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인터뷰

11기 장학생 황진실 인터뷰

김주수

주수 : 간단하게 자기소개와 근황 좀 부탁드립니다. 진실 :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10학번, 민초 11기 황진실입니다. 작년에 1년 동안에는 과외를 주로 하였고, 이번 겨울방학에는 배낭여행 형식으로 남해안에 다녀왔습니다. 그 외에는 딱히 특별한 활동은 없었습니다. (웃음) 주수 : 전공이 서어서문학과라고 하셨는데, 전공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진실 : 사실 전공에 대해서는 흥미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하는 성격인데, 전공도 제가 좋아하는 것을 고르다 보니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전공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된 수업이 있었는데요,‘스페인어 권 명작의 이해’라는 수업이 바로 그 수업입니다. 이 수업을 듣고 나서 남미 작가의 글에 감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스페인어 자체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에 대한 흥미가 강하게 생겼고, 그리하여 전공을 서어서문학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배운 걸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진로를 가고 싶은데요, 그래서 스페인어를 활용할 수 있는 행정직인, 국제통상직도 생각해보았습니다. 또한 저는 인문학에 대해서도 굉장히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문학은 공직에 굉장히 중요한 키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역사를 통해 미래의 정책을 생각하고, 철학을 통해 제 자신의 가치관을 제대로 정립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저는 전공뿐만 아니라 인문대 학생으로서 문학, 역사, 철학을 골고루 공부하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주수 : 그러면 어떠한 진로를 생각하고 있나요? 진실 : 저는 배운 사람이라면 배운 만큼 사회에 공헌해야한다는 생각을 바탕에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고등학교 때는 언론 계통으로 나아가려 했었습니다. 기자가 꿈이었고, 또 손석희 씨가 롤 모델이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주체적으로 피력하고 또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 깊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손석희 씨가 사람들이 모르지만 알아야하고 윗선에서 숨기는 내용을 폭로하여 결국은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처럼,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 3 광우병 사태를 지켜보면서 언론이 결국은 정계와 재계의 논조를 따라가는 경향을 발견하고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기자도 결국은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능동적인 자율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방황도 잠시 했으나 고등학교 은사님께서 제 방황에 해답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진정으로 사회를 바꾸고 싶다면 단순한 진실 폭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직접 정책을 결정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요. 그리하여 대학교에 와서 진로를 다시 탐색하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로 선택하게 된 것이 행정고시입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안정성을 바라고 고시를 하지만, 저는 사회의 정의와 부의 배분 문제를 결정하여 궁극적으로는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싶기 때문에 고시를 하고자 합니다. 고시를 통해 올라갈 수 있는 위치는 분명히 제가 가려는 목표에 좋은 도구가 되어줄 테니까요. 주수 : 평소에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 둔 점들이 있나요?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얘기라든지, 혹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싶다는 얘기들이요. 진실 : 첫째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사람들이 저를 어떤 얘기든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환경의 차이 그리고 가치관의 차이 등으로 인해 사람들은 서로 다른 모습을 지니며, 그 결과 자신들만의 비밀을 간직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내면 깊숙이 담겨있는 비밀들을 털어 놓고 또 고민을 쉽게 얘기하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저는 배우려는 욕심이 많고 또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저는 한 달에 하나 씩 새로운 활동을 하려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저번 달에는 잘 몰라서 생소한 야구 경기의 규칙을 배워봤습니다. 이런 계획을 통해 얻는 것은 많습니다. 사실 무엇인가를 알아간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일일 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지식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의 폭을 넓혀 간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계획들을 수행하려고 지나치게 제 자신을 옥죄는 게 아닌지 가끔 의문이 듭니다. 욕심이 많은 만큼 많은 일들을 벌여 놓지만, 그 도중에 너무 지쳐서 포기해버리고 싶은 적도 있었거든요. 가끔은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에 'Black Swan'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었던 영화였습니다. 남들이 요구하는 완벽함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자기 자신을 억압하는 한 여자 무용수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결국에는 그 무용수는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여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요즘 들어 저는 조금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여유롭지만 할 것 다하는 사람이라고 할까요? (웃음) 물론 이러한 삶을 산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겠지만, 조급함과 성취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싶다는 게 제 목표입니다. 세번째로, 저는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1학년 때 서어문학 전공 하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강좌에는 외국어 고등학교를 나온 친구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그 실력의 격차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 결과 제 자신이 상당히 위축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의도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당당한 모습 속에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또 자신감 속에서 자신의 실력이 증진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비록 처음에는 당당한 척에 불과할지라도, 결국에는 실력이 뒷받침되는 당당함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또한 저는 제 주위 사람들에게도 소홀하고 싶지 않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들이나 기업가들을 보면 가정생활에 소홀한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느 하나에 몰입하면 다른 것들을 신경 쓰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가족관계와 친구관계 만큼은 챙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일들, 예를 들면 부모님 결혼기념일과 같은 일들을 자주 깜빡하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제가 맡고 있는 일들도 많고 또 주변에 챙겨야 할 사람도 많아서 그랬던 것 같은데, 그래도 제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만큼은 소홀히 대하고 싶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조금 더 독립적인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인정과 칭찬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특히나 아버지로부터의 칭찬을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대학교 1학년 때 저는 제가 좋아하는 활동보다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1학년 여름방학 때 외국어 연극제라는 연극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외국어에 관심이 많아 꼭 이 활동을 해보고 싶었으나, 아버지께서 탐탁하지 않게 여기셔서 결국에는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저는 제 의지보다 항상 아버지의 의지를 앞세우고는 했습니다. 누군가의 기대를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제 모습을 조금씩 바꿔보려고 합니다. 여태까지는 다른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켜주는 저였다면, 이제부터는 조금씩 제 내면에 귀를 기울여서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들을 조금씩 해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남의 저에게 거는 기대를 충족시켜 줌으로써 남에게 만족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통해 남에게 만족을 줄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수 : 진실 학생에게 재단이 주는 의미는 어떤 것인가요? 진실 : 민초 장학 재단은 제가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교류의 장을 열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그 사람들을 만나 진지한 고민을 서로 나눔으로써 같이 성장해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재단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대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보다 훨씬 더 진지하게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 장학 재단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는 축복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주수 : 연애를 함에 있어서 진실 학생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있나요? 진실 : 저는 개인적으로 일명‘밀고 당기기’를 반대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왜 숨겨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거든요. 전 오히려 좋아하는 마음을 숨김없이 표현하는 스타일입니다. 물론 종종 이런 제 모습으로 인해 상대방이 부담스러워 하기도 하지만, 저는 20대 초반만의 순수함은 바로 솔직함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함을 무기로 부딪힘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야 말로 20대 초반의 사람들이 간직해야 할 모습이 아닐까요? 사실 남에게 거절당해 깨져보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제가 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저는 계산적인 연애를 꼭 해야만 된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하고자 합니다. 20대 초반답게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싶은 게 제 바람입니다. 주수 :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진실 : 인터뷰는 한 사람의 내면을 들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비유적으로 표현한다면 나라는 세계를 책으로 써내려 가는 작업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어색해서 하고 싶었던 말을 전부 하지는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인터뷰를 하면서 제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Wed Mar 09 2011 14:22: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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