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맛보기

박태환

방귀의 실체

Sat Apr 30 2005 10:46: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방귀의 실체 밀폐된 공간에서 혹은 중요한 모임에서 방귀가 나와서 민망했던 경험을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생리현상이지만, 여러 가지 소문과 자의적 해석으로 방귀의 실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 그럼 이번 호에서는 방귀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방귀의 사전적인 의미는 ‘장 내에서 방출되는 가스’이다. 즉, 방귀란 장 속에 있는 불필요한 공기가 항문을 통해 빠져나오는 현상을 일컫는다. 우리 몸속에서는 끊임없이 가스가 들어오고, 생성되고, 소모되며, 몸 밖으로 나가는 현상이 반복된다. 이 가스는 대부분 우리가 주로 음식물을 삼킬 때 같이 위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음식물을 한번 삼킬 때마다 수mL의 공기가 위 안으로 들어오며, 이 공기는 대부분 '꺼억' 하고 트림할 때 다시 몸 밖으로 배출되고, 일부만이 장으로 내려가 항문을 통해 나간다. 평소에 소장과 대장에는 평균 2백mL의 가스가 남아 있고,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중 하루에 평균 13번 가량 방귀를 뀐다. 전체 가스 방출량은 적게는 2백mL, 많게는 1천5백mL에 이른다. 대부분의 방귀는 대장에서 발생한다.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온 여러 가지 음식물이 대장 내에 살고 있는 여러 가지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방귀가 생긴다. 물론 이 세균들은 몸에 유익한 세균들이다. 대장에서 생기는 가스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수소다. 수소는 주로 음식물이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을 때 장 내 세균이 음식물을 발효시킴으로써 발생한다. 이 때 발생한 가스들을 보면 대부분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수소, 메탄가스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은 모두 무색무취의 기체다. 그렇다면 방귀에서 지독한 냄새가 나는 이유는? 냄새가 나는 이유엔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 때문이다. 장속에는 수소를 소모하는 세균이 있는데 이들은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메탄가스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 메탄가스는 대변에 쉽게 포함된다. 그래서 어떤 나라에서는 푸세식 화장실에 집체(集體) 장치를 해 놓고 이 메탄가스를 연료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메탄가스를 많이 만드는 세균이 장에 많으면 대변이 가벼워져 물에 둥둥 뜨게 된다. 그러나 메탄가스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수소나 메탄가스는 세균에 의해 음식물 속에 포함돼 있는 성분의 하나인 유황과 잘 결합한다. 유황은 소장에서 흡수된 후 간에서 분리되어 혈액을 타고 다시 내장 기관에 전달되고 이후 수소나 메탄가스와 결합하여 독한 냄새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즉, 유황을 포함한 가스가 많을수록 방귀 냄새가 많이 난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의 방귀 냄새가 심할 지는 우리 모두가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수소를 많이 배출하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장 속에 수소를 배출하는 세균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유황 성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음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방귀 냄새는 不問可知이다. 또한 방귀 냄새가 독하다는 것이 건강과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음을 알 수 있다. 단지 유황 성분이 가스에 많이 포함돼 있을 뿐이다. 물론 대장에 질환이 있어 음식물이 대장에 꽉 막혀있으면 가스는 더 많이 생겨 냄새가 지독해지겠지만, 일반적으로 방귀 냄새와 대장 질병을 명확히 연관 짓기란 어렵다 하겠다. 흔히 사람들은 방귀를 뀌는 횟수를 건강과 연관 지어 다양하게 해석하곤 한다. 예를 들어 방귀를 뀌는 것은 소화가 잘됐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이 방귀를 많이 뀐다는 설명이 있다. 반면 소화가 잘 안 되는 무슨 병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장에서 음식물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스의 양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귀는 위에서도 살펴보았 듯이 주로 먹은 음식물의 종류, 그리고 장에서 가스를 만드는 세균과 가스를 소모하는 세균과의 불균형(즉 가스를 만드는 세균이 더 많은 경우) 때문에 발생한다. 이때 건강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몸은 건강하지만 방귀를 많이 뀌는 사람은 가스를 많이 만드는 유당, 전분, 콩 종류와 같이 장에서 분해가 잘 안되는 음식을 적게 먹으면 방귀의 양을 줄일 수 있다. 또 유당(乳糖)을 분해하는 효소가 정상인에 비해 결핍되어 있으면 우유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와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많은 가스가 발생해 방귀의 양이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방귀를 어떻게 줄이지? 우선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소량을 먹게 되면 위장내의 박테리아 양이 줄어 결국 방귀의 양이 줄게 된다. 식사량을 20%만 줄여도 장의 부담이 줄기 때문에 가스 발생도 훨씬 줄어든다.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일이나 야채류(특히 콩 종류)는 소장에서 분해·흡수되지 않는 단당류를 많이 포함하고 있고, 밀, 귀리, 감자, 옥수수나 이들로 만들어진 가루음식은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되지 않는 다당류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꼭 많이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흔히 식품의 첨가제로 사용되는 설탕류나 섬유소도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가며, 드링크류에 들어 있는 과당과 저칼로리 감미료(솔비톨·펙틴·헤미셀룰로스)도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는 대표적인 성분이므로 소량 복용하는 게 방귀의 양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쌀, 생선, 상추, 오이, 토마토, 포도, 달걀 등은 방귀 횟수를 적게 하는 음식으로 추천되고 있다. 또 음식을 씹을 때는 말을 하지 말고 입을 꼭 다물어야 흡입되는 공기의 양이 감소해 방귀나 트림도 줄어든다. 장내 가스를 많이 만드는 음식을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다. 껌을 과다하게 씹을 경우에도 다량의 공기를 마시게 되어 가스의 양이 많아지므로 피하는 게 좋다. 또 체질적으로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은 사람은 우유, 버터, 치즈, 아이스크림 등의 유제품을 줄이는 게 좋다. 이 경우 유당분해 효소가 들어 있는 보조식품을 먹으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 외 요구르트에는 소화를 돕는 박테리아가 함유되어 있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섬유질 섭취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채식으로 식단을 바꿀 경우 방귀의 양은 늘게 된다. 그렇다고 채식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 지속적으로 채식을 하게 될 경우 방귀는 결국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배를 따뜻하게 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줌으로써 방귀의 생성을 줄이도록 한다. 한방에서 박하, 생강, 진피, 목향 등은 장운동을 증대시키고 장내 유해가스를 배출하므로 방귀가 많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된다. 누구나 매일 매일 경험하지만, 툭 터놓고 얘기 하지 못해서 무성한 소문이 많았던 방귀에 대해서 짧은 글로나마 접근해 보았다. 남모를 고민으로 근심하고 있던 이들에게 조금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고, 여러분의 상식을 조금 넓히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과 교수님 중 한의학 전공하시는 교수님의 말씀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몸을 제대로 알고, 자신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 해 보는 습관을 가진 자만이 無病長壽할 수 있다.” 민초2기 경희대 박태환 icandoinlor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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