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인터뷰

강민경

마음의 병을 치유해주고픈 따뜻한 법조인 4기 안상현!

Tue Jun 28 2011 01:54: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법의 힘은 위대하다. 법전에 씌여져 있는 몇 문장은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국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의무를 지게 한다. 만인에 대해 평등하다는 법, 그 점이 법의 매력일까. 민초인의 다수가 공명정대한 법관이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딱딱한 법 앞에서도 따뜻한 법조인을 꿈꾸는 4기 안상현 선배를 만나보았다. ‘따뜻한 법조인’ 안상현 1. 안녕하세요. 먼저 이 글을 읽고 있을 민초인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민초 4기 안상현입니다. 지난해 사법연수원에 입소해서 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많이 웃는 편인데, 좋아서 웃을 때도 있고 좋아지려고 웃을 때도 있어요. [사진1] 활짝 웃는 모습의 4기 안상현 선배 2. 민초인의 많은 분들이 각 고시에 도전하고 있는데, 그 중 사법고시에 합격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어린 시절부터 법에 대해 관심이 있으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특별히 법에 관심을 갖지는 않았습니다. 그 정도로 조숙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어렸을 때, 두 전(前) 대통령이 처벌을 받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는데, 그 사건을 계기로 법의 존재를 알았던 것 같아요. 3.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기분이었나요? 합격자 명단에서 제 이름을 보았던 그 순간은 멍했어요. 잠시 후 제가 합격한 것이 맞다는 것을 알았을 때 곧바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어요. 제가 사법고시을 공부할 때 우리 가족이 저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었고, 희생한 것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 중 어머니가 가장 많이 고생을 하셨어요. 그 때 어머니가 한참동안 우셨던 것 같아요.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는 사법고시 준비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4. 사법고시 합격을 저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법연수원 2년차이신데, 사법고시을 준비할 때와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을 때 법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있으셨나요? 조금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사법고시을 준비할 때에는 법을 만능의 도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연수원에 들어와서 실제 일을 배우고, 또 가까이에서 선배들이 하는 것을 보니 법이 할 수 있는 일은 정해두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사법의 영역을 명확히 해서 그 범위에 있는 것만 하고, 그 범위를 넘는 것은 정치가나 행정가 등 다른 영역에 맡겨두었어요. 그래서 연수원에 들어온 후에는 법조인은 법을 가지고 정치를 하려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5. 법과 정치. 저는 두 분야다 잘 모르지만 법과 정치가 한데 모아지면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게 되겠지요. 혹시 법 공부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으셨나요? 연수원 1년차 때 생각이 많아졌어요. 3월에 법정방청을 하는데, 그 때 민사법정과 형사법정에 가서 실제 재판을 하는 모습을 봐요. 그런데 제가 들어갔던 법정은 유난히 원고·피고, 고소인·피고인 등이 법정에서 감정이 섞인 소리를 많이 질렀어요. 판사가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그 말에도 아랑곳없이 계속 자기가 할 말을 다 했어요. 그때는 제가 감당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바로 뛰쳐나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평생 저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런 소리를 들으면서 일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당시는 그럴 자신이 없었어요. 그 때 선생님을 하는 친구가 유난히 부러웠어요. 똑같이 사람을 대하는 직업인데 저보다는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니까요. 그 때 법은 나한테 맞지 않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관점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원고·피고, 고소인·피고인 등이 법정까지 오려면 많은 정신적·물질적 고통을 받는 것 같아요.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는 더 말할 것 없고요. 그래서 그 사람들이 법정에서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한것도 자기 가슴속에 맺혀있던 고통과 억울한 마음을 그 법정에서 다 드러내어 판사에게 전달하려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감정을 법정에 내려놓고 조금 나아진 마음으로 돌아가면 법조인은 소송의 전 단계에서부터 소송이 끝날 때까지 그런 사람들의 감정을 받아서 풀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능력이 필수적이겠지요. 6. 사람들의 감정을 풀어주는 것이 법조인이라는 말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진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아직 고민 중이에요. 저는 아직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3년 동안은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할 것 같아요. 그 기간 동안 진로에 대해서 차분하게 생각해 보려고 해요. 다만, 검찰청에서 실무수습을 받을 때, 검사장님으로부터 검찰은 안 맞는 것 같다며 진로를 다시 생각해보라는 말을 들었고, 로펌 변호사는 근무시간이 지나친 듯해서 가정을 챙기기 어려울 것 같아 끌리지 않아요. 7. 앞으로 어떤 법조인이 되고 싶으신가요? 예전에 어떤 변호사가 법조인을 의사에 비유하면서 의사가 육체의 병을 고쳐주는 직업이라면 법조인은 사람의 마음의 병을 치유해주는 직업이라고 했던 적이 있어요. 실제 실무수습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보면, 법조인에게는 정확한 법 지식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가슴속에 쌓여있는 좋지 않은 감정을 받아내 풀어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려면 인간에 대한 애정과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또 실무를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않고 싶습니다. 실무가는 직접 현실의 문제를 접하기 때문에 생동감이 있지만 문제에 기계적으로 접근하다보면 제자리걸음을 하기 쉬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연구형실무가를 지향합니다. 그리고 안철수 교수님처럼 ‘가득 찼을 때 버리고 새롭게 채우는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민초인’ 안상현 8. 민초 장학재단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그리고 지원(면접) 당시 기억나는 모습이 있다면요? 1학년 때부터 장학금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학교 장학계 홈페이지도 자주 보았었는데, 민초 장학재단은 학교에 붙어있던 포스터를 보고 알았습니다. 그 포스터를 3기 선배님들이 붙였다고 들었어요. 면접을 할 때, 같이 면접을 보러 들어간 사람들 중에 제가 가장 말을 많이 더듬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저는 민초 장학생이 안 될 줄 알았어요.^^ 9. 선배님에게 민초란 어떤 존재였나요? 대인적인 측면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에 다닐 때 저는 학교와 학과 틀에 갇혀버리는 것을 제일 싫어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법대에 다니는 친구보다 다른 전공에 다니는 친구들을 사귀려고 했고, 다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더 많이 알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외국인 친구들도 만나려고 했어요. 그래야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대학에 다닐 때에는 부모님에게 의존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어서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제 시간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절대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20대의 귀중한 시간을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썼다는 것이 참 고마운 것 같아요. 그리고 사법고시공부를 하고 있을 때에는 민초에서 고시장학금을 받아서 좀 더 나은 공부환경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민초 고시장학금이 없었더라면 생활비, 수험자료 구입비 등을 모두 부모님에게 의존해야 하니까 공부할 때 마음이 좀 더 무거웠을 것 같습니다. 10. 장학재단 내 소모임 활동은 하셨나요? 사법고시을 공부하려고 스터디그룹을 짰는데 그것이 소모임으로 되어서 짧게 활동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을 것 같은데, 그때는 제가 대인관계에 서툴러서 같은 소모임원들에게 상처를 줬던 것 같아요.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그리고 현재는 등산하는 소모임인 ‘산내음’에 속해있는데, 실제로 등산을 한 적은 한 번도 없고요, 가끔 민초 장학생이 결혼을 하면 결혼식장에서 만나요. [사진3]민초4기 김대수 선배 결혼식에서민초인들과 함께! ‘꿈을 향해 전진하던 대학생’ 안상현 11. 학생 시절부터 공부하시느라 여념이 없으셨군요. 개인적으로 ‘고시생’이라고 하면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이 떠오르는데요. 선배님의 대학생활은 어떠셨나요? 학점에 그렇게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어요. 학교 수업이 학점을 잘 받는다는 의미보다는 사법고시과목을 공부한다는 의미가 더 강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수강신청을 할 때 교수님이 학점에 후하지 않더라도 듣고 싶은 수업을 들으려고 했습니다. 학점은 눈 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이고, 잘 배우는 것이 더 큰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는 저학년 때부터 사법고시을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입학하자마자 고시반에 들어가려고 애를 썼었는데, 그것이 좌절되자 한일학생회의라는 단체에 가입을 해서 활동했어요. 참으로 다행인 것은 1, 2학년 때 고시공부 한다고 도서관에 앉아있지 않고, 한일학생회의 활동을 하면서 기업체에 가서 섭외를 받고, 우리 이름으로 된 행사를 실제로 해보면서 사회활동을 조금 맛보았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일본 대학생을 실제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역사적인 문제를 외면할 수 없지만 과거에 얽매여서 앞으로의 관계를 발전시키지 못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사진3] 한일학생회의 활동시절 안상현 선배(우측에서 두번째) 12. 학생 시절부터 사법고시 준비에 굉장한 노력을 하셨군요!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인 민초인들에게 ‘대학생일 때 이거 꼭 해봐라!’라고 추천해주고픈 일이 있으신가요? 자기의 세상을 넓혀야 하는 것 같아요. 대학을 졸업하면 자기 세상을 더 크게 하는 것이 힘든 것 같아요. 자기 직업에 치이고, 주변 사람을 챙기다보면 제한된 틀에 갇혀버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대학생일 때 자신의 사고, 활동, 대인관계 등이 더 넓혀질 토대를 만들어 두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약간의 일탈도 필요한 것 같아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내가 이걸 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나 답지 않다 말하겠다 싶은거요. 일탈을 좋지 않게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저는 일탈을 통해서 자아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 다니거나 결혼을 하거나 자녀가 생기면 일탈은 생각보다 하기 쉽지 않잖아요? 13. 많은 선배님들이 공통된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넓고 깊은 세상을 보아라!’하고요. 선배님도 자기의 세상을 넓히기 위해 혹시 공부 이외에 관심을 가졌던 분야가 있으신가요? 저는 사법고시가 끝나고 나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이 날 때마다 적어두었는데,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서예’였어요. 사법고시을 공부하면서 점점 말이 없는 편으로 바뀌어서 그런지 서예가 잘 맞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시험 직후 예술의 전당 서예 아카데미에 등록해서 한 학기 수업을 들었습니다. 지금은 연수원 때문에 제대로 하지 못하지만 아마 연수원을 수료하고 병역의무를 이행할 때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의 서예선생님께 차를 마시는 법도 같이 배웠습니다. 차 마시는 것은 지금도 즐겨요. 저는 술자리보다는 차를 마시는 자리의 분위기를 더 좋아하거든요. 매년 4~5월이면 새로운 차가 나오는데 올해 마실 차를 조금씩 사모으는 중이에요! ‘감사의 힘’ 안상현 14. 마지막으로 민초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항상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의 마음이 고약한 것이 처음엔 고맙게 생각하다가도 그것이 반복되면 당연하게 생각하고, 나중에는 마치 자신의 권리인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받은 것을 주신 분에게 돌려드릴 수도 있지만, 내리사랑처럼 도와줄 사람에게 돌려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직업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그러면서 자신도 행복감을 맛보는 분들이 되시면 좋겠어요. 법전에 있는 딱딱한 문장들을 다루는 법조인의 이성적이고 날카로운 모습보다는 따뜻함, 웃음, 여유가 넘치고 그 속에서도 법에 대한 열정을 찾아볼 수 있었던 그의 모습에서 법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의 마음 속 병을 치유해주는 법조인이 되어있는 그를 곧 만나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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