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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향해 쏴라! - 한국외국어대학교 편

염지연

세계를 향해 쏴라! - 한국외국어대학교 편 오후 내내 찌는 듯했던 무더위가 저녁이 되면서 한풀 꺾이고 있었다. 왠지 오늘도 좋은 만남이 될 것 같은 예감에 설레는 가슴을 안고 외대 정문에 도착! 학교 앞 사거리에는 방학을 전 후 한 학생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을 구경하며 서 있는 것도 잠시, 저 쪽에서 자전거를 탄 긴 생머리의 아리따운 여인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3기 박지은(외국어대 프랑스어과) 이었다. 집이 학교에서 좀 먼 관계로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그의 말투는 여전히 활기찼고 듣는 이를 기분 좋게 해주었다. 인터뷰 장소를 상경대학 건물 앞 벤치로 잡고 기다리고 있노라니 4기 공강아(외국어대 영미문학과)가 방금 시험을 마치고 뛰어와 앉았다. 오랜 시간 시험을 보느라 피곤한 듯 보이기도 했으나, 그 보다는 방학을 했다는 즐거움에 들뜬 듯한 모습이었다.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가운데 여학생 3명의 수다 아닌 수다가 시작되었다. ★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강아 : 보시다시피 방금 시험을 끝내고 왔어요. 이번 학기 정말 힘들었어요. 의욕을 너무 앞세워서 제 수준보다 높은 과목들을 많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전공과목까지 모두 상대 평가제를 실시한다는 소문이 돌아서 더 힘들었죠. 물론 결국 소문으로 끝났지만.지은 : 저는 학교생활도 바빴지만 장학생 활동 하느라 더 바빴던 것 같아요. 소모임을 4개나 활동하고 있거든요.(그는 현재 ASC, MCC, 노블레스노마드, 그리고 아모르에서 활동 중이다) 거의 모든 문화생활은 장학생 소모임에서 이루어지고 있죠.(웃음) 아, 그리고 이번 학기에 눈 수술도 하고, 몸도 많이 아팠어요. 여러 가지로 참 힘든 학기였네요. 외국어대는 어학관련 학과에 외국에서 살다 온 학생들이 많아서 학기 중에 공부하는 것이 항상 힘들다고 하는데, 둘 다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 장학 재단에 외국어대 재학생은 2명뿐인데, 두 분이 자주 만나시는 지 궁금해요.강아 : 마음은 통하는데 둘 다 너무 바빠서 자주는 못 만나고 있어요.지은 : 난 강아를 참 좋아해요. 진짜 서로 바빠서 그렇지, 형식적인 관계가 아닌 친한 사이에요. 정말 둘이 친한 사이라는 것은, 잠시 후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이 먹으라고 계속 권하는 언니와 살갑게 구는 동생의 모습 그대로였다. ★ 학교 이름에 ‘외국어’가 들어가는데, 다른 학교와 특별히 다른 점이 있나요?강아 : 학교가 처음 세워질 당시, 이사장의 포부는 ‘각 나라마다 외국어 전문 교육기관이 있다. 우리도 세계로 뻗어나가는 힘을 길러야한다’는 것이었어요. 저희 학교가 설립될 당시는 50년대 전후복구 시기여서 아무도 외국어 교육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었거든요. 처음에는 외국어 관련 학과 몇 개만 있었어요. 이후 조금씩 학과를 늘리면서 지금에 이른 것이고요. 종합대학이 아니다보니 오는 한계 때문에 점차 종합대학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어요. ★ 학교에 자랑거리도 많을 것 같은데요.지은 : 저희 학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역시 시청각실 이죠. 외국어를 공부하기에는 정말 최적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외국어 강의 테이프가 갖추어져 있고요, 각 나라 방송도 모두 접할 수 있어요. 컴퓨터도 각 언어별로 안내가 돼요. 외국인 교수도 다른 학교에 비해서 훨씬 많은 것 같아요. 외국에 나가있는 선배들도 많아서 그 점도 도움이 되죠.강아 : 저희 학교는 수험생들에게 이렇게 어필해요. ‘한국에서 성공하고 싶으면 다른 명문대를 가고, 외국 무대에서 성공하고 싶으면 외대로 오라’고요. 실제로 외국어 교육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사회와 문화에 대해 두루 가르치기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틀을 탄탄히 마련할 수 있어요. 타 학교 외국어학과에서 외국어만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것과 달리, 외국어대는 한 언어권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후에 학생들이 해당 언어권에서 보다 나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각자 다니고 있는 학과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려요.강아 : 저는 영어학부에 있는 영미문학과에 다니고 있어요. 다른 학교의 영문학과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엄연한 차이가 있어요. 영미 문학 자체를 공부하기 보다는 그 것들을 사회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측면이 강하거든요. 그리고 영어학부에 3개의 학과가 있는데, 학생들은 과가 갈리게 되어도 3, 4학년 때 공통으로 듣는 영어 수업이 있어요.지은 : 저는 프랑스어과인데, 1학년 때는 주로 강독, 발음수업, 초급 회화 등으로 외국어 중심 수업을 했고요,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랑스 문학 작품, 중급 회화, 그리고 프랑스의 사회와 정치, 프랑스 언어학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 외국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이한 문화가 있나요?강아 : 여기서 경희대가 가깝기 때문에 아름다운 캠퍼스를 가진 곳으로 놀러갈 수 있죠. 농담이고요. 각 학과에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분위기가 굉장히 개방적이에요. 여학생들의 파워도 상대적으로 세죠. 다른 학교에서 성역할 관련 강의를 하시는 분이 저희 학교가 다른 학교들에 비해서 남/녀가 많이 평등한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해외경험이 많은 학생들이 많으니까 그렇겠죠.지은 : 그리고 원어민 수준의 외국어를 구사하는 친구들이 많으니까 학교생활 자체가 회화 수업이에요. ★ 서울과 용인에 각각 캠퍼스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나뉘어져 있나요?강아 : 네, 용인에는 이공계 학과들과 몇몇 다른 학과들이 있어요. 여기에는 외국어학과와 다른 인문계열 학과만 있고요. 물론 용인에도 외국어학과가 몇 개 있어요. ★ 학교 전체 여자와 남자의 비율이 궁금해요.강아 : 전체 비율은 여자와 남자가 6대4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이 것도 외국어학과가 아닌 다른 자유 전공이 많아지면서 남자 수가 많아진 것이에요. 법대는 2대8, 상경계열은 3대7 정도로 남학생이 많은 것 같고, 저희 과는 5대5에요.지은 : 외국어학과도 과마다 다른데, 저희 프랑스어과 같은 경우는 8대2 정도고, 독일어과는 2대8 정도에요. 음, 그런데 시청각실 가면 확실히 여학생들이 훨씬 많고, 여기 상경대학 건물 같은 곳에는 남학생들이 많고 그래요. ★ ‘일반적으로 여성이 외국어에 더 강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지은 : 여기에는 외국에서 살다 온 학생들이 너무나 많아서, 오히려 저희는 그런 편견이 없어요. 외국에서 살다 온 남학생들 실력은 엄청 뛰어나잖아요. 외국어고에서 온 친구들 중에도 잘 하는 남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이 곳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외국어 실력에 대한 편견이 아예 없다고 보면 돼요. ★ 졸업 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강아 : 저는 중남미 국가에서 활동하는 외교관이 되고 싶어요. (강아는 현재 영미문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외교관이 되기 위해 스페인어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지은 : 외교관의 꿈을 키워오고 있는데, 이제 졸업이 좀더 가까이 온 만큼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들이 많네요. ★ 마지막으로 장학생들에게 한 마디씩 부탁드려요. 이 질문을 한 내가 다 민망해질 정도로 둘 다 부끄러움에 말을 꺼내지 못하다가 강아가 먼저 입을 연다. 강아 : 저희 학교 본관 아주 멋있게 새로 지었는데, 한 번 구경 오세요.지은 : 저는 재단 사람들을 무척이나 좋아해요. 서로 간에 강하게 느껴지는 고리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저 말고 다른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그런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한 번씩 만나면 모두들 반갑고 기분 좋더라고요. 외대 지나가는 일 생기면 꼭 연락해주세요. 바로 달려 나갈 수 있어요! 연수 때 같이 얘기해보고 하면 공감되는 부분도 많아서 참 좋은데, 친해지지 못한 사람들도 많아서 그게 너무 아쉽네요. 여러 친구들과 아주 진한 인간관계를 맺고 싶어요.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 지은. 결국 그 것은 그가 표현하려는 바가 말로는 할 수 없는 그 무언가 이기 때문이었으리라. 장학생들에게 느끼는 지은의 감정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그 것과 비슷할 것이라 믿는다. 최고의 외국어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그리고 그 곳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우리 장학생들. 치열한 삶 속에서 지치기 쉬운 요즘이지만, 둘의 밝고 씩씩한 모습은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잘 이겨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한국이 아닌 곳에서 한국의 위상을 떨치고 있을 미래의 그들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민초 3기 고려대l 염지연 mksalt@hanmail.net

Sat Jun 25 2005 12:03: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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