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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인터뷰

[ 금융에서 정의를 찾다 1 ]- 6기 박영진

김경환

"非일관적일지라도 지향점을 계속 만드는 것이 중요"졸업생 인터뷰6기 박영진 ‘사법, 행정, 교육, 언론 및 기타 전문 분야에서 민초의 삶에 대한 신실한 이해와 이에 근거해 우리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하여 진력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많은 민초인들이 알고 있듯이 우리 재단 출신의 졸업생들은 위의 민초장학재단 설립취지처럼 한국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사법, 행정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편, ‘Occupy Wall Street’라는 구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 사회를 넘어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일부 탐욕적인 금융인들을 향한 민초들의 질타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번 졸업생인터뷰는 이러한 금융인들에 대한 민초들의 따가운 시선이 심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한국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금융인의 바람직한 삶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그 이야기의 시작으로 민초장학재단 6기 장학생 박영진 BOA Merrill Lynch RA를 만나보았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6기 박영진입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2012년 8월에 졸업했고, 2012년 3월부터 메릴린치 증권에 Research Assistant로 합류하여 일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증권사 RA는 업무의 양이 무척 많기로 유명한데,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나요?RA는 Research Assistant의 약자로서 쉽게 말해서 리서치 센터에서 애널리스트로 성장해나가는 3, 4년 과정의 프로그램이라고 이해하셔도 좋습니다. 리서치라고 하지만 단순히 구글링(인터넷을 통한 정보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관련된 정해진 소스를 통해 자료를 가공하여 애널리스트가 투자자들에게 유의미한 리포트를 낼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일을 시작한지는 아직 7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양하고 새로운 일들을 많이 접하면서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 간략히 말씀드리면 대략 오전 7시까지 출근하여 7시 30분에 리서치 센터 전체 미팅을 갖고, 아침을 먹은 후에 본 업무를 시작합니다. 업무에는 주로 애널리스트들의 자료를 준비하는 업무와 우리 증권사의 클라이언트들이 이메일 등으로 보내오는 Request들을 처리하는 업무 등이 있습니다. 특히 클라이언트들의 요청을 처리하는 일은 장기적으로 증권사 수익의 근원이기 때문에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처리되어야 합니다. 퇴근 시간은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들어오는 시각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정하지는 않지만 평균 저녁 11시에 퇴근하고, 최근에는 일이 많아서 주로 12시, 1시에 퇴근하고 있습니다.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BOA Merrill Lynch 서울지점에서 6기 장학생 박영진 선배님을 만났다.** 혹시 학창 시절부터 금융의 길을 생각해오셨나요?아니요. 저는 장래희망이 수시로 변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때는 위인전을 읽다보니 과학자가 되고 싶었고, 중학교 때는 의사가 멋있어보여서 의사도 생각해보았고, 고등학교 때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연세대학교 사회계열로 입학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회계열에 입학해보니 법전이라는 정해진 기반으로 사회의 정의를 구현하는 일을 하는 법조인도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중요한 구성원이지만, 그보다 저는 완전히 새로운 가치들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는 일이 더 적성을 살리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공으로 경영학을 선택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저의 성향과 정말 잘 맞았습니다. ** 경영학 전공자로서 대학 시절에 어떤 활동을 주로 하셨나요?저는 크게 마케팅과 IT 두 가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케팅은 누군가를 설득하고 소통해서 움직여나가는 자체가 매력적이었고, IT의 경우에는 새로운 가치창출의 중심에는 주로 IT 산업이 있었기 때문에 ‘BIT’라는 IT관련 경영혁신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등 IT산업을 통해 이 사회의 변화를 빠르게 포착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저는 IT기업 CEO가 정말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이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기에는 먼저 컨설턴트가 되는 길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 주로 마케팅과 컨설팅 분야와 관련된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예를 들어 MCM에서 후원한 중국 진출 전략 프로젝트에 저희 팀이 선발되어 팀 작업을 수행했을 때나, 현대자동차와의 산학 연계 프로젝트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어 중국에 견학했던 일들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처럼 저는 학교 밖에 있는 현장에서의 활동을 더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경영학이 실용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학교 수업에서는 다소 오래되고 지금은 적용되기 힘든 이론들이 활용되는 경우가 있어서 그보다 실제적인 현장 활동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현실을 더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대학 재학 시절 활동들을 보면 ‘금융’과는다소 거리가 있는 활동들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어떻게 메릴린치 증권에 입사하게 되셨나요?어린 나이일수록 폭넓은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다양한 규모의 기업, 서로 다른 업무 부서에서의 인턴 경험을 갖고자 노력했습니다. IT관련 벤처기업, 아모레퍼시픽 경영전략팀, GE Capital의 재무분석팀 등 작은 기업에서부터 글로벌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에서 인턴을 하면서 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커가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인턴을 하고 있던 한 기업의 매니저 분께서 메릴린치 증권의 신규채용 소식을 알려주셨습니다. 이때 저는 처음에는 첫 직장으로 컨설턴트를 생각하고 있었고 제가 추구하는 길과 금융은 다른 길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업과 산업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전략을 이해하고 가치를 분석하는 일 등이 컨설팅과 유사한 측면이 많았고 여러 산업에 대해 심도 있게 배울 수 있는 장점 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나중에는 결국 메릴린치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실제로 일을 해보신 결과, 외국계 증권사에 입사하는 경우에 장점이나 유의할 점이 무엇라고 생각하시나요?대표적인 장점은 글로벌 네트워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외국계 증권사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등이 주요 클라이언트인데, 이 클라이언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정보 습득과 전달 차원에서 빠르게 글로벌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춰야 합니다. 메릴린치의 경우, 전 세계 각국에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다소 미흡한 국내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뛰어난 경제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 속에서 매일 성장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하나의 장점입니다. 저는 매일 모닝미팅에 참석할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회의실의 원탁에서 IMF 이코노미스트가 배석한 가운데 대표 애널리스트, 세일즈 부서 대표, 트레이딩 부서 대표 등이 한데 모여 홍콩 사무실과 함께 글로벌 업계 흐름에 대해 40분간 회의를 합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보람 있는 일이지만, 종종 애널리스트의 부재중에는 제가 직접 그 분들 앞에서 발표를 할 기회도 주어집니다. 단지 자동차, 조선 분야의 담당자라는 이유만으로 저보다 훨씬 뛰어나신 분들께서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시고, 그 안에서 항상 겸손하게 배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살인적인 스케줄과 무거운 책임감 등은 반드시 극복해내야 하는 이 업계 사람들의 공통적인 과제입니다. 가끔은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모닝콜 소리를 듣고 새벽 6시인 것을 확인할 정도로 업무가 과중하면 일상에 대한 여유가 없습니다. 이런 정신없는 환경 속에서 저도 정말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는데, 한 번은 여러 업무가 한꺼번에 밀려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업무 중 하나는 어떤 클라이언트와 기업의 미팅 자리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었는데 저는 그날 너무 녹초가 되어 일했던 나머지 그 일의 진행상황을 세심하게 체크하는 것을 깜빡 잊었습니다. 얼마 후에 그 회사에서 공식적인 항의를 해왔고, 저는 그 클라이언트가 우리 회사의 가장 큰 고객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나중에 일이 잘 마무리 되었지만 자칫하면 회사에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었던 큰 실수였기에 지금은 항상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정리하면서 스케줄을 철저히 관리하는 습관을 기르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계 회사인 만큼 직원끼리의 대화를 제외한 모든 의사소통이 영어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외국어를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업무 진행에 차질이 생길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로부터 신뢰 받기 어렵습니다. ** 본인에게 민초재단이란 어떤 의미가 있나요?저에게 민초장학재단은 힘들 때나 좋을 때나 뒤에서 저를 든든하게 지켜준 매우 큰 산과 같은 존재입니다. 학비에 대한 걱정 없이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 것도 큰 도움이지만, 제가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6기 동기들 및 선후배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6기 동기들과는 벌써 서로 알고 지낸 지 7년이 되가는데,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지금도 최소한 몇 개월에 한 번씩은 만나고 있습니다. 각자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항상 최선을 다하는 친구들을 보며, 저 또한 꾸준히 자극받고 힘을 얻었습니다. 이 사람들을 만난 사실만으로 저에게는 매우 감사한 일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민초장학재단의 정신이 깃든 장학금을 받았기에 그 철학에 반하는 행동을 스스로 경계하게 되는 도움도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놓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 방금 민초장학재단의 정신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일부 사람들은 금융인들이 소위 ‘돈 놀이’를 한다고 비난하며 금융회사를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선배님은 금융인으로서 민초장학재단이 추구하는 정신을 실현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의 투자의사결정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적인 식견을 제공하는 일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돈의 기반은 내가 내는 국민연금,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 어떤 가장의 퇴직금 등 결국 우리들의 돈 입니다. 투자자들은 우리 돈을 대신 투자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 과정에서 애널리스트가 근본적인 투자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누군가의 자산, 연금 증진을 이루는 일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자본은 피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는 적절하게 적시적소에 흘러들어가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산업이 유지되며, 경제가 돌아가고 영속됩니다. 이런 점에서 애널리스트는 자본이 필요한 곳에 적절히 공급되도록 필요한 곳을 알려주는 직업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민초장학재단이 추구하는 바는 나라에 도움이 되는 대의적인 차원에서 진력할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금융시장은 자칫 자기 돈만 밝히고 탐욕적인 정신으로 돈을 운용한다면 이에 따른 피해가 무척 광범위하게 전이되는 위험이 있고 민초장학재단의 정신에 반하는 경영을 할 유혹도 많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 산업의 중심에 있는 애널리스트 또한 그 예외가 아닙니다. 제 마음 속 목표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건전하게 자본이 흘러들어가게 만드는 역할. 이 일에 협력하는 애널리스트가 되고자 노력한다면 충분히 이 사회의 건강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꿈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단기적인 꿈은 이 곳에서 제 재무적, 언어적, 산업적 지식에 대한 역량을 쌓고 3, 4년 안에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투자 자문을 하는 것이 아닌, 직접 투자자가 되어서 펀드를 운용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언젠가 세계 3위권 규모의 국민연금의 운용역이 되고 싶습니다. 물론, 이제껏 제가 그래왔듯이 꿈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바뀔 수 있습니다. 꿈은 장기적 목표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민초장학재단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시기 바랍니다.과거와 다르게 저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변화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이러한 변화는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이하는 기술적 변화에서부터 싸이의 말춤을 미국인들이 따라 추는 문화적 변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본인의 꿈을 고정적으로 정해놓고 ‘이런 방식으로 성장해서 이런 일만 해야지’라고 단정짓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태도는 현실적 측면에서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특정 산업이나 직업, 회사를 모두 포함해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저 또한 지금까지 장래희망이 수시로 변해왔고 직업 선택도 컨설팅에서 애널리스트로 변하는 등 다소 일관적이지 못한 경험들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럴 때마다 가만히 앉아서 고민을 하기 보다는 직접 현실에 부딪혀보면서 경험해보고 변화하는 사회에 스스로를 적응시키고 단련시키려는 노력입니다. 후배님들도 꿈을 설정하고 노력하시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양한 경험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때로는 의미 없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각각의 경험에서 얻는 배움 하나하나는 결코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며 결국에는 본인의 궁극적인 꿈에 도움이 되는 큰 자산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후배님들도 설령 본인이 계획한 루트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주어졌다고 할지라도 앉아서 고민하기보다는 변화하는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응해가신다면, 그때그때 얻은 지식과 경험들을 활용해서 더 큰 꿈에 도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졸업생 인터뷰 담당 기자 11기 김경환 (kyungwhan0305@gmail.com)

Tue Oct 30 2012 08:30: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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