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통신원

신영미

유죄와 무죄 사이…대선폭로전 ‘판결이 헷갈려’

Fri Nov 28 2008 10:17: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유죄와 무죄 사이…대선폭로전 ‘판결이 헷갈려’ -한겨레신문 “김윤옥여사 명품시계” 거짓 발언인데 ‘무죄’ “MB빌딩에 성매매업소”는 근거있지만 ‘유죄’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벌어졌던 정치권 폭로전의 하이라이트는 ‘프랭크 뮬러 시계 사건’이었다. 김현미 민주당 전 대변인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1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부인 김윤옥씨가 1500만원짜리 프랭크 뮬러 시계를 차고 다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시계는 한국 기업 로만손이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이른바 통일시계였고, 값은 11만8000원이었다. 민주당은 톡톡히 망신을 당했고 이 사건은 역대 대선에서 벌어진 폭로전 가운데 가장 엉성했다는 평을 들었다. 한나라당은 이 시계사건에 다른 사건들을 묶어 김 전 대변인을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고발했고, 김 전 대변인은 최근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김 전 대변인에 대한 판결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누가 봐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경쟁 정당의 대통령 후보 부인을 비난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 이 폭로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대신 재판부는 김 전 대변인이 이 후보가 소유한 빌딩에 입주한 유흥주점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보도를 들어 이 후보를 비난했다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는 인정했다. 부정확한 폭로는 무죄가 되고, 언론이 보도한 기사에 근거한 발언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재판부는 왜 이렇게 판단한 것일까? 당시 김현미 대변인의 명품 시계 논평에 대한 한나라당의 분노는 대단했다. 그래서 대선이 끝나고 민주당에 명예훼손으로 걸었던 소송을 일괄 취하하면서도 이 사건만은 취하하지 않았다. 그런데 10월17일 1심 재판에서 이 건에 대한 판결은 예상과 달리 무죄로 나왔다. 재판부는 “판매원들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온 민주당 관계자에게 ‘김 여사가 찬 시계가 우리 제품인 것 같다’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무죄 판결 이유를 밝혔다. 반면 이 대통령 소유 건물에 입주한 유흥주점 건은 언론이 책임지고 보도한 사실에 근거한 논평이어서 유죄가 선고되리라 대부분 예상하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정반대 판결이 나왔다. <한겨레>는 지난해 7월과 11월 이 대통령이 소유한 서울 양재동 영일빌딩 지하에 유흥주점이 입주했고, 취재 결과 이곳 여종업원들이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전 대변인은 이 보도를 토대로 지난해 12월7일 “이명박 후보의 재산은 성매매 업소를 임대해서 만든 재산”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ㅋ유흥주점의 영업에 불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과 이명박 후보자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성매매 업소 의혹에 대해 별도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김 전 대변인의 사실 확인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 판결문대로라면 정당 대변인은 앞으로 언론 보도를 일일이 확인하고 논평해야 한다. 김 전 대변인 쪽은 “당 논평은 이 대통령이 성매매 영업을 관장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 대통령 소유 빌딩에 입주한 업소에서 성매매를 한다는 <한겨레> 보도 내용에 기초한 것이었다”며 “재판부가 발언하지도 않은 말을 확대 해석해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겨레> 취재 기자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기사를 작성했다고 증언까지 했는데도 ‘성매매를 한 적이 없었다’는 업소 주인의 말만을 듣고 유죄라고 판단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예상을 깨고 법원이 ‘성매매 사실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언론 보도와 기자의 증언을 외면한 반면 이대통령 쪽은 오히려 <한겨레> 보도를 인용해 최근 빌딩 입주 유흥주점 주인을 상대로 건물에서 나가 달라고 소송을 냈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서울중앙지법에 낸 소장에서 △지난해 12월경 여종업원을 고용한 유흥주점을 운영했다는 (한겨레 등) 언론 보도와 △지금도 접대부 영업을 하고 있다는 <한겨레21>의 잠입취재 보도를 놓고 볼 때 피고는 임대차 계약을 위반한 것이어서 건물을 비워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가 사실로 인정하지 않은 <한겨레>의 관련 보도를 이 대통령 쪽은 인정한 셈이다. 예상과는 빗나간 이 서로 다른 두가지 명예훼손 건에 대한 재판부 판결에 대해 김 전 대변인 쪽과 검찰은 각각 항소하며 반발하고 있다. 김 전 대변인 쪽은 유흥업소 성매매 건의 경우 김 전 대변인의 당시 발언은 위법이 아니며 또한 법원의 판결은 ‘공직자 검증을 위해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한 대변인 논평에 대한 명예훼손 책임을 쉽게 추궁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례와 배치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검찰 역시 명품 시계 사건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한 것이 분명한데도 무죄가 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항소했다. 권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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