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

삿뽀로 여인숙

김다미

삿뽀로 여인숙 하성란 소설가를 만났을 때 내가 한 말이라는 것이, ‘참 예쁘시네요.’였던 것 같다. 작가에게는 조금 죄송스럽지만, 작품의 여주인공에 그녀의 우아하고 가녀린 모습을 포개어 보는 것은 꽤나 은밀한 즐거움이다. 살얼음 같이 정확한 그녀의 문체에 얻어맞으면서는 묘한(?) 쾌감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삿뽀로 여인숙』은 조금 특별한 ‘추리소설’이다. 제목을 들을 때 떠오르는 이국적이고 신비한 이미지는 소중한 존재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과 그로 인한 세계의 균열, 그 틈에서 벌어지는 신비한 일들의 근사한 무대가 된다. 한 편으로, 이 책은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두고 진행되는 한 여자의 ‘성장소설’이다. ‘네 번째 에밀레종’을 찾아 삿뽀로 여인숙으로 떠나는 여행에 초대된 우리는 여행을 끝내고 책장을 덮으며 한 뼘 자란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간략한 줄거리] 독자는 언제까지나 함께 할 것만 같았던 쌍둥이 남동생을 사고로 잃어버린 후 많은 것이 달라져버린 여자, 이진명의 뒤를 따라갈 것이다. 둘 만의 것이라 여겼던 소중한 추억이 다른 사람과 공유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진명은 묘한 질투심으로 예기치 않은 보물찾기를 시작하게 된다. 기억과 기억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과정에서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진명은 뭔가에 홀린 듯 이름조차 낯선 ‘삿뽀로 여인숙’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는 ‘고스케’라는 이름의 한 남자와 놀라운 비밀이 기다리고 있는데……. [주요 인물] 이진명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원목 수입상의 사무 보조원이 됨. 화가 나면 풍선껌을 씹는, 즉흥적이고 덤벙대며 자기감정에 솔직한 성격의 소유자. 유난히 추위를 타는 체질로 멕시코 남부의 휴양지 ‘아카풀코’로 여행을 가기 위해 부지런히 영어 공부를 하며 월급의 반을 떼어 적금을 붓고 있음. 선명이 네 개의 에밀레종을 남긴 것을 알게 되어 나머지 두 개의 행방을 찾아 나서게 됨. 이선명 진명의 쌍둥이 남동생. 진명과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트럭에 받혀 즉사함. 사고 당시 왼쪽 귀가 없어져 찾지 못한 채로 화장됨. 자신의 ‘미래’에게 편지를 쓰는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 예지몽을 꾸는 능력을 갖고 있으나 진명 이외에는 알지 못함. 침착하고 성숙하여 가족은 물론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음. 윤미래고등학교 때부터 선명을 사랑했고, 선명에게서 받은 에밀레종을 항상 목에 걸고 다님. 소리 내지 않고 웃으며 신비스럽고 독특한 분위기의 소유자. 우연히 진명의 연락을 받고 진명과 잠깐 동안 함께 살기도 하지만 끝내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자해를 시도함. 그 후, 여기저기로 산행을 다니다가 안나푸르나 봉 정상에서 실종됨. 김정인진명이 다니는 회사 사장의 친구로 골프 장비 수입상의 사장. 화려한 생활 이면에 깊은 고독을 감추고 있음. 진명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만 옛애인과의 복잡한 관계로 진명을 혼란스럽게 함. 삿뽀로에서 태어나 자란 경험을 가지고 있음. 고스케‘와따시노 나마에와 고스케데쓰’(내 이름은 고스케입니다)로 시작된 진명의 환청에서 들리는 목소리의 주인공. 오른쪽 뺨에 칼에 베인 듯한 깊고 긴 흉터가 나 있는 모습으로 진명의 눈앞에 나타났다 순식간에 사라짐. 삿뽀로 여인숙에서 진명을 기다리고 있는 베일에 싸인 인물. [그리고...] 움직이는 귀, 김동휘"세상에. 왜 우린 이렇게밖에 만나지 못하는 걸까? 다음엔 또 어디서 만나는 거냐? 알래스카에서 얼음 낚시 하다가? 아님 사해에서 온몸에 진흙을 바르고서? 그런데 왜 학교로 오지 않았니? 기다렸는데." 여자, 김유미"하지만 그땐 그걸 몰랐어요. 어느 날 봉을 놓치고 떨어져 모래밭 위에 나동그라진 날 보았죠. 열아홉 가을의 일이었어요. 이맘때로군요. 그 이듬해 난 서른 살이 되어버렸죠." 빨간 구두, 최태경"그 작은 상처 하나론 양에 안 차. 온몸이 다 상처투성이가 되도록 만들어 줄 거야. 최소한 상처를 보는 순간만은 날 떠올릴 테지. 하루 종일 괴로운 마음으로 날 생각하게 될 거야." 올이 풀리기 시작한 스타킹, 미스 최"내가 바라는 건 큰 게 아냐. 매일 아침 회사로 출근했다가 하루 종일 전표와 장부를 들치고 아무 일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이제 더이상 하기 싫어졌어. ...... 이젠 아무도 날 거들떠보지 않아. 누가 내 뺨을 갈겨주었으면." 영화로 보는 『삿뽀로 여인숙』 Chapter #1. 고스케의 방 2005년 2월 삿뽀로 일본의 한 여인숙. 정갈한 벽에는 분홍색으로 칠한 시계탑 사진과 교복을 입은 소년의 사진, 웃고 있는 어린 남매의 사진 등이 여러 장 붙어있다. 다다미방 문턱에 매달린 작은 에밀레종이 바람에 흔들린다. 이어지는 여자의 나레이션-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 10년 전부터 계획된 일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Chapter #2. 벙어리 종 1995년 4월 경주교복을 입은 이란성 쌍둥이 선명과 진명은 수학여행으로 간 경주의 기념품 가게에서 물건들을 구경하고 있다. 흥미 없어 하는 진명은 곧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버리고, 뒤늦게 나온 선명의 손에는 에밀레종 두 개가 들려있다. 소리 나지 않는 벙어리 종. 선명은 진명에게 종 한 개를 내밀며 ‘우리는 항상 같이 있을 거다’라고 말한다. Chapter #3. 달리는 아이 1996년 2월 서울 고교 3학년 진급을 앞둔 겨울, 진명은 선명을 교통사고로 잃게 된다. 선명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문제집 풀기와 달리기에 과도하게 집착하여 성적이 오르고 건강이 좋아지게 된다. ‘달리는 아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면서 체대 진학을 꿈꾸지만 여대 국문과에 지원했다가 낙방한다. 선명의 죽음 이후 왼쪽 귀에서는 환청이 들리기 시작하고 종종 고스케의 신기루를 보게 된다. Chapter #4. 선명이의 방 1997년 3월 서울 아들의 빈자리를 견디다 못한 진명의 부모님은 충청도의 농가 한 채를 얻어 나가시게 되고, 혼자 남은 진명은 선명의 방을 정리하다 수신인이 ‘미래에게’로 되어있는 쪽지를 발견한다. ‘…나는 종을 네 개 샀다. 그 한 개를 너에게’에서 그친 쪽지. 진명은 선명에게 미래의 전부였던 ‘너’라는 아이에 대한 묘한 질투심으로 졸업 앨범을 뒤지게 되고 3학년 11반 윤미래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Chapter #5. 윤미래 1997년 3월 서울미래에게 전화를 걸었다 끊고 나서 며칠이 지나지 않아 사무실로 진명을 찾는 전화가 걸려온다. 발신자는 미래. 둘은 서먹하게 술을 마시고 “널 의지해도 되겠니?”라는 말과 두툼한 원서를 남기고 떠난 미래는 그 뒤로도 사무실로 불쑥 찾아와 물건 한 개씩을 빠뜨리고 간다. Chapter #6. 열병 1997년 8월 서울어느 날, 한 외국인이 사업차 진명의 사무실을 찾아오고, 아카풀코 여행을 위해 영어 회화를 공부하고 있던 진명은 그의 일일 관광 가이드가 되어주기로 한다. 창경궁 원숭이 우리 앞에서 선명과 ‘누가바’를 빨아먹던 것을 회상하는 진명의 눈앞에 고스케가 나타나고 진명은 필사적으로 그를 쫒아 달려가다가 발목을 접질리고 옅은 빗줄기 속에서 잠시 의식을 잃는다. 집으로 돌아온 진명은 강아지 토마를 꼭 안고 깊은 잠으로 빠져든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아련하게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폐렴이었다. Chapter #7. 한 장의 사진 1997년 11월 서울 교외, 다시 서울김정인과 함께 교외에 나간 진명은 모텔 ‘ 푸른 풍차’의 1층에 있는 카페에서 피아노 반주에 얹힌 육십대 남자의 노래를 듣게 된다. 제목을 알 수 없는 그 노래는 왼쪽 귀로 들려온 휘파람 소리와 같은 곡조였다. 서울로 돌아온 진명은 광화문의 한 일식집에서 눈꽃이 활짝 핀 나무 사이에 있는 시계탑이 담긴 사진을 보게 된다. 익숙한 그 시계탑이 창경궁에서 보았던 고스케의 뒤로 떠올랐다 사라진 그 건물이라는 것을 깨닫고 가게 주인에게 사진의 출처를 묻지만 사진을 구입한 주인의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는다. Chapter #8. 과연 네가 진명일까 1997년 12월 경주 → 1993년 3월 서울진명은 미래와 함께 수학여행을 갔던 경주를 다시 찾게 되고, 선명에게 자전거를 배우던 추억을 떠올린다. 서울로 돌아온 둘은 함께 살게 되지만, 진명은 자신을 선명으로 대하는 미래에게 ‘선명이는 죽었어. 난 이진명이야’라고 외치지만, 미래는 ‘과연 네가 진명일까’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처음으로 소리 내어 웃는다. 선명의 침착함에 질투와 경쟁심을 갖고 있던 진명은 언제나 선명이 되기를 꿈꾸고 있었다. 진명은 고등학교 입학 전 독서실에서 미래와 자주 부딪혔고 볼펜까지 빌리는 사이였지만, 미래는 안중에 없었다. 늘 선명이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후, 미래는 잠든 진명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진명의 아파트를 떠난다. Chapter #9. 미래와의 재회 2004년 1월 서울 휘파람의 곡조가 그리워져 7년 만에 ‘푸른 풍차’를 찾아가던 진명은 버스 터미널에서 우연히 미래를 만나게 된다. 지리산에 다녀오는 길인 미래의 머리는 볼품없이 짧아져 있었고, 진명은 미래를 위해 빨간 모자를 선물한다. 미래의 손목에는 자해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Chapter #10. 삿뽀로 여인숙 2005년 2월 서울 → 삿뽀로일 년 후, 진명은 신문에서 안나푸르나 봉을 등정하던 산악인의 실종기사에서 미래의 이름을 발견한다. 그리고 자석에 이끌린 듯이, 추위라면 끔찍이 싫어하여 오랫동안 뜨거운 아카풀코 행을 꿈꿨던 자신의 소망과는 정반대로, 삿뽀로 행 비행기에 오른다. [Chapter #1.으로 돌아감] 어린 남매의 사진을 뜯어낸 진명은 사진의 뒷면에서 낯익은 글씨체를 발견한다. ‘Dear. Goske’로 시작하는 선명의 편지에서 모든 비밀이 풀리게 된다. [Quiz] 선명의 편지에 담긴 충격적인 비밀은? 정답을 1000after@hamail.net으로 보내주세요. 맞추시는 분께CGV 영화 관람권 2매를 드립니다. 민초3기 연세대l 김다미 1000after@hanmail.net

Tue Dec 20 2005 08:52: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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