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생 세상만사

2005, "벌써" 우리의 선택?

신동민

2005, "벌써" 우리의 선택? 용(龍)들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은근하면서도 뜨겁다. 승천할 날은 약 일 년 이상 남았다만 그들은 벌써부터 꿈틀, 아니 활발하게 운동하고 있다. 한반도가 용 빈출 출몰지역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갑자기 무슨 용 타령인가? 용들의 행보 어느 때부터인가 언론은 대통령 후보를 숨어있는 용, 잠룡(潛龍)이라 칭한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질수록 이런 잠룡가(歌)소리는 더욱 커진다. 최근 들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선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의 행보가 뜨겁다. 언론이나 세간도 그들의 행동을 대선과 연결시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대통령의 연정제의를 거부하고 특유의 리더쉽으로 제1야당을 이끌고 있는 박근혜 대표. 한국 산업화의 대명사로서 청계천을 사업을 통해 강한 추진력을 보여준 이명박 시장. 통일의 프론트 라인에서 복잡한 현안을 풀고 있는 통일부 장관 정동영. 장관으로서 기존 민주적 리더쉽에 실무 능력을 더해가고 있는 김근태 장관, 오랜 행정 경험 능력으로 국민에게 안정감으로 어필하는 고건 전 총리 등을 포함해 보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고 있는 후보들은 매우 많다. 위스키와 대통령 위스키도 다 같은 위스키가 아니다. 12년산이냐, 17년산이냐 그 이상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숙성년도에 따라 질이 다르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향, 빛깔, 맛 등 위스키의 등급을 결정하는 확립된 기준이 있다. 기준을 모르고 겉모양만 보고 선택하다가는 싸구려를 고르기 십상이며, 사놓고 다 마실 때까지 후회할 수도 있다. 숙취가 심한 것인 경우 마시고 그 뒤 몇 일을 고통 속에서 지내야 하기도 한다. 이는 세상 사물 평가 하는 데는 기준이라는 것이 있으며, 잘못된 기준을 통해 나쁜 선택할 경우 후회막급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물며 사소한 위스키도 그럴진대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그 고통의 대가가 너무 클 것은 명약관화다. 아무리 국민이 주인인 5년 단임의 민주주의 체제라 해도 대통령과 그의 참모, 그리고 행정부가 지니고 있는 권력은 막강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엘리트가 아니라 리더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라는 조직 내에서 업무만을 처리하는 기능인이 아니라, 우리 헌법이 규정한 가치들을 지향하고 치열한 국가간 정치, 경제, 외교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며, 못났건 잘났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를 안고 가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한편 대통령과 같은 막중한 책임을 안은 리더는 결코 무식해서는 안 된다. 무식한 리더는 비합리적 판단을 할 것이며, 오판은 곧 그 구성원을 고통 속으로 몰고 갈 뿐이기 때문이다. 10년 전의 경제위기에서 우리는 이를 몸소 경험했다. 제대로 된 리더를 뽑기는 참으로 어렵다 선택의 기준? 이 점을 고려할 때 대통령 선출 기준으로서 리더의 것과 엘리트의 것, 두 가지가 최소한의 요구될 것임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두 가지는 그 추구 과정에서 상충되기 쉽기 때문에 동시에 갖추기 어렵다. 엘리트는 나를 위한 투자 속에서 만들어지지만, 리더는 기본적으로 우리를 위해 자기를 투자해야하기 때문이다. 허나 쉬우면 아무나 대통령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한국 사회는 특유의 역사적 질곡을 겪어왔다. 특히 연령 대를 고려할 때 우리 대선후보들이 사회에 막 발을 들여놓던 시기, 한창 활동했던 시기는 감히 한국 민주주의의 암흑기, 정당성과 정치적 정의의 파탄기라 할 만하다. 이 시점에서 후보들이 그 시기 어떤 가치관을 형성했는가, 그리고 그 가치관을 말에서 생각에서 그친 것이 아닌 어떤 행동으로 연결시켰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대통령은 우리 사회 가치를 온 몸으로 보호하는 리더이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어떠한 문제의식도 가지지 않고 권위주의 정부 뒤에서 꼭꼭 숨어있었느냐, 아니면 거리의 투쟁은 아니더라도 이후 자기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 민주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느냐. 이 물음의 답이 어느 쪽으로 나느냐에 따라 그의 리더로서의 정치적 도덕성은 감히 재단될 수 있다 말할 수 있다. 수많은 지식인들과 학생들이 목숨까지 내어가며 이에 대항했던 것을 보면 당시 비정상의 정상화(normalization of abnormal) 수준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병역의무 수행 여부도 또 하나의 도덕성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자유의 박탈, 임무의 위험성, 신체 구속 등 많은 것을 포기해야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남자 열에 아홉이면 가기 싫어하는 군대. 그러나 분단국가에서 태어난 우리의 숙명이며 우리 공동체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에 가는 군대. 이런 기본적 의무조차 특권이나 편법으로 피해가려한 사람은 아예 그 자격조차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지위를 이용해 편법을 썼듯 국민 위해 쓰라고 준 권력을 사영화 해 어떻게 자기 배를 불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이며, 정치, 외교적으로도 주변 강국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 위치에 놓여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동북아 국제정세의 구조적 변화가 모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세를 잘못 읽은 리더의 판단은 모든 것을 0으로 돌리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와 같은 중진 약소국의 수많은 역사적 사례는 보여준다. 고로 리더의 전문성, 국가 경영 능력은 평화와 번영을 위해 반드시 검토 되어야 할 항목이다. 또한 대통령의 이런 능력과 비전을 뒷받침할 만한 인물군이 후보 곁에 얼마나 풍부하게 있는가도 살펴보아야 한다. 행정부라는 거대조직은 대통령 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모들이 후보를 휘어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리더와 참모, 국민간 적절한 의사소통 구조는 열려있을 만한지 등 정치적 국면 역시도 판단해야할 사항이다. 어렵다 어려워 가장 기본적인 조건만을 제시했는데도 매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고민하고 심사숙고해야 우리의 향후 5년이 그리고 멀게는 수 십 년이 편해진다. 벌써부터 보이는, 선거철이 다가올수록 더욱더 심해질 이미지에의 호소, 이벤트 남발에속지 말자. 월드컵은 월드컵이었고 청계천은 청계천이며, 대통령은 대통령일 것이기 때문이다. 민초3기 서울대 신동민 stoocom@nate.com

Tue Oct 18 2005 16:20: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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