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통신원

신영미

FT “미 금융위기는 레이건-대처리즘의 종언” -한겨레신문

Mon Sep 29 2008 04:55: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시장 개방이 살 길'이라던 미국의 개방 메시지가 힘을 잃고 있다. 지난 수십년동안 개도국에게 상품과 서비스 시장 뿐만 아니라 외국자본을 받아들이라고 압력을 가해온 미국이 금융위기를 맞아 월스트리트에 천문학적인 긴급 구제금융을 투입하는 등 이율배반적인 행보에 나서면서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9일자에서 이번 구제금융이 전 세계에 대한 미국의 신자유주의 처방에 독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상무무 국제무역정책 담당 차관을 지낸 데이비드 로스코프 같은 전문가는 "세계경제는 전환점에 있다"며 "'시장에 맡겨라. 작은 정부가 낫다'는 25년간의 레이건-대처리즘이 종언을 고했다"고 진단했다. 레이건 이후 미국은 시장규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사회주의 좌파'로 몰릴 정도로 신자유주의를 절대적 가치로 신봉해왔다. 이를 토대로 미국의 전방위 금융시장 개방압력이 정점에 달한 것은 1990년대 중반이었다. 미국은 특히 97년 아시아의 외환위기를 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을 앞세워 개도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밀어붙였고, 그 결과 한국을 비롯한 여러 개도국의 자본시장이 개방됐다.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말레이시아가 이를 거부하고 정부의 시장간섭을 유지했지만 혹평을 받았던 당시 조치에 대해 이제는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많아졌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의 후퇴는 미국의 금융위기 사태가 터지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된 게 사실이다. 미국의 시장개방 도구였던 IMF부터 구제금융이 투입된 나라에 대한 우월적 지위에서 점차 발을 뺐고, 개도국에 대한 세계은행의 금융시장 규제완화 압력도 줄어들었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특히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의 시장 규제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아울러 적어도 각국의 자본시장 선진화 프로세스에서 미국의 모델을 따라하지 않는 수정 자유주의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은행자본 규제와 금융시장의 투명성 제고를 강조했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제한적 자본주의' 재건을 주창했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공백을 대신해 싱가포르와 홍콩, 브라질 같은 국가가 미국의 실패한 금융시장 모델을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세계 금융산업을 이끌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보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태로 위기에 처한 자유시장과 금융공학이 "새로운 치어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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