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공감 Old & New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일등공신! 첨단 과학의 힘!

강민경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일등공신! 첨단 과학의 힘! 지난 2월, 대한민국 전역을 뜨겁게 달군 밴쿠버 동계올림픽. 그 첫날부터 스피드 스케이팅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 선수는 밴쿠버 열풍의 도화선을 되었다. 지난 2006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이후 4년 동안 선수들의 실력이 급성장한 것일까? 그 이후 스피드 스케이팅의 모태범, 이상화 선수 그리고 대한민국의 전통적 금맥 쇼트트랙의 이정수 선수가 차례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세계의 피겨 여제 김연아 선수까지 금메달을 따면서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 최고의 동계올림픽이 되었다. 선수들의 실력에, 선수들의 뛰어난 퍼포먼스에 감탄하고 있을 즈음 언론에서는 대한민국 빙상스포츠의 숨은 힘에 대해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그 숨은 힘을 민초가족들께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첨단기술, 고감성 문화, 인프라/경제력’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동계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어 있는 스포츠들은 ‘선진국형 스포츠’라고 불릴 만큼 자본과 기술이 집약된 스포츠이다. 동계올림픽 종목 중 대다수는 기록경기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비싼 장비를 활용하고 첨단소재나 기술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선수들의 기초체력과 장비 그리고 복장도 기록 단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번 동계올림픽 개최국이었던 캐나다도 올림픽 R&D 프로그램에 5년간 800만 달러를 투입하여 150명의 인력이 55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성적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극비리에 연구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동계스포츠는 속도와 곡선의 아름다움 그리고 기교와 예술성의 조화 등 높은 수준의 정교함과 감수성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종목에서 경기속도가 무척이나 빠른 만큼 순간의 중요성이 매우 중요하고 순식간에 순위가 바뀌므로 절대강자가 존재하기 어려운 종목이 많아서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나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이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우리나라 김연아 선수가 출전했던 피겨스케이팅의 경우에는 음악과의 조화와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표현력도 중요한 채점 기준이므로 예술적 감수성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동계스포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종목별 사전지식 학습이 필요하며 여태까지 해왔던 응원문화는 다른 관전문화가 요구된다.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종목이 많아서 용어나 전술, 채점기준 등을 모르면 재미가 없는 즉, ‘아는 만큼 보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필요한 마지막 요소는 바로 인프라와 경제력이다. 동계올림픽의 주요 종목은 선진 겨울 휴양형 레저 스포츠이다. 그래서 동계스포츠를 하는 데 우수한 지리적 환경을 보유한 북유럽 국가와 알프스, 로키 산맥에 인접한 선진국가가 메달을 독식했었다. 이러한 국가들은 인프라와 함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장비산업도 발전하여 생활 스포츠 수준이 높다. 계절적 요인과 함께 리조트 같은 시설 인프라가 있어야 선수양성도 가능하고 대회개최 또한 가능하다. 그리고 충분한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선진국형 스포츠인 동계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 순위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순위별 1인당 GDP(달러): 1위 캐나다(35,669), 2위 독일(34,907), 3위 미국(45,017), 4위 노르웨이(53,481), 5위 한국(19,231)) 따라서 레저 인프라와 두터운 인적 저변 확보를 위한 장기적, 대규모 투자 등 경제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세 가지 요소가 충분히 조화를 이루어야지만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이뤄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집을 짓기 위해서는 주춧돌이 튼튼해야 하는 법. 이 세 요소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밑바탕에 깔리는 ‘첨단 기술’일 것이다. 동계스포츠 속 첨단 기술, 어떤 것들이 있을까? ① 쇼트트랙 스케이트 날 면적 최소화쇼트트랙 선수들이 신는 스케이트 날은 가운데가 양 끝보다 5~6mm 정도 불룩하다. 쇼트트랙은 땅콩 모양의 좁은 경기장에서 코너링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날을 둥글게 깎아 얼음판에 닫는 면적을 최소화해야 원심력을 이겨내면서 안정적이면서도 빠르게 회전할 수 있다. 그래서 스케이트 날의 위치도 약간 왼쪽으로 휘어져 있다. 그 반면에 스피드 스케이팅은 얼음판에 닿는 날의 면적이 고를수록 차는 힘이 강해져 속도를 더 낼 수 있다. 그래서 스피드 스케이트 날은 평평하게 간다. 특히 대부분의 선수들은 뒷날굽이 떨어지는 ‘클랩(clap) 스케이트’를 착용하는데 이는 지치는 순간 날이 최대한 표면에 붙어 있게 해 마찰열을 증가시켜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다. ② 피겨 회전연기 ‘각운동량 보존법칙’피겨 스케이팅 연기에서 단연 최고는 ‘회전 연기’일 것이다. 한 자리에서 처음엔 한 발을 축으로 다른 발과 머리를 회전 중심으로부터 멀리 벌어지게 해 움츠린 채 느린 속도로 돈다. 그런 다음 팔과 다리를 오므리면서 일자로 만들면 빠르게 회전하게 된다. 이렇게 회전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을 때 원운동을 하는 물체의 각운동량은 일정하다’는 ‘각운동량 보존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각운동량은 운동의 회전 성질을 나타내 주는 양으로 ‘각운동량=회전관성(회전축에서 질량까지의 거리 : 회전반경) × 회전속도’ 라는 도식으로 구할 수 있다. 즉, 각운동량은 일정하기 때문에 선수가 벌렸던 팔과 다리를 좁히고 몸을 세워 회전 반경을 좁히면 회전 속도가 빨라져서 빠르게 회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③ 스케이트, 스키, 스노보드 마찰열과 복빙(復氷) 현상스케이트, 스키, 스노보드는 마찰열과 복빙 현상을 이용해 힘차게 내려갈 수 있다. 스케이트 날이나 스노보드 바닥 표면이 얼음과 눈 위로 압력을 가하면 표면 온도가 상승하게 되고 마찰열이 생겨나는 것이다. 온도가 오르면 그 부분이 녹아 물로 변하고 그 자리에 얇은 수막을 만들어 잘 미끄러지도록 윤활 작용을 하는 것이다. 수영장 미끄럼틀에서 잘 내려오도록 물을 흘려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④ 경기복 미세구멍 공기저항 감소스피드를 겨루는 동계스포츠 선수들은 공기저항을 이겨내야 한다. 선수들은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특수 재질로 만들어진 경기복을 입는다. 대부분의 경기복에는 미세한 홈이 있어 공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한다. 골프공 표면에 작은 홈을 만들어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한 것과 같다. 선수들이 몸에 착 달라붙는 경기복을 입고 상체를 허벅지 가까이까지 숙인 채 질주하는 것도 공기저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대한민국은 동계스포츠 종목에 스포츠 과학을 접목하고 장비와 인프라시설을 개선하면서 올림픽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밴쿠버 올림픽을 대비하여 체육과학연구원은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가 출발할 때 내딛는 스케이트 날의 최적 각도가 50~60도라고 계산했고 쇼트트랙과 아이스하키는 45도 이하의 발 각도가 추진력을 얻는 데 이상적이라는 것을 찾아냈다. 날이 이루는 각이 조금만 바뀌어도 빙판을 차고 나가는 힘이 떨어지거나 몸의 중심을 민첩하게 이동하기 어려워지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모태범 선수도 이 연구 결과를 받아들여 스타트 방식을 바꾸었다. 또 출발에서 첫 100m 지점까지 스케이트로 얼음을 30회 이상으로 밀어내는 연습을 했다. 이는 서양선수보다 체격이 작아 보폭이 작은 걸음으로 내달려야 가속도를 붙이기에 유리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모태범의 스케이트 날 길이는 표준형에 가깝다. 강한 발목 덕분에 운동성이 좋은 부츠를 선택한다. 날은 보통 ‘일(一)자’ 형태를 많이 쓰는데, 모태범은 날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약간 휘게 만들었다. 휘어진 날은 보통 쇼트트랙 선수들이 쓰는 날이다. 현재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선수들의 날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걸었던 오세종씨가 관리하고 있다. 이 스케이트의 역할은 경기에서 매우 큰데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신는 국내기업의 쇼트트랙 스케이트 화는 해외선수도 애용할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고 한다.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 역시 과학의 결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니폼의 소재는 공기의 저항을 줄이는 폴리우레탄이고 팔꿈치에서 손목, 무릎에서 발목 부위엔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벌집 모양의 홈이 파여 있다. 신체 각 관절의 주요 부분엔 근육 수축이 쉽게 일어나도록 부위별로 압박을 가하는 재질을 사용한다. 또 경기복을 바닥에 펴 놓으면 구부정하다. 선수의 스케이팅 자세를 확실히 잡아주기 위해서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일반인이 유니폼을 입으면 몸을 쭉 펴고 서있기도 힘들 만큼 탄성이 강하다. 이러한 스포츠 과학 외에도 2005년부터 밴쿠버 올림픽을 위한 지원 등도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팀이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는 데 기여했다. 특히 ‘삼성’은 지난 10여 년간 빙상종목에 꾸준한 투자를 해왔다. 1997년 당시 이건희 회장이 후원자가 거의 없는 비인기 종목이던 빙상을 도와주라고 지시한 걸 계기로 지금까지 연맹에 약 100억여 원을 지원했다. 삼성은 매년 평균 7~8억 원 가량을 연맹에 보내줬고 동계올림픽을 전후해서는 더 신경을 썼다. 이 같은 삼성의 지원을 바탕에 빙상연맹은 2005년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금메달을 따자는 ‘밴쿠버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총 139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2009년 경우엔 대표 팀에만 1년 예산 35억 원 중 60%인 21억 원을 쏟아 부었다. 연맹의 ‘밴쿠버 프로젝트’에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남·여 500m 금메달이 목표였지만 당초 목표는 이미 훌쩍 넘어버렸다. 선수들이 돈 걱정 없이 해외 전지훈련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런 후원 덕이라고 한다. 여름 전지훈련 등을 통해 체력과 기술을 개선시키고 겨울 시즌에는 각국을 돌며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과 경쟁을 하며 선수들은 실력향상을 이루어냈다. 앞으로도 동계올림픽의 인기 종목뿐만 아니라 비인기 종목에도 국가 또는 기업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과 점점 발전하는 스포츠 과학이 만난다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더 나아가서 동계올림픽 1위 대한민국을 기대 해봐도 좋을 것이다. 8기l 강민경 roovever@hanmail.net

Tue Mar 09 2010 07:24: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06143)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322, 9층  TEL. 02-508-2168 FAX. 02-3452-2439 

COPYRIGHT 2019 ALTWELL MINCHO SCHOLARSHIP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