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통신원

신영미

日 정계입문 필수요소 ‘아버지’ - 경향신문

Mon Aug 18 2008 00:56: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세계의 창]日 정계입문 필수요소 ‘아버지’ 일본의 정치가문일본에서 정치를 하려면 이른바 ‘3방’이 필수적이란 말이 있다. ‘3방’이란 ‘가방’(자금), ‘간판’(지명도), ‘지반’(지역기반)으로, 일본어 끝 발음이 모두 ‘방’으로 끝나는 데서 유래한 표현이다. 이런 분위기가 말해주듯 일본의 정치가들은 세습하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의 후광을 업을 수 있는 데다 아버지가 닦아놓은 지역기반은 자연스럽게 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정치가 집안치고 가난한 경우도 드물다. 단순히 아버지의 뒤를 잇는 경우뿐 아니라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3대가 모두 중·참의원을 지낸 경우도 흔하다. 도중에 대가 끊기면 딸이나 사위가 나서기도 하고,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양자라도 들여 대물림하는 경우도 있다.이들 세습 정치인은 아버지나 할아버지로부터 선거구를 이어받아 정치 경력을 쌓는다. 사회 초년병 시절부터 부친의 비서관을 맡아 커리어를 만들기도 한다. 1990년대 이후 취임한 총리 10명 중 8명이 유력 정치인·관료 가문 출신이며, 현재 중의원 480명 중 120명이 세습의원이다. 특히 집권 자민당의 세습의원 비율은 30%에 달한다. 이 같은 정치세습은 봉건영주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가문과 가업의 계승을 중시하는 일본적 전통에서 연유한다. 무엇이든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국민 정서와 기득권 유지 목적으로 세습 후보를 선호하는 정치권의 이해관계도 맞물려 있다. 세습정치가 “인재 등용을 막는다”는 비판이 적지 않지만 일본 사회에서는 대물림 정치를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10여년 전부터 이런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젊은층의 정치 무관심이 정치세습을 부채질한다”고 지적한다. 정치판에 뛰어드는 젊은 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세습정치 가문의 대표적 사례는 지난 1일 자민당 간사장에 오른 아소 다로(麻生太郞) 집안이다. 그의 가문은 화려한 인맥으로 짜여진,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정치 명문가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재계로 진출하고 또다른 명문가와의 혼인을 통해 그 명성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그의 가문은 후쿠오카현에 본거지를 둔 ‘아소 그룹’이란 탄탄한 경제적 기반까지 갖고 있다. ‘족벌 기업’으로 불리는 이 회사에서 얻은 부를 바탕으로 정계에 진출한 것이다. 아소 간사장이 과거 귀족들만 다닐 수 있는 가쿠슈인(學習院)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던 것에도 이 같은 출신성분이 크게 작용했다.아소 그룹의 창립자이자 아소 간사장의 증조부 아소 다키치(麻生太吉)는 ‘탄광왕’으로 불리며 귀족원 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그의 손자이자 아소 간사장의 부친인 아소 다카키치(麻生太賀吉) 역시 후쿠오카에서 중의원에 당선돼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2남1녀 중 장남인 아소 간사장도 아버지의 지역구(후쿠오카)를 물려받아 26년간 9선을 기록 중이다. 아소 간사장의 외가도 명문가다. 어머니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일본을 이끈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의 딸이다. 아소는 요시다 전 총리의 외손자인 것이다. 요시다는 두 번 총리에 올랐으며 ‘일본 정치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전후 사망한 일본 총리 17명 가운데 유일하게 요시다만 국장(國葬)의 예우를 받았다. 아소의 외증조부 마키노 노부아키(牧野伸顯)는 다이쇼 일왕(현 아키히토 일왕의 조부)이 재위할 당시 외무·문부대신을 지냈다.아소의 처가 역시 세습정치 가문이다. 부인 지카코(千賀子)는 스즈키 젠코(鈴木善幸) 전 총리의 딸이고 처남 스즈키 준이치 역시 환경장관을 지낸 6선의 중의원이다. 아소의 여동생 노부코는 왕족(미카사노미야 도모히토)과 결혼했다. 그의 가문은 일본 왕실과도 연결돼 있는 셈이다. 아소의 혈통을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메이지 유신의 3대 주역 중 한 사람인 오쿠보 도시미치(大久保利通)와도 맥이 닿는다. 아소의 외할머니가 오쿠보의 친손녀다.일본의 첫 부자(父子) 총리로 기록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현 총리 집안도 정치인 가문의 혈통을 잇고 있다. 아버지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는 76년부터 2년간 총리를 지냈고 당시 40세이던 후쿠다 현 총리는 아버지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발을 디뎠다. 후쿠다의 장남 다쓰오 역시 현재 아버지를 보좌하는 정무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명문 게이오 대학을 졸업한 다쓰오는 종합상사에 들어가 13년간 근무했다.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부친이 관방장관으로 있던 2004년부터 비서로 일하며, 군마현에 있는 후쿠다 가문의 지역구를 관리하고 있다. 아버지가 민간기업인 마루젠 석유에서 17년간 근무하다 정계에 진출한 것과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는 셈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집안도 손꼽히는 정치인 가문이다. 외할아버지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 친할아버지인 아베 간(安倍寬)은 중의원,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는 외상과 자민당 간사장을 지냈다. 아베 전 총리는 부친 사후 야마구치현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93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세습정치가 자민당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사장 집안은 일본에서 극히 드문 ‘최상류층’ 가문이다. 4대에 걸쳐 정·관·학계의 요직을 거친 인물들이 수두룩하다. 그의 증조부 하토야마 가즈오(鳩山和夫)는 19세기 중반 미국 컬럼비아·예일대 등에서 수학하고 변호사로 일했으며 도쿄제국대 교수를 거쳐 중의원 의장, 와세다대 총장을 역임했다. 증조모인 하루코(春子)는 도쿄 교리츠(共立)여대 창립자다. 54년부터 2년간 총리를 지낸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가 그의 할아버지이고, 아버지 이이치로(威一郞)도 외상을 지냈다. 하토야마 간사장의 외할아버지는 브리지스톤 타이어 창립자인 이시바시 쇼지로(石橋正二郞)다. 하토야마의 한 살 아래 동생 구니오(邦夫) 역시 자민당 의원이며 지난 1일 후쿠다 내각 개편 직전까지 법무상으로 일했다.일본 정계의 풍운아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도 마찬가지다. 변호사 출신인 아버지 오자와 사에키(小澤佐重喜)는 고향 이와테현에서 중의원을 지냈다. 다만 다른 정치 가문과 차이가 있다면 그의 아버지는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고 본인의 노력으로 의회에 입성한 입지전적 인물이란 점이다. 오자와 사에키는 초등학교 5학년을 마친 뒤 12세 때부터 센다이의 한 대장간에서 일하면서 학업을 계속했다. 이후 도쿄로 상경해 신문배달, 인력거 운전 등을 하면서 야간 중학교를 다녔고 니혼대 법학부 야간부를 졸업한 뒤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공부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정계 진출을 선언한 뒤 도쿄 시의원을 거쳐 49세에 중의원 의원에 당선됐다.이밖에 고이즈미 정권 시절 첫 외상을 지낸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도 아버지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으며,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의 딸 유코(優子)도 2000년 5월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사망하자 그해 6월 중의원 선거에 26세의 나이로 출마해 압도적 표차로 승리했다. 유코가 무난히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이 ‘오부치’라는 이름 덕택이었던 것은 물론이다.◇‘아소그룹’은 아소 간사장 가문 곳간…136년 전통의 공룡기업아소 가문을 떠받치고 있는 ‘아소 그룹’은 후쿠오카의 대표적 향토기업이다. 아소 다로 간사장의 집안이 136년간 대대로 운영해왔으며 이 회사의 부를 밑거름 삼아 명문가로 자리잡았다.아소 간사장의 증조부인 아소 다키치가 1872년 탄광 경영을 시작하면서 창립된 아소 그룹은 시멘트·의료·교육 사업에까지 진출, 이제는 70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기업으로 컸다. 지역기반인 후쿠오카현을 중심으로 폭넓은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주유소와 슈퍼마켓 사업 등 산매업에까지 진출했다. 2006년도 그룹 매출액은 1450억엔, 종업원은 5000여명에 이른다. 핵심기업은 후쿠오카현 이이즈카시에 있는 모기업 ‘아소’다. 이 회사의 사장은 아소 간사장의 동생 아소 유타카(麻生泰·61)가 맡고 있다. 최근에는 후쿠오카현의 자동차 산업 유치 구상과 규제 완화의 바람을 타고 이 분야에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현 당국은 북부 규슈 지역에 ‘자동차 150만대 생산 추진 구상’을 내걸고 자동차 산업을 유치·육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아소 그룹은 지난 4월 전문학교 ‘아소공과자동차대학교’를 후쿠오카시에 개교했다. 정원은 학년당 225명. 단순히 자동차 전문학교가 아니라 자동차 시스템공학, 로봇공학과까지 갖추고 있다. 현 관계자는 “아소 그룹은 다방면에 걸쳐 노하우가 풍부하다”며 “사업을 맡길 만하다”고 말했다. 의료분야에서도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02년 후쿠오카현 다가와시의 옛 국립병원을 인수해 의료 컨설팅 사업을 전개했고 지난 4월엔 이이즈카시의 가이타 병원을 인수해 ‘이이즈카 병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 병원은 230여명의 의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2000명의 외래 환자가 찾는 유수의 병원으로 성장했다. 개호(간병인) 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지역의 한 업체를 인수, 간병인 1000명을 두고 72곳에서 개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그러나 사업 확장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 인재 파견 회사인 ‘아소 휴머니센터’가 사원들의 연장근무수당 등 약 3000만엔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근로감독 당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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