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인터뷰

신영미

선생님? 선배님!

Sat Jun 25 2005 02:23: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선생님? 선배님!"민초 1기 김보영 선배님.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얘기해줘요. 듣고 싶어요.”이 말은 오늘 인터뷰 중 기자가 선배님으로부터 더 많이 들은 말이다. 알게 모르게 내 얘기를 많이 했던 만남. 인터뷰를 앞두고는 으레 “성실하게 들어야지” 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기자의 결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것은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선배님만의 매력 때문이 아닐까. “3월엔 처음 맡은 담임이 참 부담스러웠고 4-5월엔 수련회 업무로 바빴고 6월엔 수업이 참 쉽지 않구나 느끼고.”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1학년 담임에다 누리단 지도까지 맡고 있다는 김보영 선배님.교사의 업무는 교과담당/ 담임/ 행정업무 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그 셋 모두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신참이지만 연세 드신 분들 빼고 젊은 분들이 주로 담임을 맡게 되기 때문이라는데 교과 외 업무 비중이 너무 크지는 않을까. “ 담임이 되니 학생들이랑 더 가까워져서 좋아요. 우리 반에 학교에 잘 안 나오는 아이가 있어서 집에 찾아가기도 하고... 학기 초에는 수련회 답사, 설문지, 통계내기 등 행정 업무가 너무 많아 수업하는 게 제일 편했는데 요즘은 수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죠.” - 소크라테스 시절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 는 말은 있었다지만 근래 매스컴을 통해 접하게 되는 학교에서의 사건 사고를 보면 아이들이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 때가 있다. 아이들과의 생활에서 어려운 점은 없으실까. “ 학기 초에는 배우는 내용도 쉽고 아이들도 눈이 반짝반짝 했는데 중간고사가 끝나고 수련회도 갔다 오고 나니 아이들끼리 친해져서 수업시간에도 많이 떠드네요. 아직은 떠드는 반에서 진정시키기가 힘든 것말고는 별로 어려운 점은 없어요.” - 요즘 학부모들은 학원에서의 선행학습을 필수로 여기는 추세인데 교사로서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까. “ 수업시간에 질문을 해 보면 스스로 읽고 생각해서 말하는 게 아니라 답을 외워버린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이 작품이 무엇을 말한다고 생각하니?’ 라고 물어보면 자기 느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물질만능’ 이라고 대답하는 식이죠.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아요.” - 여학생이라면 으레 부모님으로부터 ‘선생님 되라’ 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선배님은 어떤 계기로 교사가 되셨을까. “ 특별히 드라마틱한 계기는 없네요. 막연하게 언어와 관련된 일이 내게 맞다는 생각이 있었고, 교사란 내가 직접 본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이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국어교육과로 왔고... 대학에 와서는, 오히려 혼란스러웠다고 해야 맞겠네요. 학교가 교육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해지면서, '교육'을 고민한다고 하면서, '학교 교사'가 되겠다고 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한 일만 같아 망설여졌습니다. 부랴부랴 임용고시를 보고 교사가 된 것은 솔직히 그야말로 ‘취직’이 하고 싶어서였어요. 취직을 해야 공부든 대안교육공동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선배님은 많은 아이들에게 똑같은 것으로 가르쳐야 하는 지금의 학교가 품위 전달(가르침)에 있어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셨다고 한다. 학교가 여러 가지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지만 또래들과의 어울림을 통한 ‘사회화’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곳이 아닐까 라는 기자의 물음에, 사회화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야 되는 것인지, 다른 교육 공동체가 많이 생겨 학교에 갈 필요가 없어지는 게 좋은 것인지는 아직 고민이라고 하신다. 교육에 대한 고민. 교사로서의 선배님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 언제나 자신의 자리에서 모범생이셨을 것 같은데, “ 대학 때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고 그때는 선택하면 그대로 될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3학년 때 들은 교육학 개론 수업이 참 감동적이었는데, 그 전까지는 전공에서 학문적 체계를 맛보지 못한 갈증이 있었거든요. <교육본위론>에 관심을 커 대학원 전공으로 할까 했었는데 담당 교수님께서 퇴임을 하시는 등 사정이 여의치가 않았어요.”-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선배님의 경험을 들려주세요. “ 나는 8월말부터 100일정도 공부했어요. 임고(임용고시) 준비한다면 교과서를 보며 교육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기본적인 교육의 방향을 구체화시킨 것이 교과서니까요. 학부 때부터 그 점에 염두하며 대학공부를 하면 더 좋겠죠.” “ 공부를 오래 한 것은 아닌데 최근 문제유형이 바뀌어 공부 기간이랑 결과가 비례하지 않게 나온 점이나 교육학을 복수 전공한 것이 나에게는 유리했던 것 같아요. 학점이랑 논술도 괜찮았었고요.” - 민초재단과의 인연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학과사무실에서 우연히 연락을 들었고. 면접 때 '나'를 깨고 넓히면서 살고 싶다 는 말을 했던 것 같네요. 그 생각은 여전히 저한테 아프게 있지만 나란 사람은 순간순간 나를 방어하고 피하고 움츠려드는 것 같아 부끄럽지요.” “ 생각하면 민초재단과 인연은 참 드문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4년이 넘는 대학생활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얕게라도 고민할 수 있었다면 민초재단 덕분이었으니까요. 그것만으로도 장학재단은학생들에게 참 멋진 일을 해 주고 있는 것 같아요.” - 조금 앞서 나아가고 계신 선배님. 그 뒤를 따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실까 . “내가 지금껏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과 의심 없이 믿는 것이 실은 착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기. 아니 열심히 찾아내기.가난해지는 것을, 혼자되는 것을, 남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기. 열심히 사랑하기.” 졸업생 l 민초 1기 김보영 00boyoung@hanmail.net리포터 l 민초 4기 이화여대 신영미 sym1713@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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