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economicus

조삼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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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원

조삼모사 예전에 만화가 고병규씨의 '조삼모사' 2컷 만화가 인터넷에 올라와서 네티즌들 사이에 패러디 열풍이 분 적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컷에서 등장하는 원숭이들의 기괴한 소리와, 두 번째 컷에서 나오는 원숭이의 표정이 정말 인상 깊었던 만화입니다. '조삼모사'는 간사한 꾀를 사용하여 남을 속이고, 희롱하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는 "중국 송나라의 저공(狙公)의 고사로, 먹이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씩 주겠다는 말에는 원숭이들이 적다고 화를 내더니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씩 주겠다는 말에는 좋아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고 합니다.정말 상대가 원숭이들이기에 가능한 희롱이자 사기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조삼모사'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원숭이들은 바보다', '간사한 꾀에 사기 당하지 말자'에서부터 '반전은 웃끼다'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가 있겠지만, 경제학적인 방법으로 조삼모사 이야기를 해석해보면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봤을 때 조삼모사 이야기는 우리에게 세 가지 정도로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만약 원숭이들이 경제학의 기본 원리들을 잘 알고 있는 동물이었다면, 어쩌면 그들의 행동은 대단히 합리적인 것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원숭이들이 왜 그렇게 좋아했을까 곰곰히 고찰해보면 이유가 없진 않습니다. 사람들이 그 이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봤다면 원숭이들은 지금까지 이렇게 희롱당하는 대상이 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의 생활을 잘 돌이켜보면, 우리는 똑같은 양의 이득이 있다면 미래의 이득보다는 현재의 이득에 대해 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미래의 즐거움보다 현재의 즐거움을 더 선호하는 것을 '시간선호'라는 개념으로 경제학에서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계적으로 측정을 해보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대개 같은 이득이라면 미래의 이득보다는 현재의 이득에 더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쨌든 대부분 사람들의 행동은 그렇게 나타납니다. 즉, 인간이나 원숭이나 별로 다를 바가 없다는 말입니다. 민초인들은 어렸을 때 공부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스스로 현재의 즐거움보다는 미래의 즐거움을 택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고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은 미래의 이득이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렸을 때 열심히 공부하고, 혹은 어렸을 때 열심히 자신의 재능을 닦은 사람은 나중에 커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이득의 총량으로 따지면 훨씬 많은 이득을 얻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같은 양의 이득이라면 현재의 이득을 미래의 이득보다 더 높게 치는 이유는 이렇게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바로 미래에는 불확실성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원숭이가 아침에 사과를 세 개만 받아 먹었는데, 갑자기 주인이 낙마 사고를 당해서 원숭이들을 돌볼 겨를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는 주인이 도모하던 반란 모의가 황제에게 걸려서 주인이 끌려가버릴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아침에 사과를 네 개 받았다면, 아침에 사과를 세 개만 먹고 저녁에는 아무런 위험부담이 없이 적어도 사과 한 개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했을 때, 원숭이들이 '조삼모사' 상황에서 즐거워 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아침과 저녁 사이에 시간이 꽤 길고, 경제가 성장하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이 그리 높지 않고, 자본시장이 존재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원숭이들은 아침에 사과 네 개를 받아서 세 개는 먹어치운 뒤, 사과 한 개는 자본시장에 내놔서 저녁 때 이자와 함께 사과 한 개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즉 '사과 반에 반에 반에 반에.... 반 조각' 정도를 저녁에 더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숭이들이 하룻동안 먹는 사과의 총량은 아침에 먹은 사과 세 개+저녁에 먹은 사과 세 개+이자수익을 얻은 '사과 반에 반에 반에 반에.... 반 조각'이 되어서 원래 주인이 제안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사과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게 일주일 정도 반복되고, 한 달동안 반복되고, 일 년 동안 계속된다면 원숭이들은 뜻하지 않은 부가수익을 꽤 짭짤하게 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원숭이들을 그리 만만하게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무시당해야 되고, 희롱당해야 되는 대상은 애꿎은 원숭이들이 아니라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 '조삼모사'에 대한 세 번째 해석은 원래 조삼모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과 관련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교훈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모른 척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데 미국 공화당에서는 감세정책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당장 사람들은 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소비를 늘리게 됩니다. 기업들도 세금이 낮아지면 생산량을 늘리고, 고용량을 늘리는 등 투자를 늘리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정부가 정부지출액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세금만 줄인다면 어쩔 수 없이 국공채 발행 등으로 재원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이나 미래의 세금 증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국민들이 정부에게 지불해야되는 돈은 감세 정책을 실시하기 이전과 동일한 금액이 됩니다. 마치 '조삼모사'의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에 대해 합리적 인간을 가정하여 '리카도 대등정리'라는 개념을 내세웁니다. 사람이 미래의 변화에 대해 합리적으로 기대를 해서 현재의 행동을 즉각적으로 바꾼다는 합리적 기대 가설(rational expectation hypothesis)과 이에 대응되어 등장한 개념으로 소비자들이 생애 전체에 걸친 소비를 고려한다는 '생애주기가설(Life Cycle Hypothesis)', 소비는 소득의 일시적 증가가 아닌 항상소득(생애에 걸쳐 일정하게 확보되는 소득)이 증가해야 늘어날 수 있다는 '항상소득가설(Permanent Income Hypothesis)'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몇 가지 가정을 추가하면 '리카도 대등정리'가 성립합니다. 이는 정부가 세금을 아무리 줄여도 정부지출자체를 줄이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미래의 세수 증가를 예상하여 소비를 늘리지 않고, 남는 돈을 저축하여 미래에 있을 세금에 대비할 것이라는 이론입니다. 사람들은 사실 그렇게까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리카도 대등정리'는 현실에서 잘 성립한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단기적으로 국민들은 조삼모사에 나오는 원숭이처럼 행동하여 감세정책이 일시적인 경기부양의 효과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장기에 가서는 물가상승만 유발할 뿐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만약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는 경우라면 현재 세대의 소득을 일시적으로 늘려주고, 부족한 돈을 미래세대에게 전가하는데 큰 부담이 없을 것이지만,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경우라면 미래세대에게 주어질 부담이 더욱 크게 돌아와서 경제상황이 매우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오랜만에 조삼모사의 추억을 되새기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Shift+클릭! http://dica.dcinside.com/study_listN.php?id=3588&code1=50&code2=60&s_mode=&s_que=&page=1& 서울대 경제학부 5기 l 오경원 mmmnya21c골뱅이한메일쩜네트

Sun Aug 31 2008 12:34: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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