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통신원

심민경

[학교소식_성균관대]연암 박지원 문학 한글 완역

Sat Apr 30 2005 19:12: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학교소식_성균관대]연암 박지원 문학 한글 완역 ‘조선시대 최고의 산문작가’ 연암 박지원의 문집이 사제간의 20여년에 걸친 노력 끝에 온전히 번역됐다. 한학자 고 우전 신호열 선생과 한문학자 김명호 성균관대 교수는 ‘연암집’을 우리말로 옮긴 ‘국역 연암집’ 제2권을 최근 출간했다. 고전국역기관 민족문화추진회가 전2권으로 펴내는 ‘국역 연암집’은 제2권에 이어 오는 10월쯤 제1권이 출간되면서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동안 연암의 글은 북한의 홍기문, 남한의 이익성·이가원 등에 의해 선집 형태로 번역됐으나 완역본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역 연암집’은 연암 사후 200년 만에 선보인 완역본이라는 점 이외에 국내 최고의 한학자와 연암 연구자의 공동작업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우전 신호열 선생(1914~93)은 생전에 고 이가원·임창순·성낙훈 선생 등과 함께 손꼽혔던 한학의 대가. 민족문화추진회 교수로 재직하며 ‘완당집’ ‘하서집’ ‘퇴계시’ 등의 국역서를 출간했으며, 이승만 정권 때에는 이대통령이 장제스 대만 총통에게 보내는 한문 편지를 기초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한학자였다. 공역자인 김명호 교수(52)는 ‘열하일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박지원 문학 연구’ 등의 저서를 낸 연암 연구의 권위자. 둘의 만남은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문학 박사과정에 입학하던 81년 3월쯤이었어요. 앞서 78년부터 시작된 우전 선생님의 ‘연암집’ 강독 모임에 처음 들어갔는데, 당시 문하생 가운데 제일 어렸습니다. 만득(晩得) 제자인 셈이지요.” 김교수는 우전 선생의 첫 인상을 “신선 같았다”고 밝혔다. 선생의 타고난 한학 실력과 ‘학 같은 선비의 풍모’에 반한 김교수는 93년까지 우전 선생을 찾아가 ‘연암집’을 배웠다. 당시 강독회 참가자는 김교수 외에 정양완(전 정문연), 임형택·송재소(성대), 김혜숙(충북대), 정학성(인하대) 교수 등 10여명. ‘국역 연암집’은 우전 선생의 강독 모임에서 초고가 마련됐다. 당시 제자들은 선생이 구술한 내용을 노트에 옮겨 적었고, 김교수가 이를 바탕으로 연암집 번역 원고를 작성했다. 사제간의 공동작업으로 출간된 ‘국역 연암집’에는 연암의 한시, 편지글, 제발(題跋·서문 및 발문), 소품체 산문, 한문소설 등이 빠짐없이 담겨 있다. 특히 198행에 달하는 장편 ‘해인사’를 비롯한 40여편의 한시가 처음 번역 소개돼 ‘시인’ 박지원의 면모를 새롭게 보여준다. 또 제주도 사람 이방익의 표류 내용을 담은 ‘서이방익사’에서는 해외 지리에 대한 연암의 해박한 지식을 접할 수 있다. 역자들은 이와 함께 선집에 나타난 많은 오역을 바로 잡았다. 예컨대 한문소설 ‘양반전’에서 양반의 행실을 묘사한 ‘수구무과’(漱口無過)를 ‘냄새 없게 이 잘 닦고’라고 번역했다. 기존 선집에는 ‘양치질할 때 너무 지나치게 하지 말아야 한다’(홍기문 역)고 돼 있다. 김교수는 “우전 선생님이 강의할 때 ‘과’(過) 자를 ‘입냄새’라고 해석했는데, 어떤 사전에도 그런 풀이가 없어 의심을 품다가 당나라 송지문의 시화(詩話)를 읽고서 선생님의 해석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우전 선생의 한문 실력에 경탄했다. 또 ‘민옹전’에 나오는 ‘삼백나산’(蔘伯羅産)에서 나산을 종전의 ‘나주 산(産)’(홍기문), ‘신라 산’(이가원) 대신 전거를 밝히며 ‘영남에서 나는 것’이라고 바르게 옮겼다. 1932년 출간된 박영철본 ‘연암집’을 번역 대본으로 한 ‘국역 연암집’은 국립중앙도서관본, 연세대본, 영남대본, 김택영본 등 10여종에 달하는 필사본과 활자본을 대조해 원문의 오류까지 바로잡았다. 서화담과 소경의 일화가 실린 ‘창애에게 답한 두번째 편지’(答蒼厓之二)의 첫 구절 ‘환타본분’(還他本分)을 ‘환수본분’(還守本分)으로 고친 것이 대표적 사례. 김교수는 “초서로 ‘守’와 ‘他’가 비슷한 데서 빚어진 잘못같다”며 ‘본분으로 돌아가 지키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역 연암집’은 스승의 원숙한 번역에 제자의 한문학적 지식이 총동원된 학술 번역의 전범을 보여 준다. 특히 연암의 시문이 빠짐없이 번역, 연암 문학의 전모를 드러냈다는데 의미가 적지 않다. 연암집 번역 작업을 ‘돌아가신 스승과의 대화’에 비유한 김교수는 “20년 전에는 일방적으로 배우기만 했는데 이제는 선생님의 실수도 바로잡을 수 있게 됐다”면서 “웬만큼 연암 연구가 이뤄진 상태에서 선생님의 번역원고를 정리할 수 있게 돼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 민초3기 성균관대l 심민경 sunrise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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