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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미

‘도서전’이 버거운 출판계

Thu Apr 23 2009 02:05: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도서전’이 버거운 출판계 -경향신문5월은 축제의 달이다. 곳곳에서 왁자하게 열리는 잔치 가운데 책잔치도 빠질 수 없다. 국내 유일의 국제도서전인 서울국제도서전이 다음달 13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독서가들뿐 아니라 주말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들이나 데이트 장소를 물색하는 연인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이 행사는 1954년 서울도서전으로 시작돼 95년부터 해외 출판사들까지 초청해 국제도서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올해는 주빈국으로 지정된 일본 출판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에쿠니 가오리, 온다 리쿠, 요시다 슈이치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작가들도 도서전에 온다. 주최 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지난주 참가를 희망하는 국내 출판사 모집을 마감했다. 전체 참가업체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김영사, 민음사, 사계절출판사, 한길사, 창비 등 대형 출판사들을 비롯해 상당수 단행본 출판사들의 책을 볼 수 없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서울국제도서전이 끝나고 나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리가 없다, 명색이 국제도서전인데 ‘국제’가 빠져 있다 등의 비판이 나오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잔치가 열리기도 전에 우려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 과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했지만 올해엔 참가하지 않는 출판사 몇 곳에 이유를 물었다. 역시 경제적인 측면이 가장 컸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부스를 대여하고 꾸미는 데에만 수천만원이 들어가는데 책이 많이 팔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홍보가 많이 되는 것 같지도 않고, 비용에 비해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주최 측이 이런 사정을 감안해 부스 1곳당 대여료를 지난해에 비해 20만~50만원 할인했다고는 하지만 출판사들은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이라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규모가 작은 출판사들로서는 몇명 되지 않는 직원들이 총출동해 전시회에 매달려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여력이 없다는데 도서전 참가를 강요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라고 넘기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호소 이면에는 도서전의 내용과 주최 측에 대한 불만도 자리잡고 있다. 한 출판사 편집자는 “책 할인행사가 도서전의 주요 프로그램이 돼 버렸다. 도서전이 무슨 책 염가판매전도 아니고…”라고 했다. 잔치의 주인공들인 출판계 종사자들에게 도서전이 귀찮은 행사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느 중견 출판사 사장은 “우리 책을 찾아 오는 독자들이 도서전에 우리 출판사 부스가 없으면 섭섭해할 것 같아 매년 참가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에도 동원체제 비슷하게 주최 측이 안면이나 연고를 이용해 출판사들을 독려하면 자의반 타의반 도서전에 참가했다. 그런데 현재 출판문화협회에서 역할을 맡고 있는 분들의 대부분이 전집이나 학습서 출판사쪽이어서 단행본 출판사들과 관계가 풍부하지 못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좀더 적극적으로 ‘영업’을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백석기 출판문화협회 회장 등 집행부가 최근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 한철희 회장을 만나고 파주출판단지를 방문하는 등 참가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고 한다. 서울국제도서전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 있다. 주최 측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아시아 최대의 책축제’를 표방한 마당에 국내 출판사 참가마저 저조하다면 겸연쩍은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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