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통신원

신영미

오바마를 향해 거침없이 쏴라

Fri Oct 16 2009 14:41: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ㆍ오바마 저격수 나선 미 극우논객들, 통하거나 욕먹거나 -경향신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향한 미국 극우 논객들의 공격에 독기가 가득하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뒤 구심점을 잃은 공화당을 대신해 ‘오바마 저격수’로 나서는가 하면,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을 통해 보수적 유권자들에게 ‘오바마에게 저항하라’는 ‘지령’까지 내려보낸다. 보수주의자들도 이들의 목소리에 즉각 화답하고 있다. 이른바 우익의 대변자인 셈이다. 지난달 초 미국의 수도 워싱턴 중심가는 전국에서 모여든 수만명의 시위대로 가득했다. 이들은 백악관에서 의사당까지 행진하며 오바마의 보건의료 개혁안과 ‘큰 정부 정책’을 비난했다. 일부는 오바마의 사진에 콧수염을 붙여 히틀러에 비유했다. 이들이 행진하며 부른 이름은 “글렌 벡!”이었다. 시사주간 타임은 지난달 28일자 잡지에서 벡을 표지 모델로 다뤘다. 타임은 시위에 참석했던 디에나 프란코브스키(49·여)의 사연을 통해 벡을 소개했다. 금융위기로 돈에 쪼들리게 된 프란코프스키는 주택담보대출에 도움을 주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제의를 거부했다. 그는 “정부가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게 놔두라”고 주장했다. 시위 후 그는 집 앞에 “우리는 글렌 벡을 사랑합니다(We love Glenn Beck)”라고 커다랗게 써붙였다. 프란코브스키 말고도 수많은 사람이 라디오와 TV를 통해 벡이 독려하는 것을 듣고 시위장소에 나왔다. ‘광기어린 독설가’로 치부하기에는 벡의 현실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오바마는 백인과 백인 문화를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증오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그는 인종차별주의자다.”(지난 7월 미 폭스뉴스) - 시사평론가 글렌 벡 벡은 1964년 워싱턴주 에버렛에서 태어났다. 고교를 졸업한 뒤 한때 알코올과 약물에 빠졌던 그는 이혼 후 크게 깨닫고 마약에서 손을 뗐다. 그는 나중에 라디오쇼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며 이 같은 경력을 고백, 청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벡은 타고난 ‘라디오 이야기꾼’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13살 때 고향인 마운트버논의 한 라디오 경연대회에서 입상해 1시간 동안 디제이를 맡았다. 어머니가 건네준 라디오 전성기 시절의 방송 녹음을 들으며 라디오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라디오쇼 <글렌벡 프로그램>은 2000년 플로리다주 한 지역방송국에서 시작돼 2002년 프리미어라디오네트워크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그의 라디오 방송을 듣는 사람은 800여만명에 이른다. 최근 그의 활동은 라디오의 영역을 넘어섰다. 지난 1월부터 보수성향의 폭스뉴스에서 <글렌벡 쇼>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방송을 내보내고 있으며 웹진(온라인 잡지)도 만든다. 매년 수백쪽의 책을 써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두 차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1년 동안 벡의 수입이 2300만달러(약 26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타임은 벡을 “대중의 공포와 의심을 잘 이용할 줄 아는 이야기꾼”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최근들어 자신의 방송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나는 두렵다. 당신도 두려울 거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에도 위선적인 공화당원들이 자본주의를 죽이고, 자유를 짓밟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문제는 벡의 이 같은 무지막지한 공격이 극우보수층에게 매우 잘 먹힌다는 것이다. 지난 7월 하버드대의 흑인교수 헨리 루이스 게이츠가 자기 집 현관을 강제로 열려다 경찰에 체포된 사건 때가 대표적이다. 사건 후 오바마가 “경찰이 어리석었다”고 말하자 그는 곧바로 “오바마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공격했다. 그의 발언은 미 전역을 순식간에 인종주의 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역풍이 불자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 80여개 미국 기업은 벡의 프로그램에서 광고를 철회했다. 영국 고급 슈퍼마켓 체인인 웨이트로즈는 폭스뉴스 방송 전체에서 광고를 뺐다. 하지만 이것 역시 그의 영향력을 입증하는 것에 다름없다. 또 그는 지난달 백악관 녹색 일자리 고문 밴 존스의 과거를 들춰내 사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존스가 92년 LA 흑인 폭동에 가담했고, 2004년에는 부시 행정부가 9·11 테러를 사전에 인지했다는 주장을 정식으로 조사하라는 청원서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벡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대한 광고주 퇴출운동을 주도한 ‘변화의 색깔’은 존스가 창립에 참여한 진보적 시민단체다. 벡은 미국 최대 진보적 시민단체인 아콘(Acorn) 회원들이 성매매 업소를 만들고 탈세하는 법에 대해 조언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 상원은 즉시 아콘에 대한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중단시켰다. 벡은 시민운동의 활성화가 “정규군만큼 강력한 민간 병력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라는 입장이다. “우리가 탈레반이나 이란과 의견을 같이 할 일이 생겼다. 노벨 갱들이 자폭한 것이 그것이다.”(9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후) - 라디오쇼 진행자 러시 림보 벡이 최근 미국 보수층 사이에서 떠오르는 스타라면 러시 림보는 ‘전통적인’ 보수 논객이다. 그는 51년 미주리주에서 태어났다. 90년대부터 이미 라디오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러시림보 쇼>를 진행하며 유명세를 떨쳤다. ‘담대한 희망’을 외치며 미국을 바꾸겠다고 나선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은 림보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오바마가 취임하자마자 “오바마의 임무가 자본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부정하는 국가 재개조라면 그가 실패하기를 바란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파문이 일자 공화당은 “우리는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실패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수습에 나섰다. 림보는 이어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에서 오바마에게 ‘맞짱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만약에 당신이 토론에서 나를 완전히 제압한다면 앞으로는 아무런 반대도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림보는 오바마가 히스패닉 여성인 소냐 소토마요르를 연방 대법관 후보로 지명하자 그를 ‘역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시카고의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가 무산되자 “매우 기쁘다”면서 “세계가 오바마를 거부했다”고 환호했다. 오바마는 시카고의 올림픽 유치를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직접 참석했다. 림보는 논란이 되고 있는 오바마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서도 “오바마는 상을 탈 자격이 없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벡과 림보 외에 지난 8월 “오바마의 출생 의혹을 없애려면 자세한 출생기록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의혹에 기름을 끼얹은 CNN의 토크쇼 진행자 루 돕스도 빼놓을 수 없는 극우파 보수 논객이다. ‘오바마 저격수’들은 전통적 보수층과 경제위기 탓에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타임은 ‘포위당했다고 느끼는 백인 남성들’이 벡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림보는 유에스에이투데이와 갤럽의 지난 5월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을 대변하는 인물 1위(13%)로 뽑혔다. 백악관과 민주당도 이들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에 이들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수차례 요구한 것이다. 지지자들을 제외하면 이들에 대한 여론은 비판적이다. 포퓰리즘적인 이들의 주장은 극소수의 의견을 대변할 뿐이라는 게 대부분의 생각이다. 추잡한 욕설로 이미지가 굳어질수록 공화당으로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의 석좌 연구원 스티븐 헤이워드는 지난 4일 워싱턴포스트에 ‘보수주의 성찰론’을 내세우며 “논리적 토대 없이 말로만 선동하는 것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백악관 측도 이 같은 보수 우파의 선동적 공격에 맞대응하기 시작했다. 애니타 던 커뮤니케이션 담당 국장이 11일 폭스뉴스를 “공화당의 선전창구”라고 비난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날 CNN방송에 출연, “폭스뉴스는 공화당의 날개 구실을 하고 있다는 게 오히려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며 “폭스는 공화당의 화두를 가져다가 이를 방송하고, (오바마 행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의견을 받아들여서 이를 방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치 폭스뉴스가 CNN과 같은 뉴스기관인 것처럼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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