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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원

인지된 위험과 죽을 확률의 관계는?

Wed Jun 25 2008 11:54: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인지된 위험과 죽을 확률의 관계는? 사실 요새는 물가 통제나 환율 개입 등이 많아서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논의해볼만한 일들이 굉장히 많지만, 가장 ‘왕건이’ 이슈는 아무래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인지라, 오늘은 “위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정부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요새 미국산 소고기 수입 협상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이 많은데, 특히 정부측 주장들이 꽤 인상적인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했을 때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길을 가다가 번개를 맞고 또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다고 주장합니다. 일본 측의 연구 결과에 따라서 확률이 수십억 분의 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실 미국의 FDA가 주장하는 바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하버드 대학교의 위험분석센터의 연구결과들이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이 연구들은 동물성 사료만 제대로 통제가 된다면, 사람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굉장히 낮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출처: 2008년 6월 25일 경향 만평> 니다. 자, 확률로만 따져보면 그렇게 높지 않은 광우병 위험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들은 왜 그렇게 과민(?)반응을 보이는 걸까요? 사실 다른 ‘위험한 것들’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과 비교해봤을 때 지금 우리 국민들이 갖는 위험기피적인 성향은 상당히 이중적입니다. 예컨대 흡연, 오토바이, 자동차, 비행기 등이 우리에게 주는 위험은 명백히 광우병에 걸려 죽을 위험보다 높은 수준의 위험입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자동차에 대해 금지하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고, 흡연에 대해 전면적으로 통제하자고 시위를 하지 않습니다. 이러니 정부 입장에서 보면 유독 광우병에 대해서만 시위를 하는 국민들을 이해할 수도 없었고, 확률 혹은 위험에 대해 ‘무지’한 국민들을 ‘계몽’시키는 것이 사태해결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위험과 죽을 확률이라는 것의 관계가 정확히 비례하게 되는 것일까요? 다들 살아가면서 피부로 느끼고 있겠지만,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위험이라는 것은 확률과는 별개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나 공감할만한 예로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죽을 확률보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죽을 확률이 훨씬 높지만, 우리는 비행기를 타는 것을 훨씬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흡연 혹은 간접흡연은 폐암 등 각종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을 엄청나게 높이지만, 우리는 담배연기로 가득한 술집과 PC방에 가고 많은 사람들은 직접 흡연을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위험에 대한 사람들의 이중적 기피태도에 대해서는 이미 수십년동안 연구가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위험에 대한 태도를 연구한 단초가 된 연구로 C. Starr(1969)의 연구가 있습니다. 그는 자발적으로 감수하는 위험보다 비자발적으로 감수해야하는 위험요인에 대해서 사람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통계자료를 통해서 밝혀냈습니다. 사람들은 자발적인 활동으로 인한 위험에 대해서는 비자발적인 위험보다 약 천배 정도 위험을 더 감수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은 광우병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적어도 부분적인 설명을 해줍니다. 화장품이나 라면스프, 식당 음식 등으로 비자발적으로 광우병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 것입니다. 다른 연구로 P. Slovic(1987)은 위험에 대해 잘 모르는 정도(unknown risk), 끔찍함의 정도(dread risk) 등의 변수에 따라서도 사람들의 위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사실 여러 가지 논문들을 다 들춰내면 통계적으로 사람들이 위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서는 수십가지가 넘는 연구가 쌓여있기 때문에 여기서 다 언급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보통의 사람이라면, 단순히 확률에 의해서 위험에 대해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분석하기 좋은 도구는 바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행동경제학입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완전한 합리성에 대해 부정하기 때문에 계속 비주류로 존재해 왔지만, 이론이 가져다주는 여러 함의와 예측이 현실과 상당히 부합하는 면이 많아서 얼마 전에는 노벨상까지 수상했습니다. 행동경제학의 여러 분야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입니다. 이 이론은 인간의 합리성에 대해서 부정하긴 하지만, 사람들이 규칙적으로 보여주는 비합리적 행동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해서, 그 결과를 모델에 반영하여 여러 가지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이론입니다. 프로스펙트 이론이 이번 사태를 분석하기에 적합한 것은 위험에 대해 이중적으로 반응하는 일반 사람들의 태도를 바로 모델에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사실들을 설명하기엔 기술적인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핵심만 짚고 넘어가자면,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위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일관성이 높지 않고, 확률과 절대적인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정부에서 미리 알았다면 지금처럼 사태가 커지진 않았을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느끼는 위험에 대해서 무작정 확률과 상관관계가 없다고 해서 그것을 “비합리적”이라고 받아들이고 계몽시키려는 태도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며,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이번 사건이 잘 보여줍니다. 사실 사람들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정부의 고압적인 태도, 그리고 그러한 태도에서 느껴지는 민주주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한 예를 들어봅시다. 번지점프대 앞에 선 사람이 직면하는 사망확률은 거의 0%에 수렴합니다. 어쩌면 더 높은 곳에 설치된 점프대일수록 관광명소가 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을 것이고, 여러 번 시행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안전장치가 충분히 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높은 점프대 앞에서 뛰어내리기까지 오랫동안 망설이고, 심지어 다시 걸어 내려오기도 합니다. 점프를 하고 나면 점프를 한 당사자는 엄청난 성취감과 기분 좋은 본능적 쾌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설사 누구나 점프를 한 뒤에 자신의 효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더라도, 어떤 사람이 강제로 점프대 앞에서 사람들을 떨어트리려 한다면 사람들은 당연히 거세게 반발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도 이 상황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산 소고기 협상 문제는 당연히 사람들의 의사를 먼저 묻고, 그에 대해 적절한 시간을 두고 국민적 합의를 거쳐서 진행되었어야 합니다. 정부 관계자들이 이야기하듯이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확률이 낮기 때문에, 정부가 함부로 처리해서는 안 되는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에서 동물성 사료 금지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과 미국의 다른 검역체계도 생각보다 부실하다는 점이 광우병의 위험을 더 높게 평가하는데 한몫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미국산 소고기로 인한 광우병 확률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더라도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 보여줬던 태도를 그대로 견지했다면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 자명합니다. ※참고 문헌 하버드 대학교 부설 위험분석센터의 광우병 위험 관련 연구 : J. T. Cohen, G. M. Gray(2005), Harvard Risk Assessment of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Update, Harvard Center for Risk Analysis. C. Starr의 연구 : C. Starr(1969), "Social Benefit versus Technological Risk," SCIENCE, New Series, Vol. 165, No. 3899, pp. 1232-1238. P. Slovic의 연구 : P. Slovic(1987), "Perception of Risk," SCIENCE, New Series, Vol. 236, No. 4799, pp. 280-285. 서울대 경제학부 5기 l 오경원 mmmnya21c골뱅이한메일쩜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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