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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인터뷰

[졸업생 인터뷰 - 9기 권현우 선배님과의 만남]

조세회

?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A. 안녕하세요. 저는 9기 권현우입니다.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2012년부터 13년까지 2년 간 외무고시 공부를 했었고, 이번 3월에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정치학과에 입학할 예정입니다.Q.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앞에 “후배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적혀 있는 장학생 모집 대자보를 보고 제가 연락을 드려서 처음 선배를 만났었는데 그 때 선배가 재단 장학생 면접보고 온 일화를 이야기 해주셨던 게 생각나요.A. 당시에 면접관분들과 통일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가 거의 싸울 듯이 열변을 토하고 왔었어요. 장학재단 건물에서 선릉역으로 걸어 내려오는데 '아. 난 떨어졌다.'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얼마 후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합격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전 생각했죠. 물론 틀린 생각일 수 있겠지만, 우리 장학재단에서는 ‘민초’를 위해서 자신의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면서 그런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고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주관을 고수하는 사람들, 다시 말해 자신만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선발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Q. 곧 대학원 입학 예정이신데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A. 지난 2년 간 외무고시를 공부하면서, 앞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구체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정치학을 공부해서 정부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부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실력을 갖추어서 “권현우”라는 사람이 정부에서 일을 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더 열심히 해야겠지만 말이죠. Q. 늘 변함없이 한결같은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언제부터 그 꿈을 갖게 되셨나요? 계기가 있나요?A.처음 외교관이 되고자하는 꿈을 가진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세계지도를 봤을 때입니다. 지도에서 우리나라를 찾는데 잘 찾지 못했습니다. 제가 걸어서 어딘가를 가기에는 그렇게 큰 나라가 지도 위에서는 정말 작은 나라였습니다. 또 지도를 가만히 보는데 우리나라 주변에는 흔히들 강대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이 모여 있다는 것을 알아채게 되었습니다. 그런 사실을 보면서 어렸을 때 진짜 순수한 생각으로, 순간 ‘내가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아, 뭔가 다른 나라들과 관계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느꼈고, 또 그런 관계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알아보니 ‘외교관’이라는 직업이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외국과 관계되는 일을 하는 직업이더군요. 그래서 외교관이라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쭉 외교관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Q. 선배님의 좌우명, 삶의 모토가 궁금해요.A. 버트런트 러셀의 삶의 신조 3가지가 있는데 1.사랑에 대한 열망 2. 지식에 대한 탐구 3. 인류 고통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연민입니다. 버트런트 러셀은 단지 생각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조를 이루고자 행동했다는 것을 통해 더욱 존경심이 깊어지기도 했습니다. 그의 신조가 나에게도 많이 와 닿는다. 저 세 가지 신조는 읽을 때마다 전율을 느낍니다. 저 역시도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의 대한 열망이 있고, 지식에 대한 열망 때문에 책을 읽습니다. 아프리카에 굶어 죽고 있는 아이의 고통에 대해서 과연 그런 고통이 그 아이만의 고통이 아닐 것이 것이라 생각하면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의 삶만 생각하며 살게 되면 나치와 다르다가 없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구조를 방관하게 되면 분명히 어떤 형태로든 나에게 두 배 세배로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고통을 같이 느끼는 것은, 대가를 치루는 것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써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물질적으로는 진화하여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되지만, 오히려 지금 더더욱 사람들이 자신의 일이 아닌 것에는 관심을 끄고 등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인간이면 누구라도 인류에 대한 연민과 관심을 가져야된다고 생각하고 나 역시도 물론 인간은 굉장히 이기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성선설이라고 믿고 있어요. 이건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입니다. 사람은 감성의 동물이 아니라 이성의 동물이라고 저는 믿고 있어요. 소설 '데미안'에 보면 '알을 깨는 새는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깨고 나온다.' 라는 구절이 있어요. 제가 이 표현을 소개하는 이유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삶은 타협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인 기둥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사람들은 자신만의 기둥이 없이 허황된 집들을 짓고 있어요. 자신의 삶을 선택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우리가 지지만, 그 선택을 우리가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심지어 부모도 내 인생을 책임져 주지는 못하지 않나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선택을 남의 기준점에서 찾지 말아야 해요. 하나의 알을 깨고 나와도 분명히 새로운 알은 존재합니다. 그걸 계속 깨고 나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전 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어려운 질문들이고 제가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질문들입니다. 첫 번째, 나는 누구인가. 두 번째, 나는 어떤 사회를 바라는가. 세 번째, 내가 바라는 사회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가 그 질문들입니다. 이런 질문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보고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하고 있어요. 죽을 때까지 이 고민들에 대한 완벽한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지만 이런 고민들이 쌓이고 쌓여서 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Q. 선배가 바라는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요?A. 서로가 서로에게 나쁜 감정을 최대한 줄인, 사람과 사람과의 악의(惡意), 국가와 국가 간의 악의가 없는 그런 사회, 최소한의 평화적인 사회를 바라고 있어요. 지금과 같이 친구는 없고, 내 편도 없는 극심한 경쟁 사회. 이건 아니라고 봐요. 인간은 원래 자유로운 존재고 모든 사람들의 자유는 똑같이 주어져요. 그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를 택하든 공산주의든 사회주의든 그 안에서도 자유는 똑같이 존재해야 합니다. 자유는 찾는 게 아니라 원래 있는 것이죠.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막고 있는 자유를 깨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Q. 선배가 말한 세 가지 중 '선배가 바라는 사회에서 선배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A. 인간을 더 관찰하고, 성선설을 증명하는 것. 공부하고 글을 쓰고, 또 거기서 머무는 게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 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공부하고 정신적으로 깨치고 난 후에 행동으로 실천하고 싶어요. 행동만 하는 사람도, 말만 하는 사람도 싫습니다. 정확한 이해가 없는 무조건적인 도움은 진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거지한테 돈을 주는 것은 거지를 죽이는 것이죠. 다른 이들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는 것,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Q.선배가 엄청나게 책을 많이 읽으신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 이 질문 꼭 해보고 싶었어요. 선배님에게 책이란?A. 책을 많이 읽는다고 소문이 나있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아요. 하지만 저에게 책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긴 하죠. 저에게 책이란.... 공기라고 생각해요. 주변사람에게 ‘넌 취미가 무엇이니?’ 라고 물어봤을 때 아무도 ‘숨쉬기’라고 말하는 사람 없는 것처럼 독서도 취미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책은 옆에 있으면 당연히 읽어야 하는 것이에요. 만약 책이 없었다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표현하고, 전달되도록 하는 방법은 한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책을 읽지 않는 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회가 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워요. 사람들과 책을 읽으면서 책에 들어있는 생각이라든지 내용 등을 통해서 공통점을 갖게 되고, 그런 공통점 때문에 더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으니까, 읽는 책들도 자신만이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한 책만을 읽다보니 공통점이 부족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자신의 이야기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자신과 타인이 다르다는 것 역시 책을 통해 배운다고 생각해요. 사람의 생각이 이만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말이에요. 이렇게 책 이야기를 계속하니 재수 없이 보일까봐 걱정되네요. 하하^^Q. 기억에 남는 책 한권 추천해주세요.A.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을 추천해요. 제 세계관을 크게 한 번 흔들어주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노동을 하는 이유, 우리가 어떻게 임금을 받고, 어떻게 정치경제가 운용되는지 등을 통찰력 있게 쓴 책이라고 생각해요. 생각을 열게 해주는 좋은 책이기에 추천해요.Q. 선배를 생각하면 '수업시간에 제일 질문 많이 하던 학생' 의 모습이 기억이 나요.A. 그건 우리 어머니의 철학이에요. ‘모르는 건 질문해라’.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가 ‘모르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닌데 모르는 걸 그냥 지나가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들 말하잖아요. 그 말처럼 나 역시도 궁금한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문하지 않는 태도는 잘못됐다고 생각헤요. 좋은 질문이 좋은 학생을 만든다고 생각했기에 저는 수업시간에 많은 질문을 교수님과 학생들의 발표 시간에 했었어요. 질문한다는 것은 본인의 지식 자랑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뻔히 틀린 것을 보고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고쳐주어야 제대로 된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에요. 연장 선상에서 질문을 하지 않으니까 책도 읽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책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죽어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 죽은 텍스트에 질문을 던지고, 살아있는 자신이 계속 생각을 하고 질문을 던져야 자신에게 발전이 있다고 봐요. 만화책이던 소설책이던 질문을 가지고 읽게 되면 그 속에 있는 생각을 읽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사소한 것에서도 배울 점을 찾으려 하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봐요.. 이렇게 사니까 인생이 피곤해지고 자연스럽게 여자 친구도 없어지고.. 하하^^Q.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좋은 말 한마디 해주세요.A. 우리가 장학금을 받는 뜻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장학금을 받는 이유는 우리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서가 아니라,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더욱 자기 전공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라고 장학금을 지원해 주는 것이겠죠.우리는 “민초” 장학재단에 소속된 장학생입니다. 민초라는 사람들은 쉬이 눈에 보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그러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더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누군가를 더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돕게 하려면 어느누군가보다 더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우리는 더 전문성을 기르고 남들보다 열심히 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Thu Feb 27 2014 07:18: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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