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생 세상만사

삼국지연의 시리즈 6 : 능청과 허세사이, 기재(奇才) 방통

신동민

삼국지연의 시리즈 6 : 능청과 허세사이, 기재(奇才) 방통 어느덧 노무현 전대통령의 장례식이 거행된지 한달여가 지났다. 망자의 선택에 대해 그간 전국민적인 논박이 있었고, 언론과 정당도 그 나름의 입장에 따라 전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에 대해 충분한 것을 넘어 과도할 정도의 가지각색의 평가를 늘어놓았다. 그런 마당에 새삼 이 문제를 같은 초점에서 재론하는 것은 먹을만큼 먹은 결혼식 피로연 뷔페에서 또 한번 접시를 드는 것과 같이 큰 의미가 없는 일일 것이다. 일주일간 장례기간 중 망자가 아닌 산자 중 가장 눈에 띤 사람 중 한명은 다름아닌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평가받는다. “담배 세레모니”, 심각한 눈빛 그리고 또 좋은 쪽이든 나쁜쪽이든 일단의 물결을 일으킨 편지들. 장례기간 언론에 비친 그의 모습은 올해 발간한 저서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자의든 타의든 망자 이후 망자와 연관된 정치세력을 상상하는데 그를 필수적인 인사로 사람들 마음에 자리잡게 하는데 일조했다. 2003년 국회 등단시 “캐주얼 복장” 착용으로 일단의 파격을 한번 선사한 유시민. 거침없는 언사로 같은 당 의원으로부터 “바른말을 가장 싸가지 없게 하는 사람”이라고 평가받은 그.때로는 고수가 하수를 봐주는 듯한 그의 능청은 삼국지 비운의 기재(奇才), 추남(醜男) 방통(龐統)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연환계의 방통, 능청을 부리다 적벽대전시 조조군 대선단을 쇠사슬로 묶은 연환계(連環計)를 발휘, 제갈량과 주유의 화공전법 대성공에 일조한 방통은 그의 나이 서른둘, 209년 오나라 노숙의 추천을 받아 오나라 제후 손권을 찾아간다. 오나라 최고의 영웅 주유와 본인의 학문을 비교하는 손권의 질문에 “저의 재우와 학문은 주유와 크게 다릅니다. 서로 다른 것을 어떻게 견주겠습니까”라는 퉁명스러운 대답으로 퇴짜를 맞은 방통. 그런 그의 재주를 아까워한 노숙은 어디로 갈 것이냐고 물었고, 방통은 조조에게 가겠다는 괘안히 마음에도 없는 말을 꺼내며 노숙을 펄쩍뛰게 만드는 능청을 부린다. 이미 마음은 형주의 유비에게 기울어졌으면서도 말이다. 이미 끼를 보여준 방통의 능청은 유비를 만나서 폭발한다. 갈곳없는 신세임에도 유비를 만난자리에서 절을 하지도 않는다. 품안에 유비 진영내에서 군사로 있는 제갈량과 동오의 유력자 노숙의 추천서가 있었음에도 이를 감추고 짐짓 도도한채 한다. 마치 면접시험에 임한 수험자가 기업회장 앞에서 뽑아달라고 자기를 신나게 세일즈 해야하기는 커녕, ‘뽑으려면 뽑고 말려면 말아라’라는 배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방통의 진가, 유비를 녹이다 그나마 유비는 밉상 방통을 쫓아내지 않고 뇌양현이라는 작은 자리의 현령 자리를 주기싫은 마음에도 불구하고 제시한다. 조조의 80만 대군 대패의 결정적 공을 세운 방통, 전날 수경선생으로부터 제갈량의 복룡(伏龍)과 방통의 봉추(鳳雛), 이 둘을 얻으면 천하를 얻지 않을 수 다는 극찬을 받은 그 방통이 수장이기는 해도 겨우 한 마을 단위의 자리를 그것도 억지로 내어받고 있는 것이다. 방통은 역시 뇌양현에 가자마자 그의 자존심과 그릇에 맞는 객기를 부려준다. 일은 안하고 술만먹고 내내 놀기 시작한다. 지방 순찰 온 유비의 아우 장비가 방통을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술에 쩔어 관과 옷을 흐트러트리고 취기에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장비가 일을 내팽겨치고 있느냐고 불같이 호령하자 별것 아니라는 듯 한마디 틱 뱉는다. “겨우 백 리밖에 안되는 고을의 작은 시비를 분별하는게 무에 그리 어려운 일이겠소? 그 일이라면 장군께서는 잠시만 앉아계시오.” 그리고 나서 방통은 반 나절도 안되어 백여일간 밀렸던 일을 일사천리로 처리해버렸다. 그리고 끝내주는 능청을 한마디 덧붙인다. “조조와 손권의 일이라도 손바닥에 있는 글 읽듯 볼 수 있는데, 이까짓 작은 고을이 일은 무엇 때문에 마음쓰겠소!” 그러며 놀리듯 품안에 있던 제갈량과 노숙의 추천서를 꺼내어 보인다. 훗날 유비가 제단 아래까지 내려가 방통을 맞으며 본인의 과오를 표시한 것은 어쩌면 그간 자신의 능력을 몰라보던 유비에 대한 방통의 작은 통쾌한 복수였는지도 모른다. 성실함과 허세, 그 사이 물론 작은 일라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그리고 다른 사람에 마음에 들게끔 처리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작은 일에서 쌓인 명성과 신뢰가, 결국에 더 의미있는 일을 부여받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본인의 가치를 몰라주는 사람이나 환경에 담대한 태도를 보일 필요도 있는지도 모른다. 혹자는 이를 허세라 평가절하 할수도 있지만, 작은 일에만 함몰되어 본래 품었던 큰 뜻과 능력을 일어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이 좋은의도이든, 악의적인 것이든, 본인을 이용하고 업신여기려는 외부에 대해 자존감을 지키는 마지막 저항일 것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국회의원 앞에서 그 파장을 뻔히 알고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캐주얼을 입고 등단한 유시민이나, 현 위치에서 자격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해 당나귀탈이나 쓰며 멍청한 척 하고 지내는 그 누구나, 마음 속에는 모두 방통의 고귀한 능청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간은 흐르고, 기회는 언젠가는 열린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자신의 능력과 자존감을 계속 수호해나가는 것, 그것 아니겠는가. 졸업생l신동민 stoocom@nate.com

Tue Jun 30 2009 15:55: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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