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인터뷰

장양선

아름다운 사람과의 소중한 시간

Tue Sep 01 2009 01:07: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앨트웰 민초 3기 장학생, 윤상득 선배님을 만나다. 이 때까지 게스트 섭외 중 제일 힘들었던 게스트! 메일과 전화로 게스트 섭외요청을 했지만 메일은 수신확인불가하고, 전화는 받지않으시던. 그러다가 마침내 닿은 연락에서는 “제가 성격이 많이 소극적이어서 차라리 친구 민초인을을 소개해주면 어떠냐?”고 하시던, 윤상득 선배님. 그러나, 역시 사람은 만나봐야 한다고 했던가? 윤상득 선배님은 만나자마자 “배고프죠? 요 앞에 곱창먹으러 갑시다.”라고 하시며, 단골 곱창집에 날 데리고 가셔서 대화를 부드럽게 이끌어 가셨다. 오후 8시, 4호선 끝자락 안양 범계역의 곱창집에서 시작된 대화 내내, 난 윤상득 선배님의 센스를 엿볼수 있었다. 심지어...“게스트요청을 받고선 어떤 기삿거리를 줘야할까 하다가 하나 생각해왔다.”면서 선배님은 무한한 센스를 발휘하셨다. 그렇담 미리 생각해오신 기삿거리는 도대체 무엇일까? 대부분의 민초인은 앨트웰민초장학재단과의 인연을, 학교게시판이나 대학내일과 같은 잡지의 장학코너 등에서 발견하여 인연을 맺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윤상득 선배님은 달랐다. 여자친구분이 앨트웰기업에서 근무하고 계셨는데, 아르바이트로 힘들게 용돈을 벌어가며 공부하시는 선배님께 회사의 좋은 장학재단이 있다며 한번 지원해보라고 하셨던 것. 그 길로 선배님은 장학재단을 지원하셨고, 3기 민초 장학생이 되신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똑부러지는 사모님을 두셨나 했더니, 역시 선배님도 똑부러지는 분이셨다. 선배님은 사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 재학 중이셨다가 군대를 다녀 오신 뒤로, 한의학을 공부해보고 싶으신 마음에 이듬해 수능을 다시 보아, 보기좋게 한방에 경희대 한의학과에 합격하셨다. 그래서 지금은 안양 범계역 부근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다. 서울대 조경학과도 참 좋은 곳인데 군대를 다녀와서 수능을 다시 보겠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대나, 선생님 스스로 주저함은 없으셨냐고 여쭈었다. 그랬더니 대답이 정말 명답이었다. “사람에게 기회는 세 번 온다고 하잖아요? 그 사람이 그게 기회라고 느꼈든 안느꼈든요. 제게 있어 그런 세 번의 기회 중, 첫 번째 기회는 중학교 3학년 때 실업계고등학교를 진학하지 않고,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하기로 원서마감일이 임박해서 결정했던 거에요. 그리고 바로 두 번째 기회는 제대 후 수능을 다시 한 번 더 봐서라도 경희대 한의학과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시험을 준비해서 그곳에 입학한 것이죠. 그것이 저에게 하나의 기회였어요. 지금은 세 번째 기회를 기다리며, 그 기회를 알아차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단계죠.” 멋졌다. 스물 한 살인 내가 10년은 더 살아야 배울 수 있는 교훈들을 여기서 얻고 감으로 인해, 시간을 단축하는 느낌이 들었다. 더 많은 교훈을 얻고, 조언을 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래서 계속 선배님께 여쭤봤다. “선배님, 그럼 지금 이십대의 민초 후배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인생의 조언 같은 건 뭐에요?” 음. 내가 생각하기에 선배님은 100분 토론회의 즉석 방청객으로 나가셔도 될 듯했다. 극본없이 마치 준비된 듯한 답이 술술 나왔다. 아마 평소에 가치관이 분명하고 준비된 분이라서 그런 것이리라. “이도말고, 저도말고 딱 한가지죠. 본분을 다하라.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해라. 특히 학생이라면 공부라는 본분을 다해야죠!” 난 사실 얼마 전에, 몸이 안 좋은 관계로 보약을 지으러 한의원에 갔다가 굉장히 차분하시면서도 고집이 세신 듯한 느낌을 주는 한의사분을 만난 적이 있다. 그래서 선배님께 “선배님, 얼마 전에 제가 뵌 한의사선생님은 엄청 고지식해보이시고, 딱딱해보이셨는데, 선배님은 제가 생각했던 한의사라는 직업의 이미지랑 다르신 것 같아요.” 말씀드렸다.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지 않는 게 좋아. 선입견은 경험해보기 전에 가지는 것이고, 편견은 경험한 후에 가지게 된다는 것에 차이가 있지만, 이 둘은 가져서는 안 될 것들이지. 이것들 없이 세상을 대하고, 사람을 대하고, 삶을 대하는게 얼마나 중요한데! 넌 지금 두 명의 한의사를 만나고는 ‘음, 한의사는 두부류군, 보수적인 한의사, 그렇지 않은 한의사.’라고 너 스스로에게 편견을 세우고 있잖니. 그렇지만, 어떤 사람이 친한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보이는 모습과, 공식적인 회의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르듯, 우리 삶의 영역이나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어. 편견이나 선입견은 너의 사고를 제한시키니 절대 금하는게 좋아. 알겠지?” 하시며, 충고해주셨다. 그 충고를 듣는 순간, 예전에 <대학내일>이라는 잡지에서 유명한 가야금 연주자이시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예술감독으로 계시는 ‘황병기’선생님의 인터뷰코너를 읽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현대 방송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며 요즘의 가벼운 쇼프로그램· 일부 연예인들의 노래가사나 춤에 대해 (기자가 약간은 부정적인 대답을 기대하며) 한 질문에 대해, 선생님은 “편견을 절대 가져선 안되네. 난 그들이 둘도없는 국위선양자라고 생각하네. 그래서 내가 감독하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공연에도 그 가수들을 올렸지.”하는 대답을 하셨었다. 연예인을 볼 때, 한번도 그들이 한류를 통해 우리나라에 대해 국위선양을 한다고 느낀 적도, 진정한 문화인이라고 느꼇던 적도 없던 내게 황병기 선생님의 인터뷰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며 교훈이었었다. 까맣게 잊고있던 과거의 교훈을 윤상득 선배님은 떠올리게 해주셨다. 또, 선배님은 민초재단에 대해 항상 감사를 느끼고 계시다며 그 때 받은 은혜를 나누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계시다고 했다. 그리고는 “나중에 저도 장학재단을 만들어서 학생들을 도울거에요.”라며 나의 비전을 말씀 드리자, ”거 참 좋은 생각이다. 그치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건, 큰 것은 작은 것이 모여서 된다는 거야. 나중에 네가 장학재단을 만들 여유가 생기고 그것을 만든 다음부터 사람들을 도울 거라고 생각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남을 돕기는 힘들어진단다. 지금부터, 아주 작은 것부터 남에게 베풀고 도우며 갚는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거야.“라고 하셨다. 난 정말 감사한다. 앨트웰 민초9기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이렇게 들꽃기자단으로 활동하게 된 것도, 졸업생인터뷰코너를 담당하게 된 것도, 그래서 이렇게 소중한 인터뷰 기회를 얻게된 것도 말이다. 정말 인격적으로 성숙하신 선배님들을 뵙고 ‘그 어느 곳에서도 얻기 힘든’‘후배들을 위한 조언’이자 ‘젊은이들을 향한 격려’라는 이름의 호박들을 넝쿨째 얻어갈 수 있는 인터뷰시간을 정말이지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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