를 온전히 바쳐서 이를 좀 더 학문적으로 연구해보고 싶다는 갈망이 컸던 본인에게 있어서, 유학은 보다 더 큰 의미를 지녔다. War studies라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국제정치의 hard power 부분을 전면적으로 다루는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기 때문에, 영국에 발을 내딛는 순간 새로운 학문세계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학생활을 한달여 정도 지난 지금, 이제는 구름 위에서 조금 내려와 객관적으로 영국 대학과 영국 사회를 보게 된다. 다소 김이 빠지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렇게 타국 사회에 대해서 차분한 시각을 갖게 되는 것이, 단기 체류에 머무는 여행이 아닌, 타국에서 생활하는 것의 묘미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영국 대학이 본인을, 외국인 학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해 조금은 비판적으로 검토해보는 것은 견지해보는 것은, 향후 유학 생활에 있어 보다 객관적으로 필자의 지위와 위치를 재정립하는 계기를 제공, 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기 위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현실은 초원인데, 구름위에서 생활한다면, 앞 뒤의 일을 잘 판단하지 못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타워 브릿지 전경, 유학생활이 타워브릿지처럼 항상 화려한 것은 아니다> 영국 대학, 높은 외국인 비율, 그 이유는? 킹스칼리지 런던에는 현재 140개국에서 온 외국인 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영국 대학은 그들을 international student라고 부른다. 06-07 통계자료를 보면, 총 약 55만의 전영(全英) 대학원생 중, 영국인 38만여명을 제외한, 17만의 대학원생이 소위 international student다. 국제화율이 높은 런던 쪽의 대학으로 가면 이 비율은 상당히 높아진다. 같은 통계자료에서 킹스칼리지 대학원 생 4980여명 중 2240여명이 외국계 학생인 것이다. 거의 50%의 육박하는 수치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최근 6~7년간 교환학생 제도가 활성화 되는 등 -불과 2003년만 해도 국내 굴지의 서울대학교에서 조차 교환학생 제도는 정립되지 않았었다. 당시 46대 총학생회에서 총장과에 대화시 외국에 나가서 공부하고 싶다고 건의할 정도였으니(이렇게 잘 아는 이유는, 본인이 당시 총학생회 국제교류국에서 일했었기 때문이다)-, 한국 대학들의 국제화 수준도 높아지고는 있지만, 학내에서 영국대학 수준으로 높은 비율의 외국인 학생들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마치 영국 대학과 대학이 있는 거리를 걷다보면, 내가 영국대학에 공부하러 왔는지, 인도대학에 온 것인지, 아님 중국에 온 것인지, 아니면 유럽 어느 국가 한복판에 서있는 것인지 휫갈릴 정도인 것이다. <킹스칼리지 Strand Campus 본관 전경, 건물이 멋이기는 하다> 높은 외국인 학생 비율에 걸맞게, 영국 대학의 학생 행정도 외국인 학생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그들 나름(!)의 입장에서는 노력하고는 있는 듯 보인다. 한국의 재빠른 행정과 학생의 건의가 다소 잘 반영되는 쌍방향적(?)인 시스템을 떠올린다면, 영국은 자국 학생들에게 조차 편의를 봐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류될 수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영국의 느린행정, 지독한 문서주의, 권한에 대한 강한 의식 등은 다음편 코너를 이용하도록 하자. 할 말이 많다). 예컨대 킹스칼리지에서는 Compass라는 이른바 통합 행정 창구를 마련, 외국인 학생들의 문서발급이나 학교 생활 어려움에 대해 상담을 해주고는 있다. 이 점은 한국과는 분명 다른 점이다. 물론 이렇게 영국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이 그들의 언어인 ‘영어’를 쓰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를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이 쯤에서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된다. 이미 철지난 제국이기는 하지만, 자국 문화에 대한 자존심이 높기로 소문난 영국인들이, 왜 이렇게 수많은 외국인 학생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학생들은 교육 수요자로서 교육 공급자인 영국 대학들에게서 온당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일까? 영국 대학의 질은 외국인 학생들을 이렇게 많이 유치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것일까? 수많은 의문부호 속에서, 3.26 'Times Higher'의 한 기사를 발견할 수 있다. Cash Cow, 그들은 대접받고 있나? Higher는 “Overseas students are not cash cows(3.26일자)”에서 Martin Davidson 영국 문화원장(the Head of the Brisith Council)이 “영국 대학들이 당면한 재정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외국인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들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들을 ‘cash cow'로만 다루는 모습을 계속하여 보여준다면, 장기적으로 부작용만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언했다. 그러면서 Higher는 사실상 international student가 영국 대학의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영국 학생들에 대한 등록금은 상한선이 정해져있는데 반해 국제 학생들에게 높은 수준의 등록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 'Cash Cow', 젖소에서 우유가 나오듯, 돈이 줄줄 흘러나온다는 영국식 비유. King's College만 해도, 영국학생이나 유럽권 학생들에 비해 비유럽권 학생들은 네 배의 등록금을 낸다. 1년에 개인당 한화 약 2000만원에 이르는 막대한 등록금이 영국 대학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유학생들이 쓰지 않을 수 없는 각종 생활비를 고려한다면, 영국은 상당한 수입을 외국인 학생들로부터 거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영국에 있어서 외국인 학생은 교육 ‘시장’이자 ‘부의 창출’원인 것이다. 문제는 과연 4배에 이르는 등록금을 내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이, 4배는 커녕 영국인 학생들에 비해 2배 이상의 대접을 받고 있는지, 등록금을 투자한 만큼의 교육의 질을 영국 대학이 제공하고 있는지 다소 의문이 든다, 영국 문화원장의 ‘고해성사’를 고려할 때, 외국인 학생들에게 받은 돈을 오히려 영국 국내 학생들의 교육을 보조하는 데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영국 대학의 질은 외국인 학생들이 투자한 만큼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좋은 재화를 비싼 돈을 주고 산다면 그것은 정당한 일이다. 그러나 좋지 않은 재화를 한때 세계를 누볐던 대영제국이었다는 과거만을 비추어, 혹은 영어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학문자체가 아닌 학문의 도구의 초점을 맞추어 비싼 값을 주고 사고 있다면, 이는 곧 그 소비자는, 영국 유학생들은 영국의 ‘봉’이자 ‘돈줄’로 전락할 수 있다. <1829년에 생겼다는 킹스칼리지런던, 역사 넘어 영국 특유의 학문세계가 있을까> 100여명이 듣는 영어코스에 프린터가 한 대 밖에 없는 영국 교육의 인프라를 생각한다면, 그리고 영어프로그램의 내용도 비록 본토에서 영어를 공부한다는 근거없는 심리적 뿌듯함을 걷어내면 특별할 것이 없다는 확신이 강해진다면,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된다. 논문을 쓰기는 하지만 1년만에 취득할 수 있다는 영국 수업석사 과정이 일부 코스의 경우 수십, 수백명이 듣는, 우리나라 학부 졸업반 수준의 수업으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면, 조금은 쓴 입맛을 다시게 된다. 대한민국의 높은 업무 강도에서 나오는 아까운 조국!의 부가, 국민의 세금이!, 와보니까 생각보다는 그저그런 영국 교육에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찰나 외국인 학생들에게 다소 도도한 눈빛을 보내며 친절하지만은 않은 영국인들을 부딪힌다면,영국이 또다시 영어라는 도구를 매개로 식민경영을, 21세기형 지식의 세계에서의 부의 착취(강한 용어이기는 하다)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다소 급진적인(?) 상상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영국 특유의 시각, 발견할 수 있을까? 다만 아직 본 코스는 시작하지 않았고(아직 영어과정이니까) 이는 곧 아직은 진정한 영국의 학문 세계를 맞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부디 War Studies 본 코스에서는, 비록 철지난 제국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때 세계를 경영했던 국가였으며, “20년간의 위기”라는 국제정치학계의 고전을 만들어내며 사실상 국제정치학의 탄생지라고도 할 수 있는 영국의, 그리고 영국대학의 혜안 있는 학문 세계를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미국 일변도의 국제정치 시각이 풀지 못하고 있는 한반도나 동북아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답안을 조금이라도 도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영국 대학의 긴 역사와 그 고색창연한 고전주의 건물에서 뿜겨 나오는 아우라에 주눅 들거나 감동받지만 말고, 영국 특유의 지식관을 한번 발견하여 내 것으로 만들어보기 위해 조금은 냉정해지자는 것이다. 유학 대상국에 대해 내가 공부하러 왔다는 이유만으로 갖게되는 근거 없는 환상이나 무조건적인 옹호를 넘어, 좀 더 이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그들의 ‘봉’으로 전락하지 않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 아랍 등 옛 대영제국 식민지의 후예들과, 중국, 일본 등 떠오르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인재들, 그리고 공동체를 탄생시켜 인류역사에 새로운 장을 써가고 있는 유럽연합 학생 등 수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데 모여서 그야말로 한국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코스모폴리탄적인 학문 정립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옛 제국의 수도 런던에서, 영국 교육의 진수를 만나볼 수 있느냐, 아니면 그들 교육의 수입원으로 온전히 전락하느냐는, 그 절반은 수많은 외국인 학생들을 대하는 영국 대학의 태도가,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유학 자체의 흥분을 걷어내고 이를 차분하게 바라보는 유학생들에게 달려있는 문제일 테니까 말이다. 3기 장학생 신동민. 끝.

Sun Aug 29 2010 21:08: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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