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통신원

신영미

재수 없는 미국 아줌마!

Thu Jul 10 2008 00:44: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이번에는 공모전도 아니고 신문기사도 아니네요. 아무리 기자단에 속해 있고 들꽃통신원 코너를맡고 있다지만 너무 제맘대로인가요? 그래도, 유용할 것 같은 정보, 기분 좋은 글 등을 만나면 이곳이 먼저 생각납니다. 아래 글을 읽고, 나도 이런 현명한 부모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많이 덥지만,좋은 하루 되시길... ----------------------------------------------------------------------------------------- 집 떠나면 고생인 것은 당연하지만, 걱정보다 모든 일정이 순조로웠고 날씨마저 협조적이라 계획했던 것보다 120% 성공적인 여행이라 여기며 비행기에 올랐다. 피곤함에 잠이 몰려왔다. 비행기가 이륙을 마치면 바로 의자를 뒤로 젖히고 잠을 좀 자야지 하고 있었다. 비행장 활주로 사정으로 이륙이 좀 늦어진다는 방송이 있은 후 난 잠깐 졸았나 보다. 윙하는 소리에 눈을 뜨리 비행기가 이륙 중이었다. 그리고 이륙을 마쳤다는 방송과 함께 나는 자연스럽게 의자를 뒤로 젖혔다. 그러자마자 뒤에서 우악스런 손이 내 왼쪽 어깨를 와락 잡는 것과 동시에 의자를 바로 하라는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서 내가 이륙을 다 안 했는데 의자를 뒤로 젖힌 줄 알고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후딱 의자를 바로 돌려놨다. 그리고는 상황을 둘러보니 내가 잘못한 게 아닌 것이다. ‘이런!’ 심호흡 한 번 하고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생각해봤다. 이대로 꼿꼿이 앉아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뒤를 돌아볼 수도 없고. 그렇지만, 기분이 심하게 나쁘다. 그러나 혹 내가 피곤해서 민감하게 들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아이에게 물어봤다. “나영아, 엄마가 이상하게 들었을까? 엄마가 기분이 나쁜데, 엄마가 이상한 건가?” “아니야, 엄마! 뒤의 아줌마가 기분 나쁘게 얘기했어. 엄마가 잘못한 거 없어요. 의자 뒤로 하고 주무세요.” “아니야, 지금 그렇게 하면 안 되고, 기다려봐라.” 하고 승무원을 불렀다. 버튼을 눌렀는데 음료 준비로 바쁜지 오지 않았다. 아마도 음료를 서빙하면서 오려나 보다 했다. 기다리지 뭐! 승무원이 음료를 서빙하면서 내게 불편한 거 있느냐고 물었다. “일단은 커피 한 잔을 주고, 그리고 내가 커피를 마시면서 비디오를 좀 보고 싶은데 의자를 뒤로 젖히고 봐도 괜찮을까?” “그럼, 괜찮고말고, 의자를 어떻게 뒤로 젖히는지 몰라서 그래? 저기 버튼을….” “아니, 버튼 사용법은 아는데, 혹 의자를 젖히면 안 되는지 그게 궁금해서.” 이러고 내가 의자를 뒤로 젖히자마자 뒤에서 다시 내 어깨를 건드리며 의자를 바로 하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내가 다시 승무원에게 말했다. “뒤의 사람에게 내가 의자를 뒤로 젖혀도 괜찮은 것이라고 설명 좀 해 줄래요? 그리고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도 얘기해 주세요!” 단 한마디도 뒤의 아줌마와 말을 섞지 않았다. 이미 그 아줌마는 흥분 상태로 소리를 지르고 있기도 했고, 내가 굳이 그 아줌마와 얘기할 필요가 없었다. 뒤의 아줌마는 내가 의자를 뒤로 젖히면 자기가 너무 답답하다고 했고, 내가 의자를 뒤로 젖히니까 자기 커피가 흘렀다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여자 승무원이 너무 당황한 얼굴과 목소리로 나보고 “조금만 앞으로….” 이러면서 목소리 크고 대책 없는 이 아줌마를 어찌해야 할는지 몰라서 목소리가 떨렸다. 이때, 반대편에서 음료를 서빙하고 있던 남자 승무원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커피 흘린 것은 단순한 사고이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당연히 의자를 뒤로 젖힐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당신에게 비행기 안의 그 누구에게도 소리를 지르지 말 것을 경고한다. 정 불편하면 뒤의 빈 자석이 있으니 옮겨 앉는 것은 허용하겠다.” 그러자 그 아줌마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를 지른다. 적반하장으로 한다는 소리가, “나는 절대로 자리를 옮길 수 없다 앞에 앉은 사람보고 옮기라고 해라.” 상황이 이쯤 되면 완벽한 나의 승리다. 논리적이지 못하고, 화를 컨트롤 하지 못해 목소리 크게 내는 사람이 패자이다. 난 웃음이 나왔다. 고개를 커피 잔에 떨어뜨리고 피식 웃었다. 남자 승무원이 답했다. “앞에 앉은 사람은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그 자리를 샀고, 아무런 불평을 하고 있지 않은데, 왜 당신이 옮겨라, 마라 하는 것이냐. 불평은 지금 네가 하고 있지 않느냐?” 그랬더니 옆 자리 친구인 듯한 사람이 훈수를 둔다. “내 친구가 너무 좁아서 그러는 것이니….” 승무원이 말하기를, “좁은 것은 네 사정이지 앞사람 사정이 아니지 않느냐. 한 번만 더 소리를 지르면 다른 조치를 취하겠다.” 이러면서 나와 눈이 마주치니 살짝 윙크를 하는 게 아닌가. 나? 웃어줬다. 그리고 상황이 끝나나 싶었는데 뒤의 아줌마가 내 의자를 툭 툭 치는 것이다. 나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두 번, 세 번, 그리고 네 번째…, 아줌마가 분풀이를 하는 것이다. 이런…하면서 몸을 돌리려는데, 이번에는 아주 단호하면서 조금 전보다 약간 커진 남자 승무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은 내가 보는 바로 지금, 네 번에 걸쳐 의도적으로 앞의 의자를 밀쳤다. 앞 승객에게 당장 사과하길 바란다. 그리고 한 번 더 그런 행동 하면 도착과 동시에 우리는 당신을 경찰에 넘길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앞의 승객에게 사과를 받았는지 받듯이 확인을 할 것이다.” 그야말로, 쥐가 찍! 아이가 나를 보며 웃는다. 엄마, 잘했어! 그래, 이런 일이 있으면 절대로 그 사람과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승무원을 부르던지, 비행기 안이 아니고 다른 장소라면 911을 부르면 경찰이 와서 해결을 해 줄 것이다. 라고 했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 상황 판단을 정확하게 하고 무지하게 화가 나면 깊게 숨을 들이쉬고, 상황이 허락하면 화장실도 한 번 갔다 오고, 음…하고 아랫배에 힘 딱 주고, 그리고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요구해라. 참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절대로 울지마라! “응, 엄마.” 이런 걸 가르쳐야 하는 게 참, 싫다! 나중에 화장실 갈려고 일어나서 그 아줌마를 봤더니 심하게 뚱뚱한 사람이었다. 그래, 당신, 이해는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다.’ 처음에 고운 말로 양해를 구했으면 내가 자리를 옮겨 줄 수도 있었고, 좀 불편해도 의자를 바로 세워 놓고 잘 수도 있었다. 그러나 화를 낼 땐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사과는 들릴 듯 말 듯 개미 목소리를 하는 당신 같은 사람은 혼 좀 나야 해! 그래도 잘 때를 제외하고는 의자를 바로 세워줬다. 내 마음씨가 비단결 같아서도 아니고, 어쭙잖은 측은지심은 더더욱 아니다. 이유는 단 하나, 나는 자식 기르는 엄마이며, 나는 지금 딸 아이와 여행을 하고 있음으로. 화장실 오면 가면 눈이 마주치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웃어준다. 승무원들은 민망할 정도로 친절했다. 비행기가 도착하고 다들 내리려고 일어섰다. 일어서면서 그 아줌마를 정면으로 쳐다봤다. 내 눈을 피해 바닥으로 눈을 내리깐다. ‘뭘 찾니? 쥐구멍?’ 내리면서 그 남자 승무원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오려고 두리번거렸는데 보이지 않았다. 이런 일이 있다고 나쁜 미국놈들 하면서 싸잡아 욕을 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나를 도와주는 사람 또한 그 미국인이니까. 세상 어디고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 엉터리 같은 인간들 없는 곳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좋은 사람들이, 진국이 사람들이나쁜 사람들보다 훨씬, 훨씬 더 많다. 이래서 세상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비틀거리면서도 그런대로 굴러가는 게 아니겠는가! 좋은 사람들을 열 배는 더 만났고, 좋은 기억들을 열 배는 더 만든 여행길 위, 옥의 티였다. 그러니 이런 여행길이 곧 배움길, 인생길 아니겠는가! 일어나게 되어 있는 어떤 궂은 일도 쓰이기에 따라 영양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아줌마, 정말 재수 없다! http://world.hani.co.kr/board/kc_newyork/24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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