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이야기

우보연

사월에서 오월사이

Tue Jul 01 2008 00:30: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사월에서 오월사이 사월에서 오월사이.K는 다시 한 번 되뇌었다.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사월에서 오월사이에 한 번 만나자고 했다. 사월에서 오월사이?사월에서 오월사이는 언제를 말하는 것일까?사월을 얘기하는 것일까?아니면 오월을 얘기하는 것일까?그것도 아니면 사월에서 오월사이에 K가 알지 못했던 어떤 특별한 날이 존재하는 것일까? K는 4월 30일 혹은 5월 2일이라고 분명히 말해주지 않은 그녀가 원망스러웠다. 왜 이렇게 분명하지 않은 것일까? 그녀는 K에게 사월에서 오월사이처럼 불분명한, 흐릿한 어느 시점에 위치한 여자였다. 대학교 4학년 말, 여기저기 취업원서를 내면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K는 여자 친구 P에게서 이별통고를 받았다. 갑자기 왜 그녀가 그에게 이별을 통고했는지 K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별은 현실이었다. 그리고 취업도 현실이었다.그녀의 빈자리를 느끼며 슬퍼했지만, 면접관의 시선을 느끼며 미소지었다.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저 어중간한 시간이었다. 그 때 그녀가 다가왔다. K는 그녀의 존재가 싫지 않았다.K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존재가 좋았는지, 아니면 그녀가 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이 좋았는지. 그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사월에서 오월 사이의 불분명한 어느 시점처럼. 누군가 그건 사월이야. 아니야. 오월이야라고 말해줬으면 좋겠지만...그렇게 시간은 또 흐르고 사월도, 오월도 흘러갔다. 아침부터 계속 비가 오락가락한다.빌딩숲 사이 인도를 걷고 있는 K는 하늘의 변덕에 따라 연신 우산을 폈다. 접다를 반복한다. 사월에서 오월사이의 어느 하루인 오늘.난 사월도, 오월도 모두 지나가 버리기를...어서 장마나무더위가 오기를 바라며, K를 바라본다. 글l 우보연 cinew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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