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졸업생 인터뷰

진정으로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당당한 그녀, 4기 장혜령을 만나다!

강민경

무더위가 절정에 달았던 8월 22일, 오늘 인터뷰 주인공처럼 개성 넘치는 삼청동에서 만남이 이루어졌다. 장학생 수첩 안에 그녀 모습을 기대했던 기자와는 달리 짧은 머리에 시원스런 웃음의 그녀가 기자를 맞았다. Q: 안녕하세요, 선배님. 먼저 자기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4기 장혜령이고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연출을 공부했어요. 지금은 영등포에 있는 하자센터에서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Q: 하자센터에 대해서는 저도 좀 들어봤어요. 제가 사는 영등포에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곳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자센터가 어떤 곳인가요? A: 하자센터는 연세대학교가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의 기관이지요. 원래 이름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요. 이 이름만 가지고는 청소년들이 단순히 직업체험만 하는 곳으로 비춰질 수 있는데, 사실 그렇지는 않아요. 하자센터의 초창기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제도권 교육을 벗어나 다른 삶을 찾고자 하는 탈학교 학생들이 주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탈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청소년들과 넓게는 20대 대상으로도(최근 영국에서는 35세까지를 청소년으로 보는 내용의 법적 제안이 나왔다고도 들었어요.)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곧 이름은 서울창의센터로 바뀐답니다. Q: 하자센터가 그런 곳인 줄 몰랐어요. 아직 제 나이도 청소년이니 저도 한번 가봐야겠어요. 하자센터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뒤에 나누기로 하고, 이제 차근차근 선배님의 학창시절부터 여쭤볼게요. 선배님은 영화를 전공하셨는데 지금은 기획자로 일하신다니, 왠지 학창시절부터 남달랐을 것 같아요. A: 사람들은 영화를 전공했다고 하면 약간 다르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다른 사람들이 적성과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처럼 우리도 똑같아요. 다만,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걸 좀 일찍 찾아낸 것뿐이에요. 그래서 그렇지, 그다지 남다르지도 않았어요. ? 학생 장혜령을 만나다. Q: 선배님께서 한예종의 영화연출을 전공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그럼, 선배님께서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하신 거세요? A; 네, 초등학생 때 어머니가 가게 일을 하셔서, 일이 끝나는 엄마를 기다리며 혼자 TV를 보곤 했어요. (밤에만 봤어요^^)그런데 영화를 막 보다보면 ‘아, 저런 걸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영화를 보고 끝내는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달랐던 거죠. 관심사도 다르고. Q: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있으셔서 영화를 전공하게 되신 거군요? A: 사실 제가 처음부터 한예종의 영화연출을 전공한 것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에 진학했었답니다. 외할아버지도 성균관대를 다니셔서 어머니께서 성대를 좋아하셨거든요. 1학년 때부터 나름대로 전공수업도 찾아서 듣고 그랬었는데 물론 좋은 교수님의 좋은 수업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저와는 맞지 않는 수업들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여름에 입시를 보는 한예종 영화연출에 눈을 돌리게 되었던 것 같아요. Q: 와, 보통 한번 다닌 학교는 바꾸기가 쉽지 않은 법인데, 용기가 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라면 아마 그냥 성대를 다녔을 것 같아요. A: 사람들은 보통 자기 자신이 지금 늦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죠. 지금도 절대 늦지 않았어요. 자신에 대해 얼마만큼의 관찰을 하느냐가 중요한 거죠.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 해서 꼭 그것만 옳은 것은 아니잖아요. 사람의 생김새가 다르듯, 각자의 목표도 제각각 다르니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절대 없는 것 같아요. ? 민초인 장혜령을 만나다. Q: 선배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저도 얼른 목표를 세워서 정진해야할 것 같아요. 자기 주관이 뚜렷한 선배님이신만큼 앨트웰 민초장학재단을 알게 된 계기도 남다를 것 같은데, 장학재단은 어떻게 알게 되신 건가요? A: 장학재단은 저희 아버지께서 알려주셨어요. 그때가 성대를 다닐 때인데, 장학재단에 선발되던 때에 한예종에도 합격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재단 내에서 저한테 장학금을 지급해주는 문제로 이사회도 열리고 그랬던 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그 때 이사장님께 학교를 바꿔야 하는 이유부터 시작해서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계속 장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Q: 그렇게 힘들게 들어간 장학재단이니 만큼 애착도 강하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A: 사실 장학재단을 합격한 후에 날아갈 듯이 기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아, 내가 운이 좋아서 좋은 기회가 찾아왔구나.’라는 생각 정도였어요. 하지만 우리 재단은 처음보다는 나중에, 점점 더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곳 같아요. 또 제가 장학생이 되었을 때만 해도 예술 쪽을 하는 친구가 별로 없어서 후배들의 모범(?)같은 것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예술 하는 친구들도 장학생이 될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 꼭 그게 제가 잘해서인 건 아니겠지만, 후배로 들어오면 앞으로도 잘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요. Q: 그렇다면 선배님께서는 장학재단 소모임 활동은 안 하셨나요? A: 제가 장학생이 되었을 때 아마 소모임이 처음으로 시작되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그 때는 약간 반강제적인 성격이 있었죠. 평소 관심 가졌던 사진 모임에서 활동하기도 했어요. 또 지금도 주기적으로 가는 연수 내에서의 독서 토론 시간을 통해서도 많이 배웠어요. 재단 친구들을 경쟁 상대(?)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한 사람 한 사람한테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재단인 것 같아요. 이러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 준다니 재단에 대해 점점 고마움을 느낄 수 밖에 없겠죠? ? 개성파 그녀 장혜령, 사회로 나아가다. Q: 인터뷰 초반에 하자센터에서 일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영화 전공에서 프로그램 기획자가 되시다니, 어떻게 되신 건가요? ^^ A: 영화를 전공하면서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상업영화와 저는 잘 맞지 않았어요. 그리고 저는 글 쓰는 것을 좋아했죠. 지금도 물론이고요. 그래서 졸업하고 처음 얻는 직장이 ‘한길사’라는 출판사였어요. 그 때 책을 몇 권 진행하면서 제 능력 밖의 일들로 벅차서 그만두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에 하자센터에 입사하게 되었죠. 사실 하자센터는 10대 때 프로그램을 참여하러 들렀었는데 그 곳에서 일을 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Q: 좋은 기회는 정말 우연찮은 기회에 찾아오는 것이네요. 그럼 여태까지 기획하셨던 프로그램들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A: 사실, 아직 입사한지 얼마 안돼서 제가 주도해서 진행한 프로젝트는 아직 없어요. 만약 제가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다면 글쓰기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고 싶어요. 어떤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고등학교 때 까지 우리는 글쓰기를 이성적인 방식으로 배우고 있다. 그래서 글이 열리지가 않는 것이다. 단순히 잘 쓰는 글로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라고요. 저도 그 말에 굉장히 공감해요. 생각을 열어주는 글쓰기에 관한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고 싶더라고요. 처음에는 단기적인 프로젝트로 했다가 참가자들의 반응을 살핀 후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싶습니다. Q: 선배님께서 글쓰기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면 꼭 가서 들어야겠는데요. 그럼 앞으로는 계속 하자센터에서 일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A: 당분간은요. 사람마다 목표가 다르고 하고 싶은 게 다른데 한 곳에만 안주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런데 이 일도 나름 바쁨 속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하자에 있을 예정이에요. 가끔은 의미 없게 느껴지는 일도 해야 하고 시간 대비 변화가 너무 더디게 보여 저의 노력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제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변화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재미와 보람을 느낀답니다. ? 민초의 후배들에게 한 마디 Q: 앞으로 사회에 진출할 민초 후배들에게 한 마디를 남겨주신다면요? A: 저는 그저 재미있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공부도 좋고 다른 의미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미를 느끼는 것도 이에 못지않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취업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마세요. 직장은 어차피 다녀야 하는 것이라고 자기 스스로가 타협하게 되면 마음도 편해지고 일상생활도 윤택해질 거예요.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바로 도전해보세요. 아직 젊고 그 뒤에 일은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아요. 이렇게 이것저것 하다 보면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게 되고 그렇게 된 후에 그 일에 몰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한 마디로 활기차면서도 그 속에 진지함과 고민이 묻어나는 흥미로운 인터뷰였다. 자기 분야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고집, 그리고 사회의 흐름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조화를 추구할 줄 아는 사람.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실현하려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은 획일화된 꿈만을 쫓는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경종을 울릴 만했다. 앞으로도 그녀가 뚜렷한 자기 세계를 바탕으로 그녀가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Wed Sep 01 2010 16:45: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