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인터뷰

김다미

깨지지 않는 약속 같은 여자, 김길향 편

Thu Mar 01 2007 05:48: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깨지지 않는 약속 같은 여자, 김길향 편"고대 심리학과 졸업예정, 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예정 시간이 지나면 사람도 변한다고 한다. 시간은 오늘도 흐르고 있는데 조금도 깊어지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 무서운 감정이 든다. 내가 아는 길향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크고 작은 떨림이야 없겠냐만, 다만 심지가 굳다고 할까. 무언가 변하지 않는 것을 갖고 있는 듯했다. 나는 그게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다. 12월의 마지막 날이 다가올 무렵. 붐비는 명동의 한 별다방에서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약속, 빨간색길향은 '약속'과 참 잘 어울린다. 커다란 은색 링귀걸이에 하게 깔끔하게 마스카라를 바르고 따뜻해 보이는 니트를 입고 핫초콜릿을 주문하는 길향. 그날의 검은색 이미지 뒤로 빨간색 이미지가 오버랩됐다. 재단 첫 연수 때 방을 같이 쓴 적이 있는데 밝게 인사하며 자신을 소개하던 모습이 빨간색 이미지로 남아있다. (이번에 다시 물어보니, 그날 아마도 빨간색 옷을 입고 있었던 것 같다고.)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1학년. 그것이 길향을 수식하는 말이었지만, '심리학'이라는 단어와 길향은 참 잘 어울렸다. 심리학도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자기 자신의 내적변화를 객관화시킬 수 있는가의 여부라고 생각하는 기자는 길향의 어린 시절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로 했다. 기자 : 초등학교 때는 어땠어? 길향 : 그땐 정말 적극적이었던 것 같아. 뭐든지 앞에 나가서 하는 것도 좋아하고. 근데 중학교 때부터는 좀 달라졌어. 왠지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과 친해지고 싶었거든. 그래서 임원 자리도 거절했지. 그렇게 앞에 나서는 자리에 있으면 '모든 사람'과 친해지기는 어려울 것 같았어.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유난히 의식하는 타입인가?그런 것 같아. 예전엔 몰랐는데 대학교 때 나이차가 많이 나는 선배가 날 굉장히 가식적인 타입이라고 하더라고. 그때 알았지. 심하다. 내가 보기에 넌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자기 자신이 많달까.맞아. 선배 말 듣고 참 상처가 컸지. 지금은 괜찮아. 난 모든 순간에 진심이니까. 진심. 사실 이 말은 내가 꼭 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던 길향의 한 가운데를 지나는 '무언가'였다. 2006년, 대한민국을 '진심이 조롱받는 사회'라고 진단하고 있는 필자는 길향과 '진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기로 했다. 본론에 해당한다.진심, 꿈 기자 : 의학 대학원 진학. 언제부터 결심한 거야? 길향 : 대학교 3학년 때. 대학 입학하고 줄곧 '상담 심리'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대학 3학년 때 지역정신보건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있었어. 그때 정신과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됐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임상 경험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심리학적 지식 뿐만 아니라 의학, 과학적인 지식이 필요할 것 같았지. 그때부터 의학대학원 진학을 위해 필요한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 내가 문과여서 생물학, 화학 등의 과목을 들어야 지원이 가능했거든. 그리고 학교 다니면서 의학대학원 진학 준비 학원을 8개월 정도 다녔어.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수업이 있었고.사람들하고 연락 끊고 했지? 넌 한번 결심하면 그렇게 할 거 같아.응. 사람들 안 만나고 공부만 했지 ㅎㅎ근데 의학대학원 진학했다고 하면 주변에서 태클 걸지 않아? 돈 땜에 갔다고. 내 말이. 그것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뭔지... 알지?잘 알지. 나도 교사가 꿈이었을 때 사람들 '언어'와 '시선'이 불쾌했어. 교사를 지망하는 이유를 물어 놓고, 대답은 흘려 듣고, '교사 좋지. 안정적이고, 방학도 있고.'라는 식의 대답을 자기들이 하는 식이었지.의사는 말할 것도 없어. '돈' 하나로 끝나잖아. (실소)꿈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 진심이 조롱받는 사회야. 여긴. 그냥 걸어가는 수밖에. 정 안되겠다 싶을 때는 한번 꼬집어 주고. 힘들겠다. 그래도 학교 들어가서 지내면 좀 나아지겠......지? (불안)지금부터가 시작이지. 이과생들 사이에서 9년을 보내야 하니......2007년 목표는?첫 학기 유급 안 당하는 거. 첫 학기만 버티면 적응될 거고. 그럼 또 열심히 해 봐야지 ㅎㅎ졸업 하면 나 정신 분석 좀 해 줘 봐.원래 아는 사람은 내담자로 안 받는 거 알지? 잘 하는 사람 소개해 줄게 ㅎㅎ 다행히, 길향의 진심은 아직 표면으로부터 멀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조용히 세상과 맞서며 꿈을 지켜가는 모습이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를 아름답게 하는 게 아닐까. 앞으로 얼마간의 시간 동안 재단 사람들과 볼 기회가 없을 것 같다며 조용히 이별을 고한 그녀. 하지만 그녀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다만 다른 색깔을 가지고 진심을 가진 사람의 '약속'에 반드시 응할 것이라 믿는다. 졸업생 l김길향 wannabemomo@hanmail.net리포터 l 김다미 olive_ilove@hotmail.com

(06143)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322, 9층  TEL. 02-508-2168 FAX. 02-3452-2439 

COPYRIGHT 2019 ALTWELL MINCHO SCHOLARSHIP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