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맛보기

박태환

과학계의 큰 화두 “황우석 쇼크“

Fri Dec 23 2005 12:13: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과학계의 큰 화두 “황우석 쇼크“ 올 한 해 가장 큰 화제 중 하나는 최근에 연일 신문의 일면을 장식하고 있는 ‘황우석 박사' 사건이 아닌가 한다. 이로 인해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화기애애’한 송년회 자리가 얼굴까지 붉히며 서로 마음을 상하게 하는 ‘화기애매’한 자리로 바뀌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한 쪽에서는 거짓말을 했으니 당장 떳떳하게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한다며 퇴진론을 주장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그래도 황우석 박사가 많은 것을 이루었고, 그가 가지고 있는 줄기세포 분야에 대한 권위나 연구 성과가 ‘과학 한국’으로 성큼 나아가는데 크나큰 역할을 할 것이므로, 그를 믿고 우리에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다시 낼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는 신중론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누가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하기 보다는 이 사건을 통해 한국 과학계에 꼭 필요한 몇 가지 점들에관해 다루려고한다. (12. 23 - 오늘 황우석 박사는 서울대의 석좌 교수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 이번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 혼동을 겪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지금도 혼동을 겪고 있을 수 있다. 나는 황우석 박사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한 원인을 孔子가 한 말 중에서 찾고자 한다. “君君臣臣 父父子子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 또한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정명사상).” 이 말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서 최선을 다 할 때만이 그 사회가 올바로 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그 동안 우리의과학계는 과학계답지 못했고, 언론은 언론답지 못했으며, 일반 국민 또한 백성답지 못했음이 황우석 박사의 사건을 계기로 확연히 드러나게 되었다. 과학계는 황우석이라는 ‘큰 인물’에 대해 감히 그가 제출한 논문과 줄기세포 배양 과정의 진실성 여부를 알아보려는 변변한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즉 아무런 자정작용을 거치지 못한 것이다. 언론은 대다수가 문제제기의 핵심을 파악하여 전문가에게 의뢰하기 보다는 음모론이나 황교수를 시기하는 일부 인사들의 모함 쪽으로 기사를 쓰기에 급급해 했다. 또 네티즌(대중)들은 황교수 사건을 비판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기에 급급해 했으며, 심지어는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을 악용하여 언론사를 존폐 위기로까지 몰아가는 마녀 사냥 식의 행위를 하였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번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 되어지든간에 이 과정을 계기로 우리 과학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정직”, “신뢰”와 “비판 수용”이라는 세 단어에 대해 깊이 고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있는 많은 수의 연구실이 교수의 말에 절대 복종을 해야 한다고 한다. 왜냐면 한 번 교수의 눈 밖에 나게 되면, 그 분야에서 계속 해서 살아남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 물론 존경에 따른 순종과 강압적인 복종은 구분이 되어야겠다. 사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이 개혁의 대상이 되었었지만, 교육의 상아탑인 대학 연구실은 그 대상이 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위에서 지칭한 개혁이 외부에 의한 강제적인 개혁이 아니라, 구성원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개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서 과학계에서는 내부의 자정작용과 외부의 비판에 대한 수용이 과학기술 발전을 발목 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대로 된 연구를 해 나아가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직”을 버렸을 때에는 크나큰 혼란과 실망, 씻을 수 없는 치욕이 자신뿐만 아니라,자신을 믿고 사랑해 주었던 다른 사람들에게도 돌아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에서 말한 정직이란 하나의 결점도 없는 순진무구의 상태가 아님을 말하고 싶다. 정직은 오히려 잘못을 했을 때, 자신이 잘못한 것을 뉘우치고, 솔직하고 빠르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모두에게 겸손히 용서를 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정직하다면, 한 과학자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해 그를 영원히 매장하지도 않을 것이며 과학자들이 대중의 주목을 끌기 위해 자신의 업적을 과대 포장하고, 조작하여 자신을 신뢰하고 있는 사회를 실망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회와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을 때, 다시 그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불신 늪 속에서 괴로워하며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번 사건의 여파로 한국 과학계가 세계 과학계로부터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왕따’의 시간은 우리 과학계를 더욱 성숙하게 하는 자숙의 시간이 될 것이 분명하므로 결코 창피해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민초 2기 경희대 l 박태환icandoinlord@paran.com

(06143)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322, 9층  TEL. 02-508-2168 FAX. 02-3452-2439 

COPYRIGHT 2019 ALTWELL MINCHO SCHOLARSHIP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