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이야기

내 인상 어때요?

박혜민

내 인상 어때요? 사람을 알아갈 때 우리는 어떻게 인상을 형성하게 될까? 이론적으로 인간은 평균원리(averaging principle)에 따라 사람을 평가한다고 한다. 평균원리란 각 특성에 대한 평가를 평균화 하는 것이다. ‘흠... 저 정도면 얼굴은80점 몸매는 60점 목소리는 40점 성격은 50점, 평균이 56점. 저 사람은 내게 56점짜리 사람.’ “누가 저렇게 해?” 그렇다. 이렇게 점수를 매기는 것이 평균원리지만, 일상적으로 평균원리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인간은 게으른 존재이기에 하나하나 계산을 하기보다는 어떤 것에 가중치를 두어 좋고 싫음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이다. 가중치라니... 혹하지 않는가? 이 가중치만 잘 알면 인상을 좋게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가중치를 두는 것에도 일반적인 몇 가지 법칙이 있다고 한다. 자~ 민초식구들. 특히 민초의 솔로 여러분. 지금부터 과학적 검증을 거친 이론을 설명해 드릴 터이니 응용은 여러분의 몫이다. 첫째는 초두효과(primacy effect)이다. 초두란 첫 인상, 즉 맨 처음 정보를 말한다. 사람을 만났을 때 첫인상이 좋으면 그 이후에 접하게 되는 정보를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첫인상이 나쁘면 이후 정보도 나쁜 쪽으로 해석하게 되는 것이 초두에 의한 효과이다. 소개팅 자리에서 첫인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후의 대화가 귀에 들어오지 않고, 도리어 속으로 딴 생각만 하게 되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을 좋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초정도라는 속설도 있는데, (과학적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초두원리를 반영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한번 형성된 첫인상은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에서 아무리 잘해봐야 첫인상을 바꾸기는 힘들다는 것이 실험으로 알려진 결과이다. Asch는 집단을 둘로 나눠 가상의 인물에 대한 인상을 적어달라고 부탁한 뒤 다음 6가지 단어를 들려주었다. ‘똑똑하다’ ‘부지런하다’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고집이세다’ ‘셈이 많다’ 단, 첫 번째 집단에게는 순서대로 단어를 불러주었고, 두 번째 집단에게는 뒤에서부터 거꾸로 불러주었다. 그 결과 첫 번째 집단은 긍정적인 인상을 형성한 반면 두 번째 집단은 부정적인 인상을 형성하였다. 두 번째는 부정성효과(negativity effect)이다. 사람은 긍정적 이야기보다는 부정적 이야기에 더 많은 의미를 두고 오래 기억한다. 이런 현상은 상품구매 시 구전효과에 대해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에서 물건을 직접 보지 않고 살 때, 혹은 비싼 물건을 살 때에 특히 우리는 주변의 평가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 때 “야, 그 영화 진짜 재미없어”란 말이 주는 꺼림직함은 “야, 그 영화 진짜 재미있어”란 말 10개로도 완전히 덮을 수 없다. 부정적 이야기를 쉽게 믿는 이유는, 그 것에 대해 자신이 책임을 지기 싫어서라고 한다. 예를 들어 재미없다는 말을 듣고 본 영화가 재미있으면 좋은 거지만, 재미있다는 얘기를 듣고 본 영화가 재미가 없을 경우에 받게 되는 실망감은 기대이상으로 커진다. 그러니 자신에 대해 나쁜 이야기가 돌지 않도록 평소에 잘해야 한다. 좋은 일 10번이 나쁜 일 1번으로 묻힐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후광효과(halo effect)라는 것이 있다. 이는 한 가지 특성만을 보고 성급한 일반화를 범하는 것을 일컫는 말인데, 특히 신체적인 매력이 출중하거나 외모가 아름다울 때 그 효과를 톡톡히 발하게 된다. 예쁜 여자, 멋진 남자를 보면 밥 먹는 것도 깔끔할 것 같고, 목소리도 좋을 것 같고, 성격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는 인간 뇌의 자동적인 반응이다. 면접을 위해 성형을 한다는 것이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닌 것이다. (실제로 면접관들은 후광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훈련을 한다고 한다.) 연예인들을 이용한 광고효과 역시 후광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모의재판을 가장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같은 죄목으로 두 집단에 각각 매력적인 가해자와 매력이 덜한 가해자를 투입했을 경우 가해자가 매력적인 경우에 형을 더 가볍게 받았을 뿐 아니라 배심원들에게 재범을 안 할 거라는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어찌 보면 판단의 오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한정된 정보만으로 편 파된 인상을 형성하는 인간의 약점에 대해 기술한 것이다. 약점을 이용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약점을 극복하는 일이다. 좋은 인상을 형성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말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를 알찬 사람으로 만든다면 판단의 오류를 넘어서 더 중요한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고려대 심리학과 02l 박혜민 vidarain@freechal.com

Tue Feb 15 2005 07:22: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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