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생 해외통신

신영미

영국에서 - 민초4기 박희정 편

Tue Dec 19 2006 05:01:00 GMT+0000 (Coordinated Universal Time)

영국에서 - 민초4기 박희정 편 영국의 대표적인 극작가 Bernard Shaw의 비석에는 그의 생전 바람대로 이렇게 적혀있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여기 영국에 온지 1달이 넘었다. 아직 고향 같은 기분은 아니지만, 긴장감이나 두려움은 없어진 것이 사실이다. 흑인에게 돈도 뺏겨보고, 으시시한 런던의 구석진 강가를 밤 늦게 혼자 2-3시간 가량 헤매어 보기도 했으며, 영국인 하숙집 아주머니와 말다툼을 2시간 정도 해보기도 했고, 민사법정, 형사법정, 구치소 등에 Legal Representative(원래는 인턴인데, 대표변호사가 그냥 법률자문인 이라고 하라고 했다)이랍시고 들락날락 거리기도 했으며, 유럽 애들에게 훈시도 주고 한 덕분이 아닐까 웃으면서 영국에서의 생활을 간략히 돌이켜본다. 아직도 거처가 불확실하고, 좀더 싼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모든 것을 아껴야 하는 입장이라, 아직 친한 친구들에게도 연락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안동의 시골 깡촌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고추따고 깨털고 한 청년이, 여기 영국 런던으로 올 줄은 정말 몰랐다. 여기서 많이 힘들고 서럽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 간직한 꿈과 비전으로 다시금 오똑이처럼 매일매일 일어서려고 한다. 나는 아직 젊다.^^ 여기의 모든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과 현실이라는 세계를 다시 한번 보는 듯 하다.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기자생활을 접고 도서작가로 글을 쓰고 있는 Tim Harford의 경제분석에 따르면, 영국의 넓은 공원이 런던의 물가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런던의 여러 공원은 정말 넓다. 더욱이 이런 공원은 마치 동물원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여러 동식물들이 자유롭게 뛰어 논다. 혼자 공원의 구석진 곳을 산책하자면 다람쥐나 오리, 여러 새들의 공격(?)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걱정도 뒤따를 정도다. 아직까지 나는 여기 런던의 차들이 경적을 울려대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보행자 우선 횡단보도는 노란색 점등으로 깜박거리고 있는 곳이다. 런던의 도로는 원칙상 보행자가 우선이다. 거리에서 보행자가 우선인 것처럼, 공원에서는 동물들이 우선인 듯하다. 영국에는 많은 공원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리전트 공원(Regent Park)을 대표로 뽑곤 한다. 리전트 공원 내에 리전트 대학이 있다. 몇몇 귀족들이 다닌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경관이 빼어난 곳에 아름답게 위치해 있다. 거기서 10분 거리에 내가 살고 있다. 하숙집 아주머니는 나의 방을 여자 방처럼 이쁘게 꾸며주셨다. 64살 이라시는 주인집 아주머니는 나에게 자신의 과거와 여러 진솔한 얘기들을 해주시며, 남은 삶을 친구로 보내자고 하실 정도로 우리는 친하다.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John Itsagwede & Co. 라고 하는 곳으로, 민사, 형사, 상사, 이민 등 법률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영국은 변호사가 Solicitor와 Barrister로 구분된다. Solicitor는 주로 문서상으로 모든 자료를 준비하는 일을 담당한다. 그에 반해 Barrister는 준비된 문서를 바탕으로 법정에서 변호인을 변호하며 판사에게 발언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돈을 좀더 많이 받으며, 스트레스가 좀 적다는 이유로 Solicitor를 더 선호하는 것이 영국의 추세이다. 내가 여기에서 대표변호사와 같이 담당한 사건 중에 방송을 탈 정도로 언론의 주목과 영국인들 및 시민단체의 반발이 있었던 케이스가 있다. Royal Court of Justice에서 진행된 본 사건은 가정 내 아동 성 학대 및 폭행의 대표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가족 내 3대가 상하 좌우, 남녀로 얽힌 그야말로 극악무도하면서도 복잡한 사건이다. 준비한 문서만해도 5000페이지 가까이 된다. 우리 사무실에는 6명의 변호사들이 있다. 사무실 내의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대표변호사가 항상 하고 있다. 여러 부분에 있어서 독특한 사무실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침에 출근 한 사람들은 모두들 나를 보고 “희청”이라고 웃으며 손짓 한다. 내가 몇 주간 나의 이름(희정)을 훈련시켜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다. 자녀가 6명 있다는 50살이 넘은 한 변호사는 나에게 같이 사업을 하자면서 진지하게 자신의 사업아이템을 보여주기도 하고, 어떤 변호사는 자신의 집을 보여주는 등 우리 모두는 친구 정도로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 영국에 와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이 있다. 이라크 사람들을 처음 만났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사람들도 처음 만났다. 몬테네그로라고 하는 나라로부터 온 친구도 있으며, 조지아에서 온 마리아라는 19살 아가씨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 친구들은 참 친절하며 정이 많은 애들이다. 스위스 출신의 은행원 아저씨는 항상 싱글벙글 웃으신다. 스페인 아가씨들은 왜 그렇게 예쁜지 모르겠다. 폴란드 친구는 착한데, 좀 딱딱하다. 불가리아 애들은 항상 차분하다. 네덜란드에서 왔다는 여 대학원생은 부끄러움을 너무 많이 타서 나랑 얘기할 때면 얼굴이 빨개지곤 한다. 한국, 중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애들은 아시아인이어서 그런지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다. 여기 런던에 도착한지 2주째에, 리전트 대학이란 곳에서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명은 가칭으로 "dream&vision" 으로 했다. 현재 10명이 참석하고 있으며, 다양한 국적의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독서 및 비전공유 모임으로, 일주일에 1권씩 책을 읽고 발표 및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국을 떠나기 전에 가장 유명한 독서 모임으로 만들고 싶다. 힘들 때마다, 다시금 내가 여기에 어떻게 오게 되었으며, 소중한 분들의 환한 미소와 따뜻한 마음을 생각하며, 나도 한번 크게 웃으며, 대우주를 품을 각오로 다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여기 런던은 metropolitan이라고 할 정도로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 산다. 런던에서 사용하는 언어만도 1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볼 것도 너무 많고, 해야 할 것도 너무 많다. 한 순간 한 순간을 어영부영 보낼 수가 없다. 너무나 아깝기 때문이다. 당당히 세계를 향해서 달려가고 싶다. 우물쭈물하고 싶지 않다. 민초4기 이화여대l 신영미 sym17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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