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생활동지원

[사진찍는 사람들]사람을... 사랑 하나요?

사무국

[사진찍는 사람들]사람을... 사랑 하나요? 4월 사진 소모임에서 최민식씨의 '종이 거울 속의 슬픈 얼굴'이라는 사진집을 함께 읽었습니다.한 달간 책을 읽고 느꼈던 점을 얘기해 봤었습니다. 말로는 다 하기 힘든, 참 느낀 점이 많았던 책이라서.. 책 읽고나서,, 그냥 넘어가기 아쉬웠습니다.짧막한 서평을 적어봤는데.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그 날의 후기는 이것으로 대체하려 합니다. 사람을.. 사랑 하나요? 산다는 것, 치열하게 사는 것, 하루를 살아도, 의미 있게 사는 것. 그 문장의 나열만으로도 마음 속에 얹혀지는 의미들이 참 많이도 무겁다. 일상에 매몰된 삶이란, 얼마나 자주, 존재에 대한 애정을 잊게 만드는 것인지! 인생을 사는 것, 이렇게 소중한 인생의 순간들을, 삶이 아닌 생존으로 만들어 가는 나에게 사진작가 최민식은 작은 파동을 던져 주었다. 그리고 여기, 그가 쓴 책이 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참 좋은 사진집. 나조차 사랑하기 어려운 나를,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그는 참 사랑한단다. 보통의 산진집처럼 아름다운 풍경이나, 밝은 톤의 아가씨들이 가득한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그 어떤 사진집보다 아름다웠다. 상처받은 존재를, 고달픈 삶들을, 숙명적인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가. - 나의 사진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이미 겪었던 일과 지금 겪고 있는 일, 그리고 무엇으로도 감출 수 없는 상처가 묻어난다. 나의 사진 속에는 활자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숨쉬고 있다.- 그는 말했다. 인간의 얼굴 속에 상처가 있다고.. 그의 사진 거울 속에 비친 수 많은 얼굴들 속에서, 그 개인을, 시대를, 그리고 그들을 향해 셔터를 누르며 흘렸을 사진작가의 눈무릉ㄹ 보고 느낀다. 식민지, 8.15, 6.25, 4.19, 5.18 한국사의 굵직한 흐름들 속에서, 체재와 구조의 모순 앞에 숙명적으로 아파했던 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그의 사진 속에 담겼다. 어느 거리 한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남루한 옷을 입고 국수 가락을 삼키는 아이의 얼굴, 한 쪽 팔이 없는 채로 신문 배달을 하면서도 활짝 웃으며 사진기를 향해 달려오던 청년의 얼굴, 고달픈 모습으로 시장가에서 아이에게 젖을 물리면서 먼 곳을 응시하던 아낙네의 얼굴. 누가 최민식을 '일부러 가난하고 자극적인 소재가 있는 곳만 찾아다니며, 궁상을 떠는 작가'로 매도했는가. 그의 사진 속엔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었고, 그것을 시대와 함께 아파하고자 했던 작가의 사명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사진들을 묘한 떨림과 안타까움으로 대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너무도 쉽게 지나쳐 왔던 것들. 가슴이 아플까봐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며 살아왔던 것들 앞에서, 다시 한 번 인간 존재의 소중함을 느낀다. 고뇌하며, 아파하고, 오늘도 그 험난한 하루들을 '살아내고 있는' 그들이 같은 하늘 아래 존재하고 있다. 나와 같은 공간 아래. 그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큰 힘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 모든 부조리 속에서! - 우리 삶은, 지기 자신의 밖에서 무엇인가 되어가는 과정, 다른 사람의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이 세상을 위해서 무엇인가 행하는 과정에 달려있습니다. - 자주 물어본다. 바쁘게 길을 걷다가도, 정신없이 과제와 레포트에 힘겨워 하다가도. 옹졸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화내고 있는 나를 보고 있다가도.. 무엇을 위해 사는지, 왜 사는지.. 종종 물어보곤 한다. 이 삶이 정답이요, 할하는 것만큼 힘든 일이 또 있을까마는, 나는 그의 사진들 속에 비친 메세지가 마음에 든다.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애정의 시선 속에,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최민식의 분투. 사진을 통해 소통하는 그의 삶은, 벌써 다른 사람의 가슴 속에 '무엇인가 되는 과정'의 하나였던 것이리라. 나도 어설프게 수동 카메라를 옆에 매고, 사람들을 향해 오늘도 셔터를 누르는데, 쑥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피사체에 대한 애정없이 기교만 부린 사진은, 종이조각과 필름 낭비에 불과한 것! 인생,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어느 누구의 가슴에도 무엇인가 될 수 없다면, 나는 잘못 찍힌 사진의 주인공, 헛사진만 찍은 사진사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인간이, 서럽도록 착한 인간이 거기에 있기에 눈물을 삼키며 셔터를 누른 그는 참 좋은 사람일 것이라고. 그리고 나도 앞으로 내게 남은 시간들을 그렇게 살아야겠노라고 말이다. 누군가 말했다. 그의 사진집은 '인간 고통의 시각적 기념관'이라고. 나는 오늘, 그 고통의 기념관 속에서 힘을 내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기는 아니지만, 진실을 향한 나만의 셔터를 가지고 말이다.

Thu May 19 2005 02:05: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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