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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원

대마초, 도박... 규제를 할 땐 좀 더 세련되게!

Sun Apr 29 2007 07:02: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대마초, 도박... 규제를 할 땐 좀 더 세련되게! 5월 기사를 5월을 이틀 남겨두고 씁니다. 언제 편집장님의 독촉이 올까, 미리 좀 해둘걸, 내일이 시험인데...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미뤄볼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 지금 기자의 심정입니다. 저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하겠죠? 미리미리 잘 해놨으면 좋을 걸, 눈앞에 닥치는 고통은 일단 회피하고 보자 생각해서 차일피일 미루게 되는 그런 것 말이죠. 이에 관련해서 한 연구결과는 인간이 단기적인 인내를 감수하지 않는 것에도 나름대로 “규칙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합니다.(D. Laibson of Harvard University) 사람들은 한 달 뒤에 느낄 고통에 대해서는 많은 보상을 요구하지 않지만, 당장 내일 느끼게 될 고통에 대해서는 훨씬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한다고 하네요. 객관적으로 봤을 땐 똑같은 고통이라도 말이죠.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단기적인 기쁨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얻고자 하는 것이 사람 심리겠죠? 아마도 이런 비합리적인 사람 심리를 사람들이 무언중에 깨닫고 일종의 합의가 이뤄져서, 도박, 대마초 등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정당화하는 힘이 되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설사 인간의 자유를 제약하더라도 말이죠. 그렇지만 뭔가 원칙이 없다면 정부가 뭐든 다 간섭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흔히 온정적 간섭주의(paternalism)라는 말이 있는데, 국가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면서 간섭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정도가 심한 정부에 대해서는 비꼬는 말로 ‘Nanny state(유모(?) 국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실 전통적인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의 비합리성에 대해 인정하고 들어가는 것은 경제학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상실케 하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원칙은 질적 공리주의자로 유명한 J.S. Mill의 자유론에 등장하는 의견입니다. 대략적인 요지는 인간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혹은 타인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한, 그 자신에게 행하는 일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TV 토론회에서 음악가 신해철 씨가 했던 말처럼, Mill의 원칙에 따르면 대마초 강제규제는 말도 안 되는 것입니다. 간접흡연에 관한 논란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담배처럼 그에 대해선 적절히 규제가 가능합니다. 도박도 마찬가지 입니다.도박행위 자체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 이상 규제를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로 운전 도중에 안전벨트를 매는 것에 있어서도 Mill의 원칙에 따르면 강제로 규제해선 안 되는 것입니다. 안전벨트를 안 맸을 때 사고가 난다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뿐이죠. (사고가 났을 때 창문 밖으로 튀어 나가서 길 가던 사람에게 피해를 입힌다거나 이런 일은 굳이 상상하지 맙시다.) 반면에 운전 도중에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고 위험을 높여 타인에게 피해를 줄 소지가 명백히 있기 때문에 규제를 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인간의 합리성에 대한 믿음이 강한 사람이라면 앞서 제시한 원칙에 따라 대부분의 규제를 철폐해야한다고 주장하겠지만, 그에 앞서 얘기 했듯이 인간의 합리성이란 제한적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경제학자들도 인간의 비합리적인 행동이 일련의 규칙성을 가진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꽤 늘어났습니다. 보통 얘기하는 Behavioral Economist 들이 '인간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가' 에 대해서 뛰어난 연구 성과들을 많이 냈기 때문이죠.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봤을 때, 가장 합리적인 규제방법은 무엇일까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Mill의 원칙을 기본으로 하되 인간의 제한적인 합리성에 대해 인정을 하고 들어가면 될 것입니다.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는 이미 현실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들 수 있는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사전 등록제의 실시입니다. 예컨대 도박에 미친 사람의 예를 들어 봅시다. 이런 사람은 정신이 멀쩡할 때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도박은 정말 해선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하우스 옆을 지날 때마다 정신이 멍해지면서 발길이 멈추고 재산을 탕진해버린다고 합시다.이런 사람들은 정신이 멀쩡할 때 정부에게 요청을 하면 됩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말이죠. 그렇다면 정부는 이런 사람들만 리스트를 만들어 규제를 하면 되는 것입니다. 단기적인 인내를 잘 못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처방은 가장 효과적이고 장기적으로 편익을 높여줄 수 있는 방책이 될 것입니다. 도박에 대해서 효용이 너무나 높아서 장기적으로도 많은 돈을 탕진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그냥 계속 도박을 하면 되겠죠? 물론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은 두말할 나위도 없겠죠. 이 정책은 이미 1996년부터 미국의 Missouri 주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하네요. 다른 아이디어로는 담배나 술, 대마초 등에 대해서 면허를 파는 것입니다. 만약 담배를 살 수 있는 면허를 비싸게 판매하고 면허가 있는 사람에게만 담배를 싸게 판다면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인 체계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고통을 참지 못 하는 사람에게는 높은 담배 면허 값이 그 고통을 참아낼 수 있는 효과적인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 담배를 피우고 싶은 사람은 일정한 양의 담배를 살 수 있는 면허를 산 후 담배를 사서 피우면 됩니다. 예컨대 현재 어떤 담배 한 갑이 3000원이라면, 담배 면허를 20만원으로 팔고 그 면허가 있으면 담배를 1000원에 200갑을 살 수 있게 한다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실제로 흡연가가 부담하는 비용은 똑같지만, 단기적으로 금연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데는 효과적일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담배에 대한 형벌적인 세금 논란도 줄어들고, 금연하고자 하는 흡연자들에게 있어서도 이익이 될 것입니다. 이런 식의 온정적 간섭주의를 요즘엔 soft paternalism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무작정 규제를 하는 hard paternalism보다는 훨씬 더 나은 규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에 동의를 하는 것은 극단적인 자유주의자(libertarian)들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골수 자유주의자들인 미국 시카고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조차도 몇몇 사람들은 스스로를 libertarian paternalist라고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 마치 좌파 신자유주의자와 같은 어감입니다.) 규제 문제에 있어서는 언제나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는 정부도, 이처럼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장기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잘 유도하는 규제를만들어 나간다면 한층 더 존경받고 신뢰받는 정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초 5기 서울대 경제학부l 오경원 mmmnya21c골뱅이한메일쩜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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