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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수

범인을 찾아라! 당신의 추리력은?

Mon Apr 27 2009 07:21: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범인을 찾아라! 당신의 추리력은? 대학로 예술마당 [쉬어 매드니스] 제가 이번에 소개할 공연은 대학로에서 오픈런으로 공연하는 장수 연극인 ‘쉬어 매드니스(Shear Madness)’입니다. 제목을 소리나는 대로 해석하자면 ‘완전히 미침(sheer madness)’ 정도가 되겠지만 이 연극은 가위를 뜻하는 ‘shear’를 붙임으로써 재치 있게 제목을 변형한 것입니다. 이 연극은 가위!하면 떠오르는 미용실을 배경으로 한 연극인데 실제 손님들 머리를 감겨주고 가위질을 하는 등 실감나는 무대세트도 볼거리에요.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무대에서 연극을 하는 배우 / 객석에서 공연을 바라만 보는 관객]의 분리된 구조에 불만이 많은 분이라면 ‘(적극!)참여형 연극’을 표방하는 이 공연을 추천합니다. 이 연극의 공간적 배경은 이화동에 위치한 ‘쉬어 매드니스 미용실’. 평범하지만 손님들로 분주한 미용실의 일상이 펼쳐지고, 사람들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를 통해 그들의 관계와 성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용실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는 듯 했던 극의 분위기는 손님으로 가장하고 잠복해있던 두 명의 형사가 자신들의 정체를 밝히면서 반전됩니다. 그들은 미용실 바로 위층에 사는 왕년에 잘나가던 피아니스트 송채니가 살해당했다며 당시 미용실에 있던 사람들을 용의자로 지목하지요. 이것이 1부의 내용입니다. 관객들은 벙찐 상태로 쉬는 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쉬는 시간에도 형사는 “범인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나에게 와서 몰래 범인으로 생각하는 사람과 그 이유를 말해달라, 수사에 협조해달라”고 말하는 치밀함을 보입니다. (화장실에 가다가 말을 거는 형사 때문에 당황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재미있지요) 2부에서는 관객들도 1부에서 나타난 일상의 모습과 인물들의 관계에 착안해 범인을 색출하는 데 참여하게 됩니다. 어떤 식이냐면, 등장 인물 한명이 다른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며 자신을 변호하는 것과 동시에, 관객들이 발언권을 얻어서 특정 인물의 수상한 점을 들어 범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미용실 주인이 범인이라고 보는데, 아까는 ~라고 했는데 지금은 ~라고 말을 번복하고 있고, 가위를 가지고 있으니까......” 이런 식이지요.이 공연 최대의 재미가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또한 관객들이 어떻게 추리해나가는가에 따라 결말이 달라질 수 있어요. 관객들에게 많이 지목된 사람이 범인이 되고,(마치 배심원제 같지요) 그 사람이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가 결말에 가서 연기됩니다. 그러니까 어떤 인물이 범인으로 최종 확정되었는가에 따라 공연이 매번 다르겠지요! 즉 그 시간, 그 장소에 단 한 번 존재하는 공연이 되는 것이지요. 저는 이 공연을 2번 봤는데, 처음 봤을 때에는 미용실 주인이 범인으로 지목되었고, 2번째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의 친구가 범인으로 지목되었는데 흥미진진했어요. 그날 그날 관객들의 호응도(관객 발언도 정말 기상천외하고 예상불가에요)와 성향에 따라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이 공연을 두 번, 세 번 보는 마니아층이 있는 이유입니다. 사실 관객들끼리는 공연을 보면서 거의 서로를 신경 쓰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이 공연은 서로가 협심해서 범인을 찾아내야한다는 모종의 공통 의무가 있기 때문에 공연 중에도 여기저기서 소곤소곤 누가 범인일까를 추리하는 관객들의 소리가 들리지요. 친구와 함께 보면서 머리를 합해 알리바이를 부정하고 발언하다보면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겠죠? 그와 더불어 공연장에 가서 자신의 날카로운 추리력을 뽐내보시는 것은 어떨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l 장민수 minsu.ch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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